[현장] “CDMO 사업이 대세"⋯ 바이오 코리아서 확인된 ‘제약·바이오 新 트렌드’

“좀 의외였어요. 제가 여기 4번째 오는데 전에는 글로벌 빅파마나 제약사들이 많았거든요. 지금은 눈에 띄게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이 많네요.”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바이오 헬스 행사 ‘바이오코리아 2026’에서 만난 이정국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연구원의 소감이다. 제약·바이오 산업이 개발 중심에서 생산 분업 구조로 재편되고 있는 흐름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CDMO는 제약·바이오 기업을 대신해 의약품을 개발·생산하는 사업으로, 대규모 설비 투자와 높은 기술 장벽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로 평가된다.
28일부터 개최된 바이오코리아 2026은 이날까지 ‘혁신과 돌파, 더 나은 미래’를 주제로 진행됐으며 59개국 775개 기업이 참가했다. 신약 개발 동향 공유와 함께 기업 소개와 고객사 미팅, 협업 등의 논의가 활발히 이뤄졌다.

이날 행사에서는 개발·원료·완제 중심의 제약사들이 CDMO로 사업 축을 확장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유한양행 부스에는 CDMO 사업의 개요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터치 패드가 놓여있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유한양행 해외사업부와 중앙연구소, 그리고 유한화학의 시설을 활용해 위탁생산(CMO)까지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근당 계열사 경보제약은 항체·약물 접합체(ADC) CDMO 수주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태경 경보제약 ADC연구센터장은 “임상 치료 수주 관련해서는 국내 기업 2~3곳과 논의 중”이라며 “연말에 아산 공장이 완공돼 임상은 그곳에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보제약은 현재 충남 아산에 약 1000억원 규모를 투자해 ADC 생산공장을 구축하고 있고, 세포 독성 항암제를 만드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존 원료의약품(API) 중심 사업에서 고부가 바이오 의약품으로 사업 구조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GC녹십자그룹 계열사 지씨셀은 세포 유전자 치료제 CDMO 수주 확보를 핵심 과제로 설정했다. 세포 유전자 치료제는 세포나 유전자를 바꿔서 병의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는 의약품이다.
지씨셀 관계자는 “CDMO 사업 특성상 수요 기업이 필요한 시기를 맞추는 게 중요하다”며 지속적인 홍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지난해 인공 혈소판 기업 ‘듀셀’과의 계약 체결을 언급하며 “기업 자체 준비가 잘 돼있었기에 시일 내에 좋은 결과를 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관객들 사이에서는 업계 전반에 확산되고 있는 AI 기술의 열풍을 체감했다는 반응도 나왔다. 신경면역학을 전공 중인 정지운(24)씨는 “AI 기술 발전으로 단백질 서열만으로도 구조 예측과 항체 설계가 가능해지면서 더 많은 바이오 기업들이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겸비 기자 hugm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