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억4200만건 해외물품 밀려오는데…인천공항세관은 어떻게 걸러낼까

박소영 기자 2026. 5. 1. 06:07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르포] 인천공항세관 특송검사장의 하루
마약·위조 K화장품 적발…밀수 수법도 진화
조주성 인천공항세관 특송우편총괄과 팀장이 특송화물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2026.4.24/뉴스1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연간 인천공항세관을 통해 국내로 반입되는 특송화물이 1억2000만 건에 달한다고 한다. 여기에 국제특급우편(EMS)와 국제소포 등 2200만 건까지 더하면 하루 평균 약 40만 건의 화물·우편·소포가 쏟아지는 셈이다.

들여와선 안 되는 식품부터 마약, 지식재산권을 침해한, 이른바 '짝퉁' 제품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인천공항세관은 이 방대한 물량 속에서 불법·위해 물품을 어떻게 가려내는 걸까. 현장을 들여다봤다.

지난달 24일 찾은 인천공항세관 특송물류센터. 컨베이어벨트 위로 상자가 쉴 새 없이 밀려왔다. 사람 키 높이까지 쌓인 택배 상자 사이로 직원들이 분주히 오갔다. 과일 냄새와 생활용품 냄새, 향수 냄새가 뒤섞인 공기 사이로 두리안 특유의 강한 냄새가 났다.

화물들은 컨베이어벨트 위에서 분류 절차를 거쳐 제자리를 찾아갔다. 분류 과정에서 이상 징후가 있는 화물은 직원들이 직접 개봉한다고 한다. 창고 한편에는 개봉을 기다리는 화물이 올려져 있었다.

현장에는 절단기도 놓여 있었다. 겉보기엔 평범한 커튼 봉이나 파이프형 생활용품이지만, 내부를 비워 마약을 숨기는 수법이 실제 적발되면서다. 화물이 의심될 경우 직원들은 X-ray 검사를 거친 뒤 절단기로 잘라 속을 확인한다. 실제 지난해 적발된 마약류 밀수 건수만 특송화물 99건, 국제우편 118건이었다.

조주성 인천공항세관 특송우편총괄과 팀장은 "과거에는 베트남 유명 커피 브랜드 봉지 안에 마약을 숨겨 들여오려 한 사례도 있었다"며 "직원들은 한동안 해당 커피 제품이 들어오면 포장을 일일이 뜯어 내부를 확인하는 검사도 이어졌다. 수법들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공항세관 특송물류센터 컨베이어벨트.2026.4.24/뉴스1

하지만 화물을 모두 열어볼 수는 없다. 하루에도 수만 건씩 반입되는 물량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승부처는 정보다. 세관은 발송 국가와 업체, 수취인, 신고 품목, 반복 반입 여부, 과거 적발 이력 등을 종합해 위험도가 높은 화물을 먼저 추려낸다. 특정 국가에서 동일 발송인이 같은 품목을 반복 발송하거나, 수취인이 짧은 기간 유사 물품을 여러 차례 받는 경우 정밀검사 대상으로 분류된다.

물론 모든 선별이 적중하는 것은 아니다. 의심 화물을 열어봤지만, 정상 물품인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조 팀장은 "배송 지연이나 포장 훼손에 대한 민원이 들어오긴 하지만, 국민 안전을 위해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며 "검사로 불편을 겪은 이용자에게는 일정 수준의 현금성 보상도 하고 있다"고 했다.

마약뿐 아니라 지식재산권 침해 물품도 꾸준히 적발된다. 현장에서 확인한, 이른바 짝퉁 화장품은 고가 명품 브랜드뿐 아니라 1만원 미만 중저가 제품까지 포함돼 있었다. 포장 상자와 용기 디자인, 로고, 색상까지 정품과 거의 구별되지 않을 정도로 정교해 겉모습만으로는 진위를 판단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인천공항세관은 지난해 7월부터 해외직구 물품 대상 K브랜드 지식재산권 침해 집중단속팀을 운영해 중국발 화장품·건강기능식품 발송업체를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그 결과 헤어스타일링 제품, 보습·미백크림 등 화장품 2만8406점과 건강보조식품 6291점 등 총 3만4697점을 적발했다.

하지만 이 방대한 물량을 현장에서 걸러내는 인력은 13명에 불과하다. 연간 1억4200만 건에 달하는 특송·국제우편 물량을 감당하기엔 부족한 규모다. 조 팀장은 "예전에 비해 처우는 다소 나아졌지만, 직원 수가 부족해 1인당 업무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의심 화물을 추적해 실제 은닉물이 확인되면 보람과 뿌듯함을 느낀다"면서도 "한편으론 이처럼 많은 위험 물품의 국내 반입을 시도한다는 사실에 경각심도 갖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국민 안전을 지킨다는 책임감으로 위해 물품 반입 차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인천공항세관 특송물류센터.2026.4.24/뉴스1

imsoyoung@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