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6600에도 PBR 0.3배 미만 60곳… “저PBR 함정, 저평가 착시 주의”
“PBR 낮다고 모두 ‘저평가주’ 아냐”
코스피 지수가 다시 기록적인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상장사 절반 이상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PBR이 0.3도 되지 않는 극단적인 저(低)PBR 상태인 종목도 상당했다. 전문가들은 PBR이 낮다고 모두 ‘저평가주’인 것은 아니라며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월 30일 기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우선주 제외) 804개 종목 가운데 505개(62.8%)가 PBR이 1배 미만이었다. 이 중 PBR이 0.3배에도 못 미치는 기업은 60곳(7.5%)에 달했다.

지난 1년간 코스피 지수는 2550선에서 6600선까지 약 158%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저 PBR 기업 비율은 69.5%에서 62.8%로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지수 상승이 일부 종목에 집중되면서 저평가 종목이 여전히 다수 남아 있는 셈이다.
통상 PBR 1배 미만의 저PBR주는 저평가 종목으로 인식된다. PBR이 1 미만이라는 건 기업을 청산했을 때 자산 가치보다 시장(주가)에서 더 낮게 평가받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순히 ‘싸다’는 이유만으로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저PBR 상장사 상당수가 실적 부진이나 성장성 둔화 등 구조적인 이유로 주가가 낮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PBR 0.3배 미만 기업 중 이날 종가 기준 주가가 1000원 미만의 ‘동전주’가 10개(15.8%)였다. 이 기업들은 강화되는 상장폐지 요건에 따라 7월 이후 상장폐지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일부 기업은 상장 유지 요건을 맞추기 위해 무상감자 등을 실시하면서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0.13배)는 지난 2월 결손금 보전을 위해 보통주 15대 1의 무상병합 감자를 결정했다. 300원대였던 주가는 동전주 탈출 기대감에 일시적으로 상승했지만 이후 하락 전환해 250원대까지 내려왔다. 여성 속옷 기업 비비안 역시 지난달 같은 목적으로 보통주 30대 1의 무상감자를 단행한 뒤 다음 날 주가가 23.8% 급락했다.
상장폐지 위험이 현실화된 기업도 있다. 환경 전문 지주회사인 KC그린홀딩스는 2024년 사업연도 연결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인으로부터 ‘의견 거절’을 받으며 상장폐지 심사 대상에 오른 상태다. 타이어 제조·설비 기업 다이나믹디자인도 2년 연속 감사보고서에서 ‘한정’ 의견을 받았고, 지난 13일 거래소에 상장폐지 이의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시가총액이 높은 기업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시가총액이 약 4조원인 롯데케미칼의 경우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손실이 2조5000억원에 육박했다. 중국산 저가 물량 공세로 국내 석유화학 기업 입지가 좁아지면서 영업 활동 현금 흐름도 지난해 4889억원으로 1년 만에 68.3% 급감했다.
기업의 주가 부양 의지 부족도 문제로 지적된다. PBR 0.3배 미만인 63개 상장사 중 최근 1년 내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낸 기업은 롯데하이마트, 롯데쇼핑, 이마트 등 9곳(14.2%)에 그쳤다. PBR이 0.2 미만인 기업 중엔 한 곳도 없었다.
전문가들은 저PBR 종목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의 펀더멘털(기초 체력)과 주주 환원 의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한 증권사 투자전략 담당 연구원은 “PBR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저평가라고 보기는 어렵다”라며 “상당수 기업이 실적 부진이나 성장성 둔화 등 구조적인 이유로 낮은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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