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기업 스포츠센터 수영강사의 상습 성범죄…“노래방 도우미냐” 막말에 2차 가해까지

최서은·배시은 기자 2026. 5. 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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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관련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대기업 스포츠센터에서 일하는 수영강사가 직장 동료들에게 상습적인 성범죄를 저질러 처벌된 사실이 확인됐다. 사측인 스포츠센터는 방관적 태도를 보이며 피해자를 향해 2차 가해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2024년 3월 모 대기업 스포츠센터 위탁운영업체 소속 수영강사 A씨는 회사 기숙사 복도 등에서 여성 동료 B씨의 신체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했다. B씨의 거부에도 A씨는 장소를 옮겨 다른 사람 앞에서도 범행을 지속했다.

A씨는 자신보다 직급이 높은 여성 동료의 신체도 만지는 등 다른 이들도 성추행했다. 다른 여성 직원도 사실확인서를 통해 A씨에 의한 성희롱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 A씨가 남성 직원 C씨의 목을 조르고, 폭행을 가하는 일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체격이 크고 위협적 언행을 반복하는 A씨에게 두려움을 느껴 곧바로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다.

A씨는 그간 피해자에 대한 막말과 2차 가해도 서슴지 않았으며, 제대로 된 사과나 반성은 없었다.동료들은 A씨가 평소 B씨에 대해 “노래방 도우미를 하고 다닌다”는 등의 모욕적 발언을 해왔다고 증언했다. A씨는 형사재판 과정에서 B씨가 금전적 목적으로 고소를 제기했다고 주장하고, 스포츠센터 회원들로부터 자신을 두둔하는 내용을 담은 탄원서도 받아 제출했다.

이 스포츠센터는 대기업과 위탁계약을 맺은 업체가 운영 중이다. 이 업체는 B씨 등 피해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처를 하지 않았다. 피해자들에게 “남자가 그럴 수도 있다” 등 2차 가해성 발언을 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피해자는 사측이 가해자와의 화해를 유도하거나 “알아서 해결하라”는 등의 태도를 보였다는 입장이다. 스포츠센터장은 2024년 9월 성희롱 피해를 호소하는 B씨와 면담에서 사실상 피해자들을 포함해 직원들을 모두 계약종료할 수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다.

B씨는 극심한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로 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고통을 겪다가 지난해 5월 A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검찰은 강제추행 혐의로 A씨를 재판에 넘겼고, 전주지법 군산지원은 지난 23일 1심에서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60시간의 사회봉사와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도 명령했다.

법원은 “사건 범행 경위와 내용, 피해자와의 관계 등에 비추어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를 비난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과거 여러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수영을 가르쳤지만, 법원은 신상정보 공개나 취업제한 명령은 내리지 않았다. B씨는 선고 형량이 낮다는 등의 이유로 검찰에 항소해달라는 요청서를 냈고 검찰은 이날 항소했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도 지난해 11월 A씨의 직장 내 성희롱 및 괴롭힘을 인정했다. 노동청은 C씨에 대한 폭행 행위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지난해 7월 A씨에게 약식명령으로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스포츠센터 측은 노동청 조사 과정에서 A씨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하겠다고 밝혔으나 A씨의 육아휴직 등을 이유로 징계위는 열리지 않았다. 육아휴직이 끝나고 A씨와의 계약은 종료됐다.

대기업 관계자는 “해당 사건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스포츠센터를 위탁 운영하기 때문에 강사들 문제에 직접 관여하거나 제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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