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밖 노동자들은 여전히 '출근 중' [63년 만에 돌아온 노동절]

김세영 기자 2026. 5. 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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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바쁘고 사람이 없으니 노동절에 나와달라"는 사업주의 말에 근무가 불가피해서다.

박지현 대전시노동권익센터장은 "노동절이 63년 만에 이름을 되찾고, 법정공휴일이 돼서 많은 이들이 쉴 수 있는 날이 됐다"면서도 "소규모 사업장이나 감시단속직 노동자 등은 그대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 이들 모두 노동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정부나 지자체가 사각지대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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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년 만에 돌아온 노동절]
유급휴일 공무원·교사까지 적용
5인 미만 사업장엔 적용되지 않아
근로기준법 핵심규정도 적용 안돼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도 마찬가지
노동절. 그래픽=김연아 기자.

[충청투데이 김세영·오민지 기자] #. 대전지역 한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김주하(34) 씨에게 노동절은 그림의 떡이다. "일이 바쁘고 사람이 없으니 노동절에 나와달라"는 사업주의 말에 근무가 불가피해서다. 남들 쉴 때 일한다고 가산 수당을 받거나 대체 휴무를 받지도 못한다. 5인 미만 사업장의 월급제 노동자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연차휴가 의무조차 없는 사업장인 김 씨에게 휴일은 그저 주말이 전부다. 김 씨는 "올해도 평소와 다를 게 없다"며 "남들 쉴 때 똑같이 쉬어보고 싶다"고 푸념했다.

근로자의 날이 63년 만에 노동절로 복원됐지만 '노동법 밖 노동자'에게는 그 의미가 무색한 실정이다.

정부가 교사·공무원까지 유급휴일 대상을 확대하며 노동의 가치를 되새긴 것과 달리, 법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는 여전히 기본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해서다.

2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근로자의날법'이 지난해 전면 개정되면서 근로자의 날은 63년 만에 노동절로 명칭이 변경됐다.

1923년 노동절로 제정된 이후 1963년 근로자의 날로 명칭이 바뀌었다가, 63년 만에 다시 노동절로 복원됐다.

'부지런히 일함'이라는 근로(勤勞)의 수동적인 의미에서 벗어나 노동(勞動)의 자율적이고 주체적인 의미를 담자는 취지에서다.

명칭 변화와 함께 유급휴일 보장 대상도 넓어졌다.

'관공서공휴일규정' 일부 개정으로 민간 노동자에게만 부여됐던 유급휴일이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지 않는 공무원·교사까지 확대 적용됐다.

고용노동부가 "올해 노동절이 노동의 가치를 전 국민이 함께 기념할 수 있게 됐다"고 공언한 배경이다.

그러나 여전히 일부 노동자들은 법 사각지대에서 외면받고 있다.

대표적인 게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다.

이들은 상시근로자 수가 적다는 이유로 공휴일 적용은 물론 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수당, 연차 유급휴가, 부당해고 구제 등 근로기준법의 핵심 보호 규정을 적용받지 못한다.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 감시단속직 노동자도 노동절 유급휴일 적용 대상이긴 하지만 업무 특성상 노동절 근무가 불가피한 경우가 많고, 근무 시 가산수당을 받지 못한다.

5인 미만 사업장과 감시단속직은 노동절에 일해도 휴무자와 동일한 하루치 임금을 받는 불합리한 구조에 놓이기도 했다.

노동권이 보장되지 않는 현실은 실제 수치로 드러난다.

직장갑질119가 지난 2월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노동절 유급휴일이 보장된다고 답한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는 41.7%이며 특수고용직(40.7%)과 일용직(40%) 또한 절반도 되지 않는다.

10명 중 4명은 여전히 노동절을 누리지 못하는 셈인데, 이 같은 노동법 밖 노동자는 지역 전반에 걸쳐 적지 않은 규모로 존재한다.

고용노동통계에 따르면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만 2024년 기준 전국 317만 8175명이며, 이 중 충청권에는 33만 9500명이 있다.

현장에서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 확대를 통한 근본적인 개선을 요구하는 이유다.

박지현 대전시노동권익센터장은 "노동절이 63년 만에 이름을 되찾고, 법정공휴일이 돼서 많은 이들이 쉴 수 있는 날이 됐다"면서도 "소규모 사업장이나 감시단속직 노동자 등은 그대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 이들 모두 노동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정부나 지자체가 사각지대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세영 기자 ksy@cctoday.co.kr

오민지 기자 omji@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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