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 보쉴리, 류현진까지 다 잡은 토종이 있다… 에이스 요격기 떴다, 10년 선발 찾았다

[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SSG는 4월 3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경기에서 초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5회까지 상대 선발 류현진을 공략하지 못하고 끌려갔다. 15명의 타자가 모조리 아웃 당했다. 한 명도 출루하지 못한, 문자 그대로 ‘퍼펙트’를 당하고 있었다.
그러나 정작 느낌과 다르게 경기 스코어는 비관적이지 않았다. 5회가 끝난 시점의 점수는 0-1이었다. 딱 1점 열세였다. 스윙 한 방으로 만회할 수 있는 차이였다. 이날 팀 선발로 나선 김건우(24·SSG)가 류현진 못지않은 호투를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2회 최재훈에게 적시타를 맞아 1점을 내준 것을 제외하면 흠잡을 곳 없는 피칭으로 5회까지 1실점으로 버텼다.
경기 흐름상 정작 쫓기는 쪽은 류현진의 퍼펙트 피칭에도 불구하고 확실하게 도망가지 못한 한화였고, 결국 SSG는 6회 최지훈이 기습번트 안타로 퍼펙트를 깨더니 이후 류현진을 연달아 두들기며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에레디아의 적시타와 상대 실책성 플레이까지 등에 업고 결국 6회에만 6점을 내고 승기를 잡았다. 팀은 14-3으로 대승했다. 김건우가 결정적인 몫을 했다.
6회를 다 채우지는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으나 이날 수훈 선수가 되기는 충분했다. 김건우는 이날 5⅔이닝 동안 5피안타 3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한화 타선을 잘 막아내며 시즌 네 번째 승리를 거뒀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3.23까지 끌어내렸다. 올해 초반 비교적 좋은 흐름을 잘 이어 가는 날이었다.

최고 구속 147㎞까지 나온 패스트볼(40구)의 커맨드가 괜찮았다. 한화 전력 분석 기준으로 커터(32구)와 커브(14구), 체인지업(9구), 스위퍼(2구)까지 섞으면서 다양한 구종으로 상대 타자 포인트를 흔들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패스트볼과 채인지업의 구사 비율이 높았던 선수였지만, 슬라이더 구속이 떨어진다는 고민에서 찾은 커터에 커브까지 던지면서 완성도를 더 높였다.
지난해 시즌 막판 선발로 큰 가능성을 보여준 김건우는 올해 일찌감치 ‘2선발’로 낙점됐다. 풀타임 선발 로테이션은커녕 반 시즌 선발 로테이션도 돌아본 적이 없는 선수에게 중책을 맡긴 것이다. 하지만 이숭용 SSG 감독은 김건우가 선발로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자질을 갖췄다고 확신하며 캠프 때 미리 ‘2선발’을 통보했다.
사실 ‘2선발’로 로테이션을 돌면 아무래도 상대 에이스급 투수와 만날 가능성이 커진다. 외국인 선발, 혹은 토종 1선발과 맞부딪힐 일이 많은 것이다. 실제 김건우는 올 시즌 이의리(KIA), 비슬리(롯데), 임찬규(LG), 테일러(NC), 보쉴리(KT), 그리고 이날 류현진까지 쟁쟁한 투수들과 맞대결을 펼쳤다. 예상대로 만만치 않은 대진이 연이어 이어졌다.

하지만 대다수 경기의 투구 내용이 좋았고, 팀을 승리로 이끄는 피칭을 했다. 김건우는 올해 패전 없이 4승을 거뒀고, SSG는 김건우가 등판한 6경기에서 5승1패라는 호성적을 올렸다. 진 경기 한 번도 1점차 패배였다. 김건우가 팀을 이끄는 에이스급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올해 평균자책점은 물론 피안타율(.213)과 이닝당출루허용수(1.24)에서도 괜찮은 수치를 찍으면서 내용적으로도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주자가 있더라도 긴장하지 않고 당당하게 피칭을 하며 위기를 탈출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이 보인다. 구위는 물론 배짱도 가지고 있음을 증명하는 일이다. 가장 중요했던 시즌 초반 고비를 잘 넘긴 만큼 앞으로 더 여유를 가지고 시즌을 운영할 토대가 만들어졌다.
SSG는 올 시즌을 앞두고 토종 에이스 김광현이 어깨 수술을 받으며 선발진에 큰 위기가 있었다. 물론 이 위기는 여전히 진행형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김건우가 김광현의 빈자리를 잘 메워가면서 한시름을 놓고 있다. 김건우는 김광현이 매년 캠프 전 주최한 ‘KK 캠프’의 단골손님이기도 했다. 그런 김건우가 SSG 선발진의 현재이자 미래를 모두 책임질 선수로 거듭나고 있다. SSG가 '10년 선발'의 가능성을 뚜렷하게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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