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평택을 젊은층은 진보?…조국변수·사이보수 교차[영상]
구도심 "미워도 유의동" 이탈 조짐도
'조국 변수'에 인물 중심 표심 재편

5파전 구도가 형성되면서 재·보궐선거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경기 평택을. 이곳에 유입된 젊은층은 진보 성향일까. 이 같은 가설을 검증해보기 위해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29일 이곳을 찾았다.
'젊은층 유입→진보 우세'라는 기존 공식이 들어맞을 거라는 전망이 있지만, 현장에선 다른 기류도 감지됐다. 샤이보수 기류, 구도심의 지역 인물론, 조국 변수까지 뒤엉킨 모습이었다.
신도시 유입층 "진보 가깝지만…"

예상대로 외지에서 유입된 젊은층 가운데는 진보 성향을 보이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었다.
삼성전자 반도체 벨트를 중심으로 급성장한 고덕국제신도시 일대는 30~40대 직장인과 학부모들이 밀집한 대표적인 유입 지역이다. 고덕초등학교 인근 신축 아파트 단지에는 이른 아침부터 아이 손을 잡고 등굣길에 나선 젊은 학부모들로 북적였다.
3년 전 청약에 당첨돼 이주했다는 김형상(41·남)씨는 2살 아이를 안은 채 7살 딸을 유치원에 바래다주고 있었다. 김씨는 "원래 광주 출신이라 민주당 쪽에 가깝지만, 뽑아놓으면 일을 제대로 안 하는 걸 보면서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조국 후보에 대해선 "평택을 위해 왔는지, 본인 이익을 위해 왔는지 따져봐야 한다"며 선을 그었다.
학부모 참관 수업에 가던 길에 만난 이모(48·여)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이후 민주당을 지지하게 됐다"고 했다. 경남 합천 출신으로 10여 년 전 평택으로 이주했다는 그는 "이곳은 이사가 잦아 투표율도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실제 22대 총선에서 평택을 투표율은 58.61%로, 경기도 평균(66.7%)보다 낮았다.
그런데 취재진이 고덕초 인근에서 수십 명의 학부모를 상대로 인터뷰를 시도했을 때는 성향을 드러내기를 꺼리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고덕에 사는 이모(54·여)씨는 "신도시다 보니 출신 지역이 다 달라서 정치 이야기는 잘 안 한다"고 귀띔했다.

20~30대 남성 위주로 '샤이 보수' 기류도 감지됐다.
취재진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인근에서 젊은 직장인들을 만났다. 이곳에 근무하는 김모(29·남)씨는 "조국 후보와 민주당 후보에 마음이 가지 않는다"고 했고, 박모(35·남)씨는 "대기업에 다니니까 저를 포함해 보수 지지자가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오후 7시쯤 고덕 중심 상업시설 '브리티시 고덕'에서 만난 김모(38·남)씨는 "젊은층이 많아서 진보가 유리하다는 말도 있지만, 주변엔 보수 성향인 사람도 꽤 많다"고 말했다. 평택 소재 한 대기업에 다닌다는 김씨는 "보수를 지지하지만 유의동과 황교안 사이에서 고민 중"이라고 했다.
구도심 "미워도 유의동"…흔들리는 결집력

안중읍·팽성읍 등 구도심과 농촌 지역으로 갈수록 보수 정서와 지역 출신 후보에 대한 지지세는 여전히 강했다.
안중시장에서 건어물 장사를 하는 이경재(69)씨는 "그래도 지역 사람을 뽑아야 한다"며 "국민의힘이 미워도 찍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70대 택시기사 황모씨도 "유의동은 우리 지역 사람이 아니냐. 다른 사람을 어떻게 찍느냐"고 했다. 팽성읍 토박이 이유준(23)씨는 "평택 내 군사기지 문제로 시민들이 겪는 불편함 등 지역 특성을 잘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감이 변수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정모(79)씨는 "원래 국민의힘을 지지했지만 지금은 이놈도 저놈도 싫다"고 말했다. 안중시장에서 만난 한재웅(68)씨는 "유의동 전 의원이 여기서 3선 했지만, 보시다시피 시장도 거의 다 죽어간다"고 했다.
팽성에서 만난 한춘진(36)씨는 "과거와 달리 아이를 키우다 보니 정당보다 공약을 보게 된다"고 했다. 60대 택시기사 김모씨는 "나는 국민의힘을 지지하지만 이번엔 어렵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조국 변수'…정당 아닌 '인물'로 묶이는 표심

이번 민심 탐방에서 감지된 가장 독특한 흐름은 진보, 보수 양 진영에서 공히 관찰되는 '조국 인물론'이다.
고덕 거주 이태건(44)씨는 "정당은 안 보고 후보를 보는데, 조국 후보가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뚝심 있게 정치할 것 같아서 뽑으려 한다"고 했다. 40년 넘게 안중에서 장사를 했다는 김영설(79)씨도 "원래는 국민의힘을 많이 찍었지만 이번엔 조국이 신선해서 바꿔보고 싶다"고 말했다.
청북읍 청옥초 앞에서 자녀 하교를 기다리던 백길용(42·남)씨는 "애엄마들 사이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이후로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며 "조국 후보가 나오면서 그쪽으로 쏠리는 경향도 있다"고 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이탈 조짐이 포착됐다.
고덕신도시 거주 서모(58·남)씨는 "민주당 당원인데 공천이 마음에 안 들어 조국 후보를 고민 중"이라고 했다. 평택 외국계 기업에 다니는 전모(30대·남)씨는 "민주당 정책을 지지하지만 이번엔 조국을 우선 고려 중"이라며 "조국 후보가 지역 현안을 밀어붙일 힘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여론조사에서도 혼전 양상이 확인된다.
프레시안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달 25~26일 평택을 유권자 703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조사(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7%p)한 결과, 조국 23.4%, 김용남 21.4%, 유의동 21.2%, 황교안 12.0%, 김재연 9.4%였다. 세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이다. 여론조사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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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CBS노컷뉴스 박희영 기자 matte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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