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원전 국유화 선언… 유럽, 에너지 위기에 속속 탈원전 포기

권순욱 2026. 5. 1.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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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발 에너지 위기로 탈원전 기조를 꺾었던 벨기에가 중동 분쟁에 따른 불확실성까지 겹치자 아예 원전 국유화라는 초강수를 선택했다.

이는 전임 정부가 탈원전 계획을 철회한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원자력 에너지를 국가 전략의 핵심으로 삼아 지배력을 확대하겠다는 선언이다.

폴란드와 체코 등 동유럽 국가들 역시 러시아산 에너지 독립을 위해 대규모 신규 원전 건설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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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여파에 ‘국유화’ 강수… 에너지 통제권 직접 쥐는 벨기에
“더 싸고 안전하게” 더 베버르 총리, 원전 해체 전면 중단 선언
20년 탈원전 정책의 종말… 우크라이나 전쟁이 바꾼 ‘에너지 안보’
스웨덴·폴란드 등 유럽 전역 ‘원전 르네상스’… 생존 위한 선택
벨기에 원자력발전 단지, 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발 에너지 위기로 탈원전 기조를 꺾었던 벨기에가 중동 분쟁에 따른 불확실성까지 겹치자 아예 원전 국유화라는 초강수를 선택했다.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고 에너지 안보를 국가가 직접 통제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바르트 더 베버르 벨기에 총리는 30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너지 기업 엔지(Engie)로부터 벨기에 내 운영 중인 원자로 전체와 관련 인력, 자회사 등을 일괄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더 베버르 총리는 이번 협상이 마무리될 때까지 기존에 계획된 원전 해체 작업도 전면 중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더 베버르 총리는 “이 정부는 안전하고 저렴하며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선택하고 있다”며 “화석연료 수입 의존을 줄이고 자체 공급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전임 정부가 탈원전 계획을 철회한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원자력 에너지를 국가 전략의 핵심으로 삼아 지배력을 확대하겠다는 선언이다.

벨기에는 지난 2003년 노후 원전 안전성 문제를 이유로 2025년까지 원자력 발전을 전면 폐기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천연가스 공급망이 붕괴하며 에너지 안보에 빨간불이 켜지자 상황이 급변했다. 지난해 벨기에 의회는 압도적인 표차로 탈원전 종료안을 의결하며 20년 만에 정책을 뒤집었다. 현재 벨기에는 티앙주와 도얼 두 곳에서 총 7기의 원자로를 가동 중이며, 이번 국유화 추진을 통해 에너지 주권을 완전히 회복하겠다는 계산이다.

원전을 다시 끌어안는 것은 비단 벨기에뿐만이 아니다. 최근 유럽 전역에서는 ‘원전 르네상스’라 불릴 만큼 탈원전 포기 행보가 잇따르고 있다. 한때 탈원전의 상징이었던 독일 내에서도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인한 재가동 논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스웨덴은 향후 20년 내 최소 10기의 신규 원자로 건설 계획을 발표하며 정책 기조를 완전히 수정했다. 폴란드와 체코 등 동유럽 국가들 역시 러시아산 에너지 독립을 위해 대규모 신규 원전 건설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럽 각국이 이처럼 원전으로 선회하는 배경에는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 중립 달성과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에너지 자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깔려 있다. 우크라이나와 중동이라는 ‘두 개의 전쟁’을 겪으며 유럽 내에서 원자력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에너지원으로 재평가받는 모습이다.

권순욱 기자 kwonsw8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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