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안 쫄잖아" 박동원 믿음 증명했다! LG 함덕주, '9회말 무사 1·2루→실책→실책' 억까 견디고 1008일 만의 SV [수원 현장]

LG는 30일 경기도 수원특례시 장안구 조원동에 위치한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정규시즌 방문경기에서 KT 위즈를 6-5로 꺾었다.
이로써 올 시즌 KT 상대 4연패 뒤 첫 승을 거둔 LG는 3연패를 탈출하고, 17승 10패로 1위 KT(19승 9패)와 승차를 1.5경기로 줄였다.
승부처는 LG가 6-5로 앞선 9회말이었다. KT 선두타자 최원준이 10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최원준은 최근 3년간 KT 상대 타율이 4할이 넘을 정도로 강했고, 이날도 2안타 3타점을 기록해 여간 까다로운 상대가 아니었다.
더한 고난이 함덕주를 기다렸다. 이어진 김현수의 땅볼 타구를 유격수 오지환이 한 번에 잡지 못해 무사 1, 2루가 됐다. 그럼에도 함덕주는 낮게 제구하며 장성우와 샘 힐리어드를 연속 내야 뜬공 처리했다. 힐리어드의 타구 때는 오지환과 천성호가 부딪히며 공을 놓쳐 팬들을 아찔하게 했다. 3연속 끝내기 패배의 잔상이 남은 탓에 또 한 번 경기가 꼬이는 듯했다.
그러나 함덕주가 마지막 타자 김상수에게 체인지업과 직구로 0B2S의 유리한 볼카운트로 몰아넣었다. 바깥쪽만 집요하게 공략한 5구째가 김상수의 방망이에 맞아 외야 좌측으로 힘없이 날아가 글러브에 안기면서 LG는 천신만고 끝에 연패를 탈출했다.

이어 "내가 잘 던졌다기보다 운이 좋았다. 내가 결과(삼진)를 내기보단 타자가 치게 해 결과를 내려고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기존 마무리 유영찬이 이탈한 뒤 처음 맞이한 이번 시리즈에서 LG는 그 공백을 여실히 실감했다. 3경기 연속 끝내기 패배를 당했고, 시리즈 내내 어려운 경기를 한 탓에, 장현식, 김영우, 김진성, 우강훈 등 2연투 한 필승조를 이날 낼 수 없었다.
어린 투수들만 있는 상황에서 최고참 함덕주가 힘을 냈다. 함덕주는 "필승조가 다 쉬고 어린 친구들이 많이 있어 어려운 상황에 내가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개인적으로도 뜻깊은 세이브였다. 함덕주의 가장 마지막 세이브는 우승 시즌이던 7월 27일 수원 KT전이 마지막으로, 1008일 만에 같은 곳에서 세이브를 올린 셈이 됐다.
4월 중반 부진했던 시기를 겪고 다시 제 궤도에 오른 것도 LG에는 큰 힘이 된다. 함덕주는 "다시 (기량이) 올라왔다기보다 솔직히 똑같다. 하루에 몰려서 한 번에 대량 실점한 것이 가장 아쉬웠다. 그래도 스스로 볼넷 주고 주자를 쌓은 건 아니어서 크게 신경 안 쓰려 했다. 내가 던질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결과에 책임지려 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최근에 다들 힘들었기 때문에 다들 아무렇지 않게 하려고 애썼다. 그런데 훈련할 때 보면 안 좋았던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하려는 모습을 보여서, 우리가 더 좋은 팀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어떤 자리에 욕심을 내기보단 최대한 압박을 안 받고 내 공을 던지려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수원=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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