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호에 저승사자가 탔나”…3시간 새 3명 숨진 ‘귀신 열차’ 미스터리 [오늘의 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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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뉴스는 지나갔지만, 그 의미는 오늘에 남아 있습니다.
전남 여수를 출발해 서울로 향하는 새마을호 열차가 운행을 시작했다.
열차는 순천을 지나 다시 운행을 재개했지만 약 2시간 뒤 또다시 멈춰섰다.
사건 직후 일부 방송과 대중 사이에서는 "열차에 귀신이 씌였다", "저승사자가 새마을호를 탔다"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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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사자가 새마을호를 탔네”
2002년 5월 1일. 전남 여수를 출발해 서울로 향하는 새마을호 열차가 운행을 시작했다. 당초 일정대로라면 오후 서울 도착이 예정된 평범한 장거리 운행이었다.
그러나 출발 30분도 지나지 않아 첫 사고가 발생했다. 여수시 율촌면 율촌역 인근 건널목을 건너던 이모 씨(81)가 열차와 충돌해 숨지면서 열차는 급정차했다.
사고 수습 이후 규정에 따라 기관사는 교체됐다. 통상 인명 사고를 겪은 기관사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시점까지만 해도 철도 현장에서 드물지 않게 발생하는 불의의 사고로 여겨졌다.

동일 노선, 동일 열차에서 연이어 발생한 사망 사고에 승객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급격히 확산됐다. 일부 승객은 도중 하차와 환불을 요구하기도 했다.
철도 당국은 또 다시 기관사를 교체하고 운행을 이어갔다. 그러나 불과 30여 분 뒤, 전북 익산시 함열읍 인근 건널목에서 세 번째 사고가 발생했다. 자전거를 타고 무단횡단을 하던 구모 씨(79)가 열차에 치여 숨지면서 한 열차가 하루 동안 세 차례 인명 사고를 낸 전례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기관사만 세 명이 교체됐음에도 사고는 반복됐다. 예정 도착시간보다 36분 지연됐지만 사고 열차는 서울역까지 도착했다.
사고 이후 조사에 나선 철도 당국은 기관사 과실이나 차량 결함을 확인하지 못했다. 철도청(한국철도공사 전신) 관계자들은 “국내 철도 역사 와 세계 철도 역사에 이런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 사고 모두 건널목 경고를 무시하거나 차단기를 통과하는 등 보행자의 위험 행동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결론났다. 철도청은 사망자의 귀책으로 조사를 마쳤지만 불의의 사고를 위로하는 의미로 유족에게 장례비를 지급했다.
다만 연쇄적으로 발생한 사고의 이례성 때문에 불운 이상의 설명이 어렵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사건 직후 일부 방송과 대중 사이에서는 “열차에 귀신이 씌였다”, “저승사자가 새마을호를 탔다”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실제로 철도 관계자들이 열차 도착 후 고사를 지냈다는 이야기까지 전해지며 괴담은 확산됐다.
결국 이 사건은 명확한 원인 규명보다는 미스터리라는 결론 속에 마무리됐다. 동일 열차가 짧은 시간 동안 세 차례 사망 사고를 낸 사례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사건으로 남았다.

임혜린 AX콘텐츠랩 기자 hihilin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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