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자로 품귀 현상"··· 전문의약품인 비만 치료제, 처방전 꼭 확인할 사항은?

비만치료제 '마운자로(Mounjaro, 성분명:티르제파타이드)' 제품의 품귀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경쟁 제품인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Wegovy, 성분명:세마글루타이드)'보다 높은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 처방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마운자로는 2025년 8월 국내 출시 후 4개월 만에 누적 처방 건수 10만 건을 넘기며 '위고비'를 앞선 바 있다. 문제는 미용 목적으로 마운자로를 맞는 수요가 폭증하면서, 2형 당뇨 치료 목적으로 약을 구하는 환자들이 약을 구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보통 비만 치료제 수요가 여름철을 앞둔 5월부터 증가세를 보이는 점을 고려할 때 고용량 제품 품귀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내분비내과 정인하 교수(고려대 안산병원)에게 국내에 출시된 대표적인 비만치료제 위고비와 마운자로의 차이점부터, 처방 대상, 처방받지 말아야 하는 경우, 효과 및 부작용에 대해 물었다.
감량 효과 차이 나는 이유는?··· "호르몬을 자극하는 성분 차이"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소장에서 인크레틴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 호르몬은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뇌에 포만감 신호를 보낸다. 정인하 교수는 "위고비(semaglutide)는 인크레틴 중 하나인 GLP-1 수용체에만 작용하지만, 마운자로(tirzepatide)는 GLP-1(Glucagon-Like Peptide-1) 수용체와 함께 또 다른 인크레틴인 GIP(Glucose-dependent Insulinotropic Polypeptide) 수용체까지 동시에 두 종류의 수용체에 자극하는 이중 작용제"라고 설명했다. 즉, 위고비는 한 가지 호르몬(GLP-1)에 작용하는 반면, 마운자로는 두 가지 호르몬(GLP-1, GIP 수용체)을 동시에 자극해 더 높은 감량 효과를 내는 것이다.
비만 치료제, 혈당 조절 넘어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 확인
정인하 교수는 최근 이 두 약이 비만과 혈당 조절 외에도 심장과 신장까지 보호한다는 근거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정 교수는 "위고비가 심혈관 사망·심근경색·뇌졸중 발생을 20% 낮추고 당뇨병성 신장병 환자의 신장 기능 악화와 사망을 포함한 복합 종료점을 24%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라며 "지난해, 마운자로가 심혈관 보호 효과와 함께 사망률 및 신장 기능 개선에서 기존 GLP-1 제제보다 우월한 결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라고 전했다. 두 치료제가 혈당 조절뿐 아니라 심장과 신장 보호 효과까지 나타난다는 연구를 토대로 비만을 동반한 2형 당뇨병 환자,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은 환자, 만성 신장병을 함께 가진 환자에게 특히 유용한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
"체중 관련 동반 질환 있어야 처방 대상"
두 약물은 주 1회 피하주사 형태의 비만치료제로, 식사량 감소를 통해 체중 감량을 도우며 용량을 점차 높여가는 방식으로 사용한다. GLP-1은 혈당 의존적으로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고 과도한 글루카곤의 분비를 감소시켜 혈당 조절 효과가 크다. 이에 처음에는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사용되었다. 이후, 임상을 거쳐 체중 감량 효과가 뛰어나다는 점도 확인돼, 비만 치료제로도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비만 치료제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엄격한 기준에 맞춰 처방되어야 하는 전문의약품이다. 정상 체중자의 미용 목적 사용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으며, 특정 질환자에게는 투약이 엄격히 제한된다.
정인하 교수는 처방 대상에 대해 "고도비만 환자나 당뇨를 동반한 비만 환자에게 우선적으로 권장된다"라며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이거나, BMI 27 이상이면서 고혈압·이상지질혈증 같은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이 있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본인이나 직계가족 중 갑상선 수질암이나 제2형 다발내분비선종증(MEN2) 병력이 있는 사람, 중증 췌장염 과거력이 있는 사람, 임신 중이거나 임신을 계획 중인 여성, 수유 중인 경우 사용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탈모, 영구적 시력 손상 일으킬 수도… 처방 전 전문의 상담받아야
주사형 비만치료제의 가장 흔한 부작용은 메스꺼움, 구토, 설사, 변비 같은 위장관 증상이다. 이러한 증상은 대부분 약제를 처음 시작하거나 용량을 증량할 때 나타났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나아진다. 이외에 비교적 일관되게 확인된 부작용으로 담석증이 꼽힌다. 정인하 교수는 이러한 부작용에 대해 "약물 자체보다는 급격한 체중 감소에 따른 이차적 결과로 살이 빠르게 빠질수록 담즙 내 콜레스테롤 포화도가 높아지고 담낭 운동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평소 담석증을 앓고 있거나 위장관 질환, 중증 신장·간 기능 저하가 있는 경우, 투약을 하면 안 된다.
최근에는 시력 손실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절대적인 발생률은 낮지만 시신경으로 가는 혈류가 막혀 갑작스럽고 통증 없는 '비동맥염성 전방 허혈성 시신경병증(NAION)'이 일어날 수 있다"라며 "투약 도중 갑자기 시야가 흐려지거나 시력이 떨어지면 즉시 투약을 중단하고 안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라고 주의를 요했다.

비만 치료제는 체중 감량 돕는 '보조제'··· "기본 생활 습관 개선이 우선"
정인하 교수는 "주사형 비만치료제가 생활 습관 교정을 대신하는 것이 아닌 저칼로리 식이요법 및 운동요법의 보조제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약 중단 후 식욕이 돌아오면서 체중이 다시 늘어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약에만 의존하면 장기적인 효과를 보기 어렵고 되레 요요현상을 부를 수 있다. 특히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경우, 오래 쓸수록 지방뿐 아니라 근육까지 함께 빠지고 영양 균형이 무너진다는 부작용이 임상 현장에서 꾸준히 보고돼 왔다.
결국, 건강하게 살을 빼기 위해선 올바른 식사와 꾸준한 운동을 병행하는 등 규칙적인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 정 교수는 "근육량을 유지해야 체중을 뺀 후에도 요요가 덜 온다"라며 "평소 운동 시 유산소와 근력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식사는 규칙적인 시간에 먹되, 가공식품을 줄이고 단백질과 식이섬유 위주의 식단이 좋다. 의외로 간과하기 쉬운 것이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다. 잠을 못 자거나 만성 스트레스 상태에 놓이면 과식이나 고칼로리 음식에 대한 욕구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자영 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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