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연준 남아 트럼프 견제한다
정치 공세 맞서 독립성 보장 목적
트럼프 이사 추가 지명 계획 무산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임기 종료 후에도 이사직을 유지하며 연준에 잔류하겠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2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의장 임기가 5월15일 종료된 후에도 이사로서 계속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 의장이 임기 만료 후에도 이사직으로 연준에 남는 것은 이례적이다. 파월 의장은 2028년 1월31일까지 이사직을 유지할 수 있다. 파월 의장이 연준에 남아 있기로 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 이사를 추가로 지명하지 못하게 됐다.
파월 의장은 연준 잔류 이유로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공세를 들었다. 그는 “내 우려는 연준을 향한 일련의 법적 공세”라며 “이러한 공세는 정치적 요소를 배제하고 통화 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준이 트럼프 행정부에 맞서기 위해 “법원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의 독립성이 정치적 압력으로부터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준이 정치적 고려가 아닌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확신하지만 우리는 그동안 이를 위해 싸워와야 했다”며 “이제 그런 시기를 지나 연준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케빈 워시 차기 의장 후보자에게는 영향력을 행사할 의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파월 의장은 “의장은 단 한 명뿐이다. 워시가 인준되고 취임하면 그가 의장이 될 것”이라며 “이사로서 조용히 지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를 하지 않는다며 그의 사퇴를 압박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파월 의장이 임기 만료 후 사임하지 않으면 해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수사당국은 연준 청사 개보수 비용 과다 지출 의혹과 관련해 파월 의장을 수사하며 ‘표적 수사’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지닌 피로 워싱턴 연방 검사장은 지난 24일 관련 수사를 종료한다면서도 “사실관계가 밝혀진다면 수사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충돌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SNS 트루스소셜에 “‘너무 늦은’ 파월은 어디서도 자리를 구할 수 없기 때문에 연준에 남고 싶어 하는 것”이라며 “아무도 그를 원하지 않는다”고 썼다.
전문가들은 파월 의장과 워시 후보 간 정책 조율에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노무라증권의 선진시장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데이비드 세이프는 “워시 후보가 구축하려는 합의에 도달하는 데 시간이 더 많이 걸릴 것”이라고 AP통신에 말했다. 미 연방 상원 은행위원회는 이날 워시 후보에 대한 인준안을 의결했다.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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