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사이서 화제되더니…마케팅 창구 된 로테이션 소개팅 [현장+]
2030 사이서 로테이션 소개팅 '콘텐츠화' 영향
대화 소재 한정적인 소개팅 한계 보완, 참여자 반응↑

"1부는 시집에 대해 같이 얘기하고, 2부부터는 로테이션 소개팅할게요."
지난 16일 오후 8시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 일반적인 로테이션 소개팅과 다르게 큰 테이블에 남녀가 모여앉아 시집을 넘기고 있었다. 처음 만난 남녀가 한 권의 책을 함께 읽으면서 자신을 소개하고, 생각을 나눴다. 출판사 꿈공장플러스와 소개팅 업체가 협업해 진행한 '시집 로테이션 소개팅'이다.
2030 사이에서 '로테이션 소개팅'이 대중화되면서,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소개팅 자리지만, 대화의 시작을 취미나 직장이 아닌 출판·전시 등 업체 콘텐츠로 이끌어가는 식이다. 2030은 물론 해당 콘텐츠에 관심이 있는 잠재 소비자를 자연스럽게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로테이션 소개팅 언급량 416% '폭증'…2030 사이서 콘텐츠화
로테이션 소개팅 수요는 지난해보다 폭증하고 있다. 인공지능(AI) 트렌드 분석 전문 기업 뉴엔AI의 분석 플랫폼 퀘타아이(Quettai)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로테이션 소개팅 키워드 언급량은 5365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6.9% 늘었다. 키워드 분석 결과, 긍정 측면에서는 '다수를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효율성'과 '소개팅보다 낮은 심리적 부담'이 주된 요인으로 꼽혔다.
로테이션 소개팅에 대한 후기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콘텐츠로 재생산되고 있다. 30일 기준 인스타그램 '로테이션 소개팅' 해시태그 게시물은 4만5000개를 넘었다. 로테이션 소개팅이 무거운 미혼남녀의 만남 자리가 아닌 재밌는 콘텐츠로 승화되면서 2030의 관심도가 지속해서 증가하는 것이다.

콘텐츠 업체들이 로테이션 소개팅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이유다. 대화 소재가 한정적인 소개팅의 한계를 보완하는 동시에 콘텐츠에 대한 몰입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는 공통된 설명이다. 시집 로테이션 소개팅을 주최한 출판사 꿈공장플러스는 "최근 SNS 피드를 장식하는 가장 뜨거운 키워드는 단연 소셜링"이라며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2030은 역설적으로 오프라인에서의 진정성 있는 소통과 취향 기반의 커뮤니티에 목말라 있다. 참여자들에게 단순한 독서 그 이상의 특별한 ‘경험 소비’로 다가갔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시집 로테이션 소개팅 참여자들은 마케팅에 대한 거부감보다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간호사 김모씨(30)는 "로테이션 소개팅을 전에 해봤는데 잘 안된 것도 있고, 어색해서 제 모습이 잘 안 나오더라"며 "시집이 좋아서 신청한 것도 있었는데 막상 해보니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어서 인위적이지 않아 좋았다"고 말했다.
업체서 직접 소개팅 주최하기도…5일간 지원자 '3500명' 몰려

소개팅 업체와 협업하는 것이 아닌 직접 소개팅을 기획하는 사례도 나왔다. 그라운드시소를 운영하는 전시기획 제작사 미디어앤아트는 지난 2~3월 전시회 기반 소개팅을 주최했다. 남녀 신청자를 모집해 취향 기반으로 짝을 맺어준 뒤 전시 관람 기회를 제공했다. 지원자 모집 기간 5일 동안 약 3500명이 접수될 정도로 2030 사이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미디어앤아트가 소개팅 직접 주최한 것도 2030 사이에서 로테이션 소개팅 등 연애 콘텐츠의 관심도가 증가한 것과 맞닿아있다. 박재현 미디어앤아트 파트장은 "작년 하반기부터 2030 사이에서 소개팅이나 관계 형성의 방식이 콘텐츠로 소비되고 확장되는 흐름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했다"며 "소개팅은 참여 목적이 분명한 포맷이라 단순 체험형 이벤트보다 참여자의 몰입도와 진정성이 높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콘텐츠 업체들은 이후에도 로테이션 소개팅 등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미디어앤아트는 3월 베타 테스트 종료 이후, 정식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꿈공장플러스 또한 시집 소개팅 협업을 발판 삼아 다양한 소셜링 공간·브랜드와 손잡고 '책 읽는 문화'를 즐거운 '놀이 문화'로 정착시키려 한다고 설명했다.
"2030의 사회적 니즈 겨냥…적극적 마케팅 수단 돼"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로테이션 소개팅은 2030이 느끼는 피로감 때문에 등장한 사회적 니즈"라며 "이 니즈를 활용해 기업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마케팅을 만들고, 그 안에 숨겨져 있는 소비자의 니즈를 기업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형태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 교수는 "시집, 전시 등 콘텐츠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어 업체들이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것"이라며 "소개팅 자체가 하나의 연애 상품이라고 설명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보다 여러 가지 피로 시대에 사는 2030이 관계 탐색의 체험형 서비스를 많이 추구하고 있다. 이런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려 기업들이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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