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에도 못 쉬는 택배기사…CU 사태로 '사용자성' 재점화
각사 단체협약 따라 25~40% 할증 수당 지급
CU, 화물연대 '노조 인정·단체교섭 정례화' 합의
특수고용직노동자 '사용자성' 쟁점 수면 위로

다가오는 5월 1일 노동절이 63년 만에 법정공휴일로 지정됐지만, 택배기사 등 특수고용노동자는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화물연대 'CU 사태'까지 겹치며 운송기사들의 '사용자성' 쟁점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내달 1일 노동절에 쿠팡과 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로젠택배 등 주요 택배사는 정상 배송을 진행한다. 로젠택배는 1일 근무하는 대신 다음날인 토요일을 대체휴무일로 지정했다. 우체국택배는 노동절 배송을 쉰다.
올해 노동절은 63년 만에 '법정공휴일'로 지정됐다. 지난 1994년 지정 이후 '근로자'로 한정되어 있던 범위가 공무원이나 특수고용직노동자로 확대된 것이다. 이에 따라 근로자가 노동절에 근무할 경우 기존 임금에 휴일가산수당 50%, 유급휴일분 100%를 합산해 2.5배 일당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택배기사들은 개인사업자 형태로 계약을 맺는 특수고용노동자로, 해당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대신 각 사 단체협약에 따라 25~40% 수준의 할증 수당이 지급된다. 업계에 따르면 내달 1일 CJ대한통운 25%, 한진 40%, 롯데글로벌로지스 30% 수준의 가산수당을 지급할 예정이다.
민주노총 택배노조는 각 택배사에 허브 가동 중단과 휴업일 지정을 요청했으나 택배사는 별도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택배노조 관계자는 "택배사별 휴일배송 품목과 물량에 차이가 있어 실질적 휴일 근무 보상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하다"면서 "특히 근로기준법을 적용받는 노동자들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고 말했다.
택배업체 입장에서는 빠른 배송이 소비자 표준으로 자리잡으면서 휴무 도입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쿠팡을 필두로 연중무휴 배송에 대한 소비자 기대가 높아진 만큼 서비스 중단이 곧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CJ대한통운은 지난해 1월, 한진은 지난해 4월,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올해부터 주7일 배송을 도입했다.
이 같은 쟁점은 최근 화물연대 소속 CU 물류기사 파업과 맞물리며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개인사업자로 분류되는 운송기사들이 원청인 BGF로지스에 직접 교섭을 요구하면서 '사용자성'이 핵심 쟁점으로 부상한 것이다. 특히 양측의 최종 합의에 화물연대를 노동조합으로 인정하고, 단체교섭을 정례화하는 내용이 담기면서 향후 유사한 직접 교섭 요구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고용노동부는 이번 사태를 "원·하청 교섭문제를 넘어선 상황으로 소상공인, 개인사업자가 단결해 대화를 요구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지 못한 것이 근본 원인"이라고 진단했지만, 논란이 커지자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매체 인터뷰를 통해 "형식상 자영업자라도 실질적으로 경제적 종속 관계에 있다면 노동자로 봐야한다"고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CU 사례는 특고의 집단적 관계에서의 노동자성 인정에 있어 하나의 모델이 된 셈"이면서 "고용 형태가 아니라 원청의 실질적 지배·개입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점이 확인된 사례"라고 말했다.
최유빈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