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유튜브 PD·미용사들, "우리도 노동자" 집단진정

김예리 기자 2026. 4. 30.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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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법 밖 청년노동자… 유튜브 PD "계약서에 월급 적고 4대보험 가입했는데"
애견미용사 '점심 30분, 가게홍보 유튜브까지 했는데 프리랜서라며 당일해고"

[미디어오늘 김예리 기자]

▲2026년 4월 30일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노동자성연구분과·입법연구분과와 정의당 비상구, 플랫폼노동희망찾기 등 단체들은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전국 무늬만 프리랜서 6차 집단 공동진정'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노동부는 형식적 징표에 매몰된 노동위원회 판정 기준을 전면 혁신하라”고 요구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1일 노동절을 앞두고 형식상 '프리랜서' 계약 형식을 이유로 근로기준법 등 노동법 보호망 바깥에 놓인 20~30대 노동자들이 고용노동부에 노동자성을 인정해달라며 진정서를 집단으로 제출했다.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노동자성연구분과·입법연구분과와 정의당 비상구, 플랫폼노동희망찾기 등 단체들은 30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전국 무늬만 프리랜서 6차 집단 공동진정'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노동부는 형식적 징표에 매몰된 노동위원회 판정 기준을 전면 혁신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내일이면 63주년을 맞는 세계 노동절이 제 이름을 찾고 법정공휴일로 지정된다. 그러나 청년들은 한국의 노동행정이 묵인하고 방치해온 구조적 약탈에 희망고문을 당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집단진정엔 7개 직군에서 11명이 참여했다. 언론사 유튜브 PD와 에디터, 콜센터 상담사, 건설노동자, 배송 및 주차대행 노동자, 애견미용실 디자이너 등으로 모두 20~30대 청년층이다.

언론사 유튜브 PD도 진정 “프리랜서 위장 페널티 부족한 구조”

후원으로 운영되는 서울 소재 S 언론사의 A PD는 6개월 간 노동자로 알고 일했지만 계약해지 통보를 받은 다음에야 근로계약이 아님을 알았다고 말했다. A PD는 지난해 6월부터 S 언론사가 운영하는 유튜브의 5개 프로그램 실무를 맡아 촬영과 영상편집을 해왔다.

S 언론사가 그와 맺은 계약서의 이름은 '업무계약서'다. 본문엔 '단기업무위탁계약'이라 적혔지만 월 급여와 S 언론사의 건강보험과 국민연급, 고용보험, 산업재해를 포함한 4대보험 가입이 명시됐다. 급여는 건별이 아닌 한 달 고정급이었다. 그는 초반엔 교육차 매일 출근하다, S사 대표의 지시에 따라 주3일 등 촬영일에 출근하고 나머지는 시간엔 재택을 했다고 한다. S사는 지난 2월 말 유튜브 중단 방침을 언급하며 그만두라고 말했고, A PD는 지난달 5일자로 퇴사했다.

A PD는 통화에서 “'해고통보'를 받고 전문가 검토를 받고서야 언론에 나오는 불공정한 '무늬만 프리랜서' 계약서임을 알았다”고 했다. 그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했고, 이날 서울노동청에는 노동자성 확인을 전제로 임금체불 진정을 냈다. A PD는 “시민의 후원을 받는 언론의 가장 큰 자산은 신뢰와 도덕성인데, 제가 겪은 일방 해고 통보와 계약형태는 S사가 표방해온 가치와 정면으로 배치됐다”고 주장했다.

A PD 사건을 대리하는 하은성 샛별노무사사무소 노무사는 “대부분의 언론사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상황에 프리랜서 위장 사건이 발생한 것은 위장에 대한 페널티가 부재한 구조의 문제를 보여준다”고 했다. 이어 “방송제작은 프로그램 제작이란 공동 목표를 위해 다른 근로자들과 유기적으로 결합해 업무 수행해야 한다. 채용된 PD가 단독으로 자유로이 제작할 수도 없고 여러 단계에서 언론사의 개입이 일상적이고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S사 측은 A PD가 프리랜서로 일했다는 입장이다. S사 대표는 통화에서 “3개월 업무위탁 계약을 하고 두 번 구두 연장했다”며 “프로그램 5개를 했는데, 다 출근하지 않고 (촬영분을) 3일치 정도 모아서 잡아주었다. 출퇴근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지 통보에) PD 본인도 '일하고 싶지만 알겠다'고 했다가 나중에 계약서가 잘못됐다며 문제 제기했다”며 “계약서는 다른 회사의 것(양식)을 빌려와 작성했다. 그렇게들 많이 계약하는 모양”이라고 했다. “우리는 사원과 똑같이 대우했고, 업무가 미숙해 가르치기도 했다”고도 했다.

“청년 10명 중 4명, 일해도 근로기준법 사각지대 내몰려”

서울 강남구 소재 D 애견미용 전문점에서 근무한 20대 애견미용사 B씨는 계약서 없이 130만~160만 원의 기본급을 받으며 일해왔다. B씨는 원장의 '오늘까지 하고 그만두라'는 통보를 받고 지난해 10월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했다. 서울지노위는 B씨가 프리랜서라는 원장의 주장을 받아들여 기각 결정했다. 이를 근거로 해당 D 전문점이 '5인 미만 상시근로자 사업장'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B씨는 이날 노동청에 근로자지위 확인 진정을 제기했다. B씨는 “점심시간이 없어 30분 만에 밥을 먹고 늦게 퇴근하는 날이 잦아도 그저 감수했다. 원장 지시에 반려견 미용 인스타그램 릴스 촬영과 업로드도 해야 했다”며 “서울지노위가 원장님의 일방 주장을 받아들이면서 나는 최저임금도 못 받는 '사업자'가 됐다”고 했다.

참가자들은 “서비스업종 청년 10명 중 4명은 근로기준법 사각지대인 5인 미만 사업장이나 '위장 프리랜서' 형태의 일자리로 내몰린다”며 “형식적 징표에 매몰된 노동위원회 판정 기준을 전면 혁신하라”고 밝혔다. 또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5인 미만 위장 사업장'에 전국적 기획조사와 특별근로감독을 명령하라”고 요구했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권영국 정의당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우리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불법을 통해 돈을 버는 것이 불가능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왜 노동의 영역에선 그런 말이 적용되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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