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안하는 ‘탕핑’ 확산에 중국 정부 “해외세력이 선동”…청년들 “말이 되냐” 반발

중국 국가안전부가 ‘탕핑’(躺平, 드러눕기) 확산 배경에 반중국 해외 조직의 지원을 받은 탕핑 왕훙(인플루언서)의 세뇌 활동이 있다며 청년들에게 ‘정신을 맑게 유지’할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부정적인 정서의 확산을 막기 위한 당국의 시도가 오히려 누리꾼들의 강한 비판과 반발에 불을 지폈다.
30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는 ‘탕핑 왕훙’을 주제로 한 글이 사흘째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인기 검색어나 화제가 빠르게 바뀌는 소셜미디어 속성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올라온 글들은 중국 국가안전부가 지난 28일 위챗 공식 계정에 공개한 ‘탕핑을 선동하는 그들은 지금은 발이 땅에 닿지 않을 정도로 바쁘다’는 게시글에 대한 반박이 대다수다.
‘탕핑’은 코로나19 시기인 2021년을 전후로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크게 유행했다. 과도한 경쟁에서 벗어나 일을 하지 않거나 최소한으로 일하면서 사는 방식을 가리킨다. 지속된 경기 침체와 취업난 속에 탕핑은 중국 청년 세대의 감정을 집약하는 표현이라고 싱가포르 매체 연합조보는 짚었다.
국가안전부는 해외 반중국 적대 세력이 중국 청년들을 겨냥해 인터넷에서 ‘노력은 쓸모없다’, ‘애쓰면 손해 본다’는 식의 부정적 관념을 퍼트리면서 사회적 불안을 확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외 조직의 지원을 받는 탕핑 왕훙이 ‘탕핑이 곧 정의’ 등을 주제로 한 짧은 영상을 대량으로 생산해 ‘탕핑 세뇌’를 시도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개인이 겪는 어려움을 집단적 대립 상황으로 만든다”며 청년들에게 “눈을 밝히고 정신을 맑게 유지할 것”을 당부했다.
‘해외 세력이 인플루언서를 지원해 탕핑을 선동한다’는 해시태그는 조회수 1억2천만회를 기록하는 등 누리꾼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다수의 중국 누리꾼들은 탕핑의 근본 원인에 경기침체와 취업난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 누리꾼은 “청년들이 노력을 피하고, 탕핑을 선택하는 이 문제의 책임을 해외의 ‘검은손’에 떠넘기는 것으로 설명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아무리 노력해도 사회가 정한 성공 기준에 도달할 수 없을 때 ‘탕핑’을 선택”한다며 “진정한 투지는 외부 세력을 차단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다른 누리꾼은 “탕핑은 생존 압박이 너무 큰 가운데 찾는 하나의 피난처와 같다”고 했다.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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