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첨단 항공모함 중동서 뺀다…전력공백 우려

미국 해군의 최첨단 항공모함 ‘제럴드 R. 포드’호가 310일에 달하는 기록적인 작전 배치를 마치고 마침내 귀항한다. 현대 미 해군 항공모함 역사상 최장기 연속 배치라는 대기록을 세웠지만, 그 이면에는 무리한 운용에 따른 함정 결함과 전력 공백이라는 숙제가 남았다.
2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홍해에서 대 이란 압박 임무를 수행하던 포드호가 며칠 내로 중동을 떠나 버지니아주 노퍽 해군기지로 향할 예정이다. 한 당국자는 “5월 중순이면 모항에 도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6월 24일 노퍽항을 떠난 포드호는 당초 유럽 순항이 목적이었으나,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따라 카리브해와 중동을 오가는 ‘강행군’을 펼쳤다. 베네수엘라 석유수출 봉쇄와 마두로 대통령 생포 작전 지원에 이어 홍해에서의 대 이란 작전까지, 포드호는 지난 29일까지 연속 310일간 바다 위를 지켰다. 이는 2019년 링컨호가 세웠던 기존 기록(295일)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하지만 천하무적 같던 최첨단 항모도 장기 배치 앞에서는 무력했다. 통상 6~7개월인 배치 기간을 두 배 가까이 넘기면서 함정 피로도는 임계점에 도달했다. 화장실 배수시설의 반복적인 고장은 물론, 지난 3월에는 세탁실 화재로 승조원들이 부상을 입는 등 ‘골리앗의 비명’이 잇따랐다.
정치권의 질타도 이어졌다. 같은 날 열린 미 연방의회 청문회에서 의원들은 포드호의 무리한 장기 배치를 비판하며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을 몰아세웠다. 헤그세스 장관은 “힘든 의사결정이었으며 해군과 협의했다”고 해명했지만, 조선소의 정비 능력 한계로 인해 향후 다른 군함들의 정비 일정까지 도미노처럼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포드호가 빠져나가면 중동에는 항공모함이 ‘부시’호와 ‘링컨’호 2척만 남게 된다. 이란과의 핵협상이 교착 상태인 상황에서 압박카드가 줄어드는 셈이다.
이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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