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노조의 과도한 요구, 다른 노동자도 피해"

한재영/김채연/곽용희 2026. 4. 3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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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삼성전자 파업 겨냥한 듯
"노조도 책임·연대의식 필요"
사진=뉴스1


이재명 대통령은 30일 “일부 조직 노동자들이 자신들만 살겠다고 과도한 요구, 부당한 요구를 해서 국민의 지탄을 받으면 해당 노동조합뿐만 아니라 다른 노동자들에게 피해를 입히게 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고용에 있어 약자일 수밖에 없는 노동자들의 힘은 같은 입장을 가진 다른 노동자들과의 연대에서 나온다”며 “‘나만 살자’가 아니고 노동자 모두가, 또 국민 모두가 함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책임 의식과 연대 의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노동 3권(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까지 언급하며 ‘노동자 간 상호 연대’를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특정 노조를 콕 집어 말하진 않았지만, 정치권은 삼성전자 노조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했다. 이들은 반도체 초호황 덕분에 기대되는 올해 전체 영업이익(약 300조원)의 15% 수준인 45조원을 성과급으로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측이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오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압박 중이다. 사측은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한다는 입장이다. 총파업이 현실화하면 손실액이 노조가 주장하는 18조원에 그치지 않고 최대 3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 학계에서 나왔다. 지난해 국가 연구개발(R&D) 예산(29조6000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이 대통령은 “노동자뿐만 아니라 사용자도 노동자에 대해 똑같은 생각을 가져야 한다”며 “우리 국민 모두가 가족 중 누군가는 노동자이고 누군가는 사용자가 된다. 넓게 보면 모두가 똑같은 대한민국 구성원이라고 생각하고 역지사지하면서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가면 좋겠다”고 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노동자와 사용자, 국민 모두 공생과 협력이 중요하다는 기본적이고 원칙적인 말씀”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올해 1분기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을 올렸다고 확정 발표했다. 작년 동기 대비 755.01% 폭증한 수치다. 직전 분기 기록한 역대 최대치(20조1000억원)의 세 배에 가까운 규모다. 영업이익률은 43.01%에 달했다. 반도체에서만 53조7000억원의 이익을 남겼다.

李 "노동자 상호 간에 연대 의식 발휘해 주면 좋겠다"
노동시장 격차 완화 중요성 강조…"최대 사용자 정부, 모범 보여야"

이재명 대통령은 “노동자들 상호 간에 연대 의식을 발휘해 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부 조직 노동자’ ‘과도한 요구’ ‘국민 지탄’이라는 표현을 썼다. 조직된 힘을 가진 대기업인 삼성전자의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해 정작 고용시장 사각지대에 있는 노동자까지 국민들로부터 싸잡아 비판받을 수 있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이 노동절 하루 전날 노동계에 책임과 연대 의식을 가져달라고 강조한 배경이다. 이 대통령은 “노동이 제대로 존중받고 대접받는 나라를 만들려면 노동시장 격차 완화가 중요하다”고도 했다.

정부 내에는 반도체 초호황의 결과물을 삼성전자 노조가 독점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이 있다. 삼성전자가 거둬들이는 천문학적 이익은 국가 재정을 통한 전력·용수 인프라 구축, 연구개발(R&D) 지원, 주주 투자가 종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앞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삼성전자 이익을 회사 사람들끼리만 나눠 가지면 되는지에 대해 챌린지(반박)하고 싶다”며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한 주주, 국가 공동체, 지역 공동체 모두가 개입돼 있다”고 했다. 최근 리얼미터·에너지경제신문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7명(69.3%)꼴로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이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30일 회의에서 “산재 사망자가 감소하는 등 정책 효과가 조금은 가시화되고 있는데 현장 감독 강화와 관련 제도 개선에도 여전히 속도를 더 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조건 역시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에서는 정부가 가장 큰 사용자”라며 “정부부터 모범적인 사용자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공공부문부터 선제적으로 노동자 처우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한편 청와대는 노동절인 1일 노사정 주요 인사 등 120여 명을 영빈관으로 초청한다고 밝혔다. 노동절 기념식을 청와대가 주관하는 것은 처음이다. 행사에는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도 참석한다. 청와대는 “노동 존중 실현이라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 기조에 노동계가 화답했다”고 했다. 노동계에 따르면 정부는 노동절을 맞아 양대 노총에 ‘노사정 공동선언문’ 발표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재영/김채연/곽용희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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