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로 돈 버는 AI기업만 생존"… 주가도 수익모델 따라 엇갈려

원호섭 기자(wonc@mk.co.kr) 2026. 4. 3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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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실적 발표한 빅테크
결국 수익화가 승부처
구글 기업용 AI 매출 1년새 8배
실적발표 뒤 알파벳 주가 6%↑
아마존도 클라우드 긍정 평가
MS는 B2B 수익이 기대 못미쳐
기업고객 놓친 메타, 주가 약세

알파벳(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메타 등 미국 4대 빅테크 기업이 인공지능(AI) 투자로 동시에 호실적을 거뒀지만 시장 평가는 엇갈렸다. 기준은 하나였다. 늘어난 투자 대비 '돈이 되는 구조'를 입증했느냐는 점이다.

29일(현지시간) 실적을 발표한 4사는 모두 AI 수요 급증을 강조했다. 클라우드와 광고, 검색 등 기존 사업에 AI를 결합하면서 매출과 이익이 동시에 개선되는 흐름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클라우드와 AI 서비스가 전반적으로 고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고 기업 간 거래(B2B) 분야 AI 도입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실제로 구글 클라우드는 63% 성장했고, 아마존웹서비스(AWS)와 MS 애저도 각각 28%, 40% 성장하며 AI 수요가 견고함을 숫자로 보여줬다.

◆ 시장의 선택은 'B2B 수익화'

그러나 발표 직후 시장이 내놓은 답은 차분했다. 알파벳과 아마존의 주가가 실적 발표 이후 각각 6%, 3% 오르며 시장 기대감을 이끌었지만 MS는 보합세를 이어가다 시간외거래에서 1%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메타는 역대급 '어닝 비트'에도 불구하고 설비투자 상향 발표 직후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6% 급락했다.

이 차이는 AI를 '누구에게 팔고 있느냐'였다. 기업 고객을 직접 상대하며 AI 매출을 만들어내는 곳과 AI를 자사 서비스 안에 녹여 간접적으로 수익화하는 곳 사이의 간극이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알파벳이 대표적이다. 구글 클라우드 매출은 1분기 63% 폭증하면서 200억달러를 돌파했다. 클라우드 영업이익은 1년 새 3배로 뛰었고, 주당순이익(EPS)은 5.11달러로 시장 예상치(2.63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검색에 AI를 결합해 광고단가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자체 AI 칩을 앞세워 기업용 클라우드에서도 매출을 빠르게 확대하는 구글의 '풀스택 전략'이 결실을 보고 있다는 평가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는 이날 "기업용 AI 솔루션이 사상 처음으로 클라우드 성장의 최대 동력이 됐다"며 "해당 제품 매출은 전년 대비 8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AI 투자가 매출로 돌아오는 인과관계를 수치로 입증하면서 시장은 알파벳의 손을 들었다.

토머스 몬테이로 인베스팅닷컴 애널리스트는 "알파벳의 매출 곡선을 보면 1800억달러 투자는 충분히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아마존 역시 같은 논리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AWS 매출은 28% 성장하며 최근 15개 분기 내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오픈AI가 AWS와의 클라우드 사용 계약 규모를 1000억달러 이상으로 연장하는 등 대형 B2B 계약도 잇따랐다. 연간 AI 투자 규모가 200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지만 그 지출의 결과물인 AWS의 성장이 숫자로 확인되면서 시장은 '쓸 만한 이유가 있는 투자'로 읽었다.

MS는 코파일럿을 앞세워 AI 수익화 속도에서 가장 앞선 사업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럼에도 주가가 하락한 것은 시장의 시선이 이미 성장이 아니라 투자 대비 효율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대규모 설비투자 확대에도 해당 투자가 클라우드 매출 증가로 충분히 연결되지 않고 있다는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 MS는 '기대치', 메타는 '구조' 발목

가브리엘라 보르헤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AI 투자 상향이 애저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코파일럿 역시 경쟁 AI 대비 차별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MS의 클라우드 매출이 오픈AI 등 일부 대형 고객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리스크로 지목된다. 특정 고객 비중이 높을수록 계약 변동이나 수요 둔화가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시장에서는 이를 할인 요인으로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MS는 돈을 벌고 있음에도 시장 신뢰를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태, 이른바 'AI 페널티박스'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메타는 구조적 한계가 부각됐다. 광고에서 번 현금을 AI에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경쟁에 나서고 있지만, AI를 기업 고객에 직접 판매하는 B2B 모델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자사 광고·소셜 서비스 효율을 높이는 내부 활용과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성격이 강한 만큼 수익화가 광고 매출 개선이라는 '간접 경로'에 의존하는 구조다. 결국 AI 투자가 매출로 직결되는 경로가 불명확하다는 점이 시장 우려로 이어졌다. 매출이 33% 증가했음에도 가장 낮은 평가를 받은 배경으로 꼽힌다.

AI로 금을 캐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비용 부담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향후 빅테크 경쟁의 승부가 기업 고객 기반 확대와 함께 이를 뒷받침 할AI 인프라스트럭처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장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매슈 스타키 노스웨스턴뮤추얼 부사장은 "AI 투자 열기가 이어지려면 이미 높아진 밸류에이션을 실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입증해 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실리콘밸리 원호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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