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주둔군 감축’ 카드, 주한미군까지 번질까…대북·대중 견제 성격 있어 달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독일을 상대로 주둔 미군의 감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그 여파가 주한미군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군 안팎에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구조에서 순환 배치하는 주독미군과 다르게 주한미군은 한·미 연합지휘 체계에서 움직이고 대북·대중 견제 성격이 있는 만큼 쉽게 감축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는 30일 “현재 한·미 간 주한미군 감축 혹은 철수에 대한 논의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날 취재를 종합하면, 이란 전쟁에 협조하지 않은 동맹국을 상대로 보복성 조치를 검토해온 트럼프 행정부가 주독미군 감축 결정을 할 경우 한국도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파견하지 않았던 만큼 주한미군에도 영향이 미칠지 주목된다.
군 안팎에서는 미국이 한국을 상대로 주한미군 감축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주한미군이 대북·대중 견제의 주요 역할을 맡고 있고, 한국이 이를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평가되는 만큼 전력을 줄이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또 주독미군은 나토 체계에서 순환 배치하는 구조에 있지만 주한미군은 단순 주둔 병력이 아니라, 한국군과 함께 실제 전시·평시 작전을 전제로 한 연합지휘 체계 속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쉽게 감축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한범 국방대 교수는 “유럽 주둔 미군이 러시아 견제에 초점이 있다면 주한미군은 중국 견제 성격이 강하다”며 “미국이 설령 주독미군을 조정하더라도 주한미군까지 함께 줄이면 미국은 글로벌 전략 전반을 재편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것”이라고 말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이 한국을 모범 동맹국으로 평가해온 데다, 한국이 방위비 증액과 재래식 억제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한미군을 감축할 요인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절차적으로도 주한미군 감축이 현실화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있다. 미 의회 동의 없이는 추진이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미 행정부가 발표한 2026 회계연도 미국 국방수권법(NDAA)에는 주한미군 병력을 현 수준인 2만8500명 이하로 줄이는데 예산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주한미군 감축 시 미 국방부 장관이 필요성과 영향 평가를 의회에 보고하도록 규정하는 등 갑작스러운 병력 축소를 견제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다.
다만 즉흥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특성상 주한미군 감축 문제를 불쑥 꺼낼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규모가 2만8500여명이지만 4만5000명이라고 반복적으로 언급해왔다.
국방부는 한·미 간에 주한미군 감축 논의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주한미군의 주요 임무는 우리 군과 함께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갖춰서 북한의 침략과 도발을 억제하고 대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도 “정부는 전 세계 미군 전력태세 검토 및 변화 가능성에 유의하고 있다”며 “정부는 주한미군이 안정적 주둔 하에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에 기여할 수 있도록 미국 측과 긴밀히 협력 중”이라고 밝혔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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