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육아휴직 후 퇴사 내몰리는 국회 보좌진들…1년 내 44% '퇴사'

최근 4년간 육아휴직을 사용한 뒤 복귀한 국회 보좌진 중 1년 내 퇴사하는 이들의 비율이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생 해소 법안을 만드는 입법기관인 국회가 내달 1일 노동절을 맞아 보좌진의 출산 환경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대두된다.
30일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회사무처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육아휴직을 사용한 국회 보좌진 205명 중 복귀 1년 내 퇴사한 이들의 수는 91명으로 집계됐다. 44.4%에 달하는 이들이 국회를 떠난 셈이다. 특히 이들 중 56명(27.3%)은 돌아온 뒤 바로 일을 그만둔 '즉시 퇴사자'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늘공'(직업 공무원)으로 구성된 국회사무처의 퇴사자 비율은 5.1%에 불과했다.
두 시간 일찍 퇴근할 수 있는 제도로 잘 알려진 ‘육아기 근로 시간 단축’도 사실상 활용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023년부터 작년까지 국회 보좌진이 이 제도를 이용한 경우는 남성이 0건, 여성이 64건이었다. 같은 기간 국회사무처는 도합 1만7843건에 달했다.
국회 보좌진들은 통상 9명 이하로 구성된다. 신분은 공무원이지만 사실상 채용과 퇴직은 국회의원이 좌우하는 구조다. 연초부터 육아휴직 중인 한 보좌진은 "주변에 성공적으로 복직한 사례가 거의 드물다"고 토로했다. 육아휴직 사용 자체를 퇴사 신호로 받아들이는 문화가 만연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보좌진은 "휴직자 직급으로 후배 보좌진을 승진시켜 다시 돌아오지 못하게 하는 수법도 흔하다"고 말했다. 의원 임기(4년)가 정해져 있는 만큼 보좌진 고용 환경이 불안정하고, 격무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아 자리를 비워놓는 사례가 적다고 했다. 육아기 근로 시간 단축 역시 '눈칫밥'에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보좌진들은 입을 모았다. 한 보좌진은 "정말 해당 제도를 사용한 사례가 존재하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보좌관 출신인 박 의원은 "입법기관인 국회가 정작 보좌진들의 일·가정 양립과 경력단절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며 "육아휴직 복귀 이후 고용 안정성을 높이고, 육아기 근로 시간 단축 제도를 활성화하는 등 실질적인 근무 여건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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