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 취향 담아 고르는 글씨…국립세계문자박물관, ‘글씨상점’ 개막
관람객 참여형 구성으로 경험 확장
기획전 오는 8월 23일까지 열려

종이 장바구니를 들고 전시장에 들어가 취향에 맞는 글씨를 고르는 전시가 열린다.
진열대에 놓인 것은 물건이 아니라 글씨다. 세 개의 공간을 돌며 마음에 드는 글씨 카드를 담고, 마지막 '계산대'에서 이를 스캔하면 자신의 글씨 취향을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연휴가 시작되는 5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국립세계문자박물관에서 기획특별전 '글씨상점: 당신의 글씨, 당신의 취향'이 내달 1일 개막한다. 전시에 앞서 30일 열린 개막 프리뷰 행사에서는 전시 공간과 주요 작품이 먼저 공개됐다.
이번 전시는 전통 서예부터 현대 캘리그래피까지를 한자리에서 소개하면서 관람객이 자신의 취향에 따라 글씨를 선택하고 감상할 수 있도록 기획된 참여형 전시다.
전시는 '상점'이라는 형식을 바탕으로 세 개의 공간으로 이어진다.
첫 공간에서는 영화 포스터와 음반 표지, 브랜드 로고 등 일상 속 글씨를 통해 글씨의 형태와 분위기를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전시장에 전시된 인천 출신 서예가 검여 유희강의 '영수가복'은 '길이 좋은 복을 받으라'는 뜻을 담아 지인에게 건넨 글씨로 글씨를 통해 마음을 나누던 문화를 보여준다.

강병인 작가의 작품 '춤춰봐, 기쁨이야'와 '웃어봐, 행복이야'는 글자의 의미를 넘어 획의 리듬과 형태로 감정을 표현한다. 글씨를 하나의 이미지로 인식하게 만드는 작업이다.
전시장에 놓인 작품 '문자도'(작자미상)는 글자를 형상화해 그림처럼 표현한 장르로, 글씨와 회화가 결합된 대표적인 사례다. 여덟 폭으로 구성된 병풍에는 글자의 획이 꽃 등 다양한 이미지로 풀어지며 시각적 상징으로 확장된다.
마지막 공간에서는 글씨가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작가들이 사용한 도구와 연습 자료가 함께 전시되며, 반복과 탐구를 통해 완성되는 글씨의 시간을 보여준다.
최수지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전시운영부 학예사는 "글씨는 단순히 읽는 문자를 넘어 개성과 마음, 정신이 드러나는 표현"이라며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적 표현이 될 수 있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로 확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시는 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오는 8월 23일까지 열린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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