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AI폰 기선제압했지만… 새 CEO 발탁한 애플이 숨겨놓은 패 [視리즈]

이혁기 기자, 조서영 기자 2026. 4. 30.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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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커버스토리 視리즈
애플 새 CEO 낙관론 비관론③
비주얼로 본 애플ㆍ삼성 AI 경쟁
주도권 선점한 ‘퍼스트 무버’ 삼성
업데이트 지연으로 혹평받는 애플
그럼에도 여전한 점유율이 저력
삼성전자와 애플의 인공지능(AI)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사진 | 뉴시스]
# 우리는 視리즈 '애플 새 CEO 낙관론 비관론' 1ㆍ2편에서 애플의 새 수장 존 터너스를 둘러싼 엇갈린 평가를 살펴봤습니다. 낙관론자들은 하드웨어 혁신을 강조하는 그가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의 리더십과 맞닿아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반면, 인공지능(AI) 기술이 삼성전자에 한참 뒤처진 상황을 뒤집을 수 있겠냐는 비관론도 팽팽히 맞섭니다.

# 그렇다면 애플의 미래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요? AI 시장에서 한걸음 앞서 질주 중인 삼성전자와 애플은 어떤 경쟁 체제를 구축할까요? 視리즈 마지막 편입니다.

현재 스마트폰 시장의 가장 뜨거운 화두는 단연 AI입니다. 실시간으로 언어 장벽을 허물고 대충 찍은 사진을 자연스럽게 보정하며, 방대한 회의록을 순식간에 요약해 주는 AI는 스마트폰을 단순한 '통신기기'에서 내 마음을 읽는 '능동형 비서'로 바꿔놨습니다. 업계에서 AI 기능을 전면으로 내세운 'AI 스마트폰'이란 새 카테고리가 생겨났을 정도입니다.

이 새로운 경쟁터에 먼저 깃발을 꽂은 건 삼성전자입니다. 2024년 1월 '갤럭시S24'를 출시하면서 삼성전자의 본격적인 질주가 시작했죠. 세계 최초로 인터넷 연결 없이도 기기 내에서 AI가 작동하는 갤럭시S24의 '온디바이스 AI' 기술은 시장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그 이후에도 삼성전자의 혁신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능동형 AI 비서인 '나우 넛지', 음성 에이전트 '퍼플렉시티' 등 혁신적인 AI 기능을 연이어 추가하며 진화를 거듭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신제품에만 AI를 탑재하지 않았습니다. 꾸준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기존 판매 기기도 AI 신기능을 쓸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그 결과, 2026년 3월 삼성전자가 지원하는 AI 스마트폰 기기가 4억대를 돌파했습니다. 삼성은 올해 말까지 8억대 업데이트 지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업계 평가도 우호적입니다. 베트남 정부 산하 매체 베트남넷(VNN)은 3월 29일 기사에서 "삼성전자가 애플처럼 여러 세대에 걸쳐 업데이트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격차를 좁히려 하고 있다"면서 "이는 기기 수명 연장과 사용자 충성도 강화로 이어진다"고 평가했습니다.

삼성전자의 최대 라이벌인 애플도 뒤늦게 이 분야에 뛰어들었습니다. 삼성전자가 2024년 초 갤럭시S24를 출시하자 그해 10월 다양한 AI 기능으로 무장한 '애플 인텔리전스'를 아이폰16(당시 신제품)과 함께 선보였습니다.

두 기업의 AI는 어떤 부분에서 차이가 있을까요. 삼성전자는 자체 AI 모델인 '갤럭시 AI'에 구글이 만든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혼합했습니다. 실시간 통번역, 사진과 노트 편집 등 실생활과 밀접한 기능들이 핵심입니다.

애플은 자체 모델에 오픈AI의 챗GPT와 제미나이를 선택적으로 연동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주요 기능은 삼성전자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시리(애플의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ㆍSiri)를 통한 사진 편집, 텍스트 재작성 등입니다.

다만, 애플의 AI는 소비자들로부터 아쉬움을 사고 있습니다. 완성도가 삼성전자보다 떨어지는 것도 있습니다만, 애플이 내세운 '진짜 비서 같은 AI'란 슬로건이 공허한 말에 그쳤기 때문입니다. 주요 외신들의 평가는 냉혹하기까지 합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1월 7일 기사에서 "이름과 달리 전혀 '지능적'이지 않다"고 꼬집었고, 월스트리트저널도 그해 5월 7일 기사를 통해 "애플은 AI 선도 기업 목록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하고 있다"며 혹평했습니다.

이런 평가들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가 AI로 애플을 압도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샴페인을 터뜨리긴 아직 이릅니다. 글로벌 시장에선 여전히 애플이 삼성전자와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사진 | 뉴시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애플은 점유율 20.0%(출하량 기준)를 기록하며 삼성전자(19.0%)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습니다. 그해 삼성전자가 한층 더 진보한 AI 기술로 무장한 갤럭시S25를 출시해 업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던 걸 생각하면 의외의 지표입니다.

AI 스마트폰 시장 자체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애플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 중 AI폰의 비중은 2024년 19.0%에서 2025년 33.3%로 껑충 뛰었고, 2028년엔 54.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시장 파이가 이렇게 빠르게 커진다는 건 후발주자인 애플이 반격할 여지가 그만큼 넓어진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애플이 숨겨놓은 패도 있습니다. 미국 IT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의 4월 1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시리 개발부서 200여명에게 업무를 중단시키고 코딩 재교육 프로그램 '부트캠프(Boot camp)'를 실시했습니다.

핵심 개발진에게 재교육 명령을 내린 건 다소 체면을 구기는 결정입니다만, 그만큼 애플이 현재의 기술적 열세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기초부터 다시 다져 AI 경쟁의 판을 뒤집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겁니다.

주목할 만한 AI 기술도 개발 중입니다. 미 IT매체 나인투파이브맥은 4월 29일 애플 연구진이 최근 AI의 수학적 추론과 코드 생성 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하는 새로운 프레임워크(일종의 작업 구조) '라디르(LaDiR)'를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진과 함께 개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구조를 기존 AI에 적용했을 때 주요 벤치마크 성능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입니다. 이를 통해 그동안 혹평받던 애플 AI의 추론 능력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애플의 무기는 AI에만 있지 않습니다. 아이폰을 비롯해 아이패드(태블릿PC), 에어팟(무선이어폰), 맥북(노트북) 등 다양한 기기가 매끄럽게 연동되는 '폐쇄적 생태계'도 애플의 강점입니다. 이것이 '아이폰 유저는 아이폰만 쓰게 만드는' 끈끈한 락인(Lock-in) 효과를 낳고 있죠.

비록 초기 AI 경쟁에선 아쉬운 평가를 받았지만,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AI폰 수요를 특유의 매끄러운 사용자 경험(UX)과 결합하면 그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할 수 있습니다. 향후 애플이 가진 생태계의 장악력이 AI 시장의 판도를 단숨에 뒤집을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애플은 이제 새 CEO를 맞습니다. 올해로 설립 반세기를 맞은 애플이 새로운 청사진을 그리기 위해 내린 첫번째 결단입니다. 애플은 새 CEO와 함께 어떤 혁신을 꾀할까요? 과연 삼성과 애플의 경쟁은 어떤 흐름을 띨까요? 지켜볼 일입니다.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조서영 더스쿠프 기자
syvho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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