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도인지장애, 이제 집에서도...‘디지털 치료’ 처방 국내 확산
마땅한 치료제 없는 치매...비약물 중재 필요성 커져
부작용 부담 적고 접근성 높아...가정에서 활용 가능
MCI 단계 인지 중재 ‘주목’...보완적 역할로 자리매김 전망

치매 영역에서 디지털 치료기기(DTx)를 활용한 비약물적 중재가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MCI) 단계에서의 조기 개입이 질병 진행을 늦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디지털 기술 기반 인지 중재 연구와 임상 적용이 확대되는 추세다.
◆ 코그테라, 출시 6개월 만에 누적 처방 1천 건
이 흐름은 국내에서도 현실화되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기업 이모코그는 경도인지장애 대상 디지털 치료기기 '코그테라(Cogthera)'가 출시 6개월 만에 전국 68개 병·의원에 도입돼 누적 처방 1,000건을 기록했다고 지난 29일 밝혔다.
코그테라는 국내 최초의 경도인지장애 적응증 디지털 치료기기다. 전문의 처방을 받은 환자는 모바일 앱을 통해 12주간 가정에서 맞춤형 인지치료를 받을 수 있다. 지난해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한 이후, 같은 해 10월 말부터 의료기관 처방이 시작됐다.
국내 디지털 치료기기 시장에서 허가 제품 수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실제 처방은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런 상황에서 누적 처방 1,000건 달성은 디지털 치료기기가 임상 현장에 안착한 사례로 꼽힌다.

코그테라에 이어 디지털 기반 인지 중재 치료기기의 상용화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인지 기능 개선을 목표로 한 디지털 치료기기들이 임상 연구나 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일부 제품은 식약처 허가 단계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실제 처방 단계에 진입한 사례는 제한적이지만, 업계에서는 디지털 인지 중재 영역이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갖춘 구조로 확대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 마땅한 치료제 없는 치매...비약물 중재 필요성 커져
치매는 고령화 시대에 빠르게 증가하는 공중보건 문제다. 미국 알츠하이머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 치매 환자 수는 2021년 약 5,700만 명에서 2030년 7,800만 명, 2050년에는 1억 5,300만 명에 달할 전망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치료제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각국에서 승인된 고가의 신약들도 일부 환자군에서만 제한적으로 사용 가능하고, 부작용 우려도 지속해서 제기된다.
이에 인지 기능 유지와 삶의 질 개선을 목표로 하는 비약물적 중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인지 자극 치료(Cognitive Stimulation Therapy)'다. 기억, 언어, 추론 등의 다양한 인지 영역을 자극하는 구조화된 프로그램으로, 영국 국립보건임상평가연구원(NICE) 가이드라인은 경증~중등도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인지 자극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 부작용 부담 적고 접근성 높아...가정에서 활용 가능
지난 6일(현지 시간) 국제 학술지 'BMC Geriatrics'에 실린 메타분석에서 756명 대상 총 18개 연구를 분석한 결과, 디지털 인지 자극 치료는 전반적 인지 기능, 의미적 유창성, 우울 증상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특히 모바일 앱 기반 전달 방식에서 비교적 일관된 개선 경향이 관찰됐는데, 8주 이상 진행한 프로그램에서 유의한 결과가 확인됐다. 디지털 방식은 전통적 대면 치료와 유사하거나, 일부 연구에서는 더 나은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다만 평가 도구에 따라 효과 측정에 차이가 있었다. 간이정신상태검사(MMSE)에서는 유의한 효과가 나타난 반면, 알츠하이머병 평가 척도(ADAS-Cog)나 몬트리올 인지평가(MoCA)로는 통계적 유의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디지털 인지 자극 치료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전달 방식의 변화'에 있다. 기존 대면 방식은 병원이나 시설에서 소규모 그룹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인력과 공간, 시간 측면에서 제약이 컸다. 반면 디지털 기반 중재는 모바일 앱, 웹, 화상 시스템 등을 통해 가정에서도 치료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한다.
실제 재택 기반 디지털 인지 중재는 일정 조절의 유연성, 비용 절감, 의료 접근성 개선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다만 고령층의 디지털 활용 능력과 기기 접근성 문제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 MCI 단계 인지 중재 '주목'...보완적 역할로 자리매김 전망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의 비약물적 중재는 치매 발병을 늦추는 전략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경도인지장애 진단자 중 매년 10~15%는 치매 단계로 진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운동과 디지털 인지 훈련을 결합한 '다영역 중재(Multi-domain intervention)'는 기억력, 집행기능, 주의력 등 다양한 인지 영역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평가다. 재택 환경에서의 적용 가능성도 함께 연구되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인지치료가 기존 치료를 대체하기보다는 보완하는 역할로 점차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기 효과, 실제 임상 환경에서의 지속성, 디지털 접근성 문제 등은 향후 추가 연구와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영역이다.
참고
Saragih I.D., Hwang P., Yadav D. et al. Efficacy of digital cognitive stimulation therapy for people with dementia: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BMC Geriatr(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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