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연료 불안에 韓·호주 에너지 공조…경유·LNG 공급망 맞손

김아름 기자 2026. 4. 3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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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장관 공동성명 발표
에너지자원 안정적 수급 협력 의지 재확인

중동 전쟁 장기화로 글로벌 연료 수급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과 호주가 에너지자원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호주는 경유와 항공유 등 액체연료 수급 압박을 받고 있고, 한국 역시 LNG 등 핵심 에너지자원의 안정적 확보가 중요해진 상황에서 두 나라 간 공급망 협력의 무게가 한층 두터워지는 분위기다.

산업통상부는 30일 호주 정부와 '대한민국-호주 에너지자원 안보 공동성명'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공동성명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조현 외교부 장관, 페니 웡 호주 외교장관, 매들린 킹 호주 자원장관, 크리스 보언 호주 기후에너지장관 공동 명의로 나왔다.

두 나라는 성명에서 최근 중동 상황과 이에 따른 역내 에너지자원 및 주요 원자재 시장의 파급효과와 관련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면서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경제 및 에너지자원 협력이 양국의 경제안보와 번영을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라는 데 뜻을 모았다.

김 장관은 "중동전쟁으로 인한 수급 불안 속에서 호주산 콘덴세이트 등 원유가 우리 석유화학 산업 유지에 있어 필수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호주는 매우 안정적인 파트너"임을 강조했다. 이어 "호주의 안정적인 내수 천연가스 공급은 유지하면서도 한국으로의 LNG 물량은 차질없이 수출될 수 있도록 호주 측에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두 나라가 협력 강화에 나선 배경엔 중동 리스크로 원유와 석유제품, LNG 물류 전반으로 번지면서 양국 모두 직접적인 영향권에 노출됐기 때문이다. 현재 호주는 한국의 최대 LNG 공급국이자 콘덴세이트와 핵심광물의 주요 공급 국가며, 반대로 한국은 호주의 주요 정제 석유제품 공급하는 것은 물론, 최대 경유 공급국이기도 하다.

실제로 한국과 호주는 이미 LNG 분야에서 장기 공급과 투자 협력을 이어오는 중이다. 그 일환으로 한국가스공사는 호주 프렐류드 LNG 프로젝트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연간 36만톤 규모의 LNG를 확보하고 있다. 단순 구매 단계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해외 자원개발과 공급망 안정 차원에서 관리해 온 셈이다.

호주 입장에서도 한국은 주요 연료 공급국가 중 한 곳이다. S&P글로벌이 한국석유공사 자료를 인용한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정유사들은 지난해 경유 2억539만배럴을 수출했고, 이 가운데 5771만배럴을 호주로 보냈다. 전체의 29.1% 규모로, 한국산 경유의 단일 국가 기준 최대 수출처다.

카타르 LNG의 설비 차질과 중동 정세 불안이 원유와 석유제품, LNG 물류 전반을 흔들고 있는 만큼, 대응 능력을 함께 점검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페니 웡 호주 외교장관이 이번 한국을 방문한 것도 같은 흐름의 연장선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웡 장관은 한국을 "호주의 가장 중요한 정제연료 공급 국가 중 한 곳"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두 나라는 이번 성명을 통해 경유와 기타 액체연료, LNG, 콘덴세이트를 포함한 에너지자원의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공급 유지를 위해 긴밀히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잠재적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가능한 범위에서 상호 통보하고 협의하기로 한 점도 명시했다.

정부는 이번 공동성명이 국제 에너지자원 시장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호 간 전략적 경제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를 계기로 두 나라 간 에너지자원 분야의 전략적 협력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공급망 회복력을 제고하는 것은 물론, 수급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경제 안보 협력도 한층 강화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달 15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1차 인도·태평양 에너지 안보 장관회의 및 비즈니스 포럼’을 계기로 매들린 킹 호주 자원·북호주 장관과 면담하고 있다/제공=뉴스1

김아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