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관영매체, ‘마누스 인수 불허’ 두고 “중국 기업 정체성 버리는 것 금지”
글로벌 투자자, AI 디커플링 이해

중국 당국이 메타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마누스의 인수를 불허한 가운데, 중국 관영 매체들이 인재 유출 우려와 ‘중국 기업의 정체성을 버리는 것’을 불허 이유라고 설명했다. 첨단기술 분야에서 안보 우선 기조를 재확인하며 외국인 투자자와 자국 기업에 ‘금지선’을 제시한 것이다.
중국중앙TV(CCTV) 계열의 소셜미디어 위위안탄톈은 30일 중국 국가발전계획위원회(발개위)가 글로벌 정보통신(IT)기업 메타의 마누스 인수를 불허한 결정을 언급하며 “단순히 싱가포르와 같이 비교적 개방적인 동남아 경제권에 글로벌 사업 본부를 차린 것이 불허 이유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위위안탄톈은 “마누스는 처음에는 국내 자원을 이용해 창업 초기 단계를 완료한 뒤 싱가포르 회사로 위장하려 했고 최종적으로는 외국 투자자들에게 매각하려 했다는 점이 특별하다”며 “당국이 규제 회피 행위에 개입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발개위와 중국 상무부는 ‘외국인 투자 안전 심사 조치’를 근거로 지난 1월부터 메타의 마누스 인수 거래를 심사한 뒤 지난 27일 최종 불허 결정을 내렸다. 2021년 해당 조치가 제정된 이후 실제 적용돼 해외 기업의 중국 기업 인수가 불허된 일은 처음이다. 메타와 마누스 간 20억달러(3조원) 규모의 인수 거래가 이미 체결된 데다 마누스가 싱가포르로 본사를 이전한 상황에서 내려진 결정이라 중국 안팎에 충격을 줬다. 발개위는 메타의 인수 거래 불허와 관련해 상세한 이유를 제시하지 않았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법에 따른 조치”라고만 설명했다.
위위안탄톈은 법률가들을 인용해 당국은 향후 외국인 투자와 관련해 ‘핵심 기술이 외국 기업 영향력에 놓일 경우의 영향력’ ‘중국의 핵심 연구개발(R&D) 역량과 인재 유출 가능성’ ‘민감한 정보가 포함된 데이터의 반출 가능성’ 세 가지에 중점을 두고 심사할 것이라고도 짚었다. 해설에 따르면 마누스는 세 가지 사항에 전부 해당한다. 이어 ‘국방안보 분야 투자’와 ‘농산물, 인프라, 플랫폼, IT 핵심기술 및 서비스 분야’에서 외국인이 지배권을 행사하는 경우 거래 전 반드시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고 전했다.
중국 다국어 관영매체인 CGTN은 “금지되는 것은 해외로 진출하기 직전에 중국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버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CCTV는 “발전과 안보는 역동적으로 균형을 이루고 상호 강화돼야 하며, 개방이 심화될수록 안보를 더욱 우선시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중국 당국의 조치를 ‘AI 디커플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당국이 거래 심사에 착수할 때 국경 바깥에서 이뤄진 거래가 과연 규제 대상인가 의문이 일었는데, 불확실성이 명확해졌다”며 “마누스 모델은 공식적으로 죽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로부터 매각을 강제한 틱톡을 예로 들며 미국 역시 안보를 이유로 ‘미·중 디커플링’을 요구했으며, 마누스는 이러한 구조를 극복하려 했으나 실패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이 향후 글로벌 투자 유치나 중국 내 창업 열기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투자 동향 분석업체 피치북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기업과 글로벌 투자자 간 거래는 2021년 최고치 대비 73% 감소했으며, 총 거래액 또한 540억 달러에서 78억 달러로 떨어졌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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