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케이조선 우협 선정 연기…경영 적합성 여부 막판 진통
PEF 인수 구조에 SI 적합성 의문, 추가 검증 나서

케이조선 매각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인수 후보의 경영 적합성을 둘러싼 의문이 불거지면서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태광그룹·그린하버자산운용·오성첨단소재 컨소시엄은 케이조선 인수를 위해 유암코 컨소시엄과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다. 당초 이번 주 내 우협을 선정할 예정이었으나 인수 후보의 경영 적합성 검증 문제가 변수로 작용하면서 일정이 내달 중순으로 연기된 상태다. 매각 측 관계자는 "인수 측과 딜 구조를 포함한 여러 사항을 협의 중"이라며 "주채권은행의 우려사항을 해소하기 위한 보강조치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핵심 변수는 컨소시엄의 전략적투자자(SI)인 오성첨단소재다. 오성첨단소재는 조경숙 회장이 이끄는 시가총액 1500억원 규모의 코스닥 상장사로 디스플레이용 광학필름을 제조한다. 회사는 에코볼트·금호에이치티·화일약품 등을 잇달아 인수하며 인수합병(M&A) 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했다.
이번 딜은 그린하버가 조성한 PEF가 인수 주체로 나서고, 오성첨단소재가 SI로서 실질적인 경영을 담당하는 구조다. 시장에서는 태광그룹을 SI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지만 지금 구조에서는 사업적 책임을 지지 않는 소수지분 투자자에 가깝다. 유암코 컨소시엄과 채권단 대표인 산업은행 등은 PEF 구조의 적합성과 함께 오성첨단소재가 조선소를 안정적으로 경영할 능력과 의지를 갖췄는지 여부를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고려하는 이유는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 문제 때문이다. RG는 조선소가 선박을 수주할 때 선주로부터 받는 선수금을 은행이 보증해주는 제도로, 이 없이는 수주 자체가 불가능하다. 현재 중형 조선사 RG의 70% 이상을 산업은행이 발급하고 있으며 정부도 정책적으로 확대를 지원하는 추세다. 공적 보증이 수반되는 만큼 실질 경영을 맡을 SI의 적합성 검증이 RG 발급의 전제 조건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시총 1500억원 규모의 코스닥 상장사가 5000억원 안팎의 조선소를 실질적으로 경영하는 주체로서 적합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본질적으로 엑시트를 목표로 하는 PEF가 장기 사이클 산업인 조선업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나온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안전성 측면에서 보면 컨소시엄 내 가장 큰 기업인 태광그룹이 전면에 나서는 구조가 맞는데, 실제 SI는 오성첨단소재라는 점이 매도인 입장에서는 석연치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케이조선은 1967년 동양조선공업으로 출발한 국내 중견 조선소다. 2001년 STX그룹에 인수돼 한때 수주잔량 기준 세계 4위 조선소로 성장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워크아웃과 법정관리를 거쳤다.
이후 2021년 유암코 컨소시엄에 매각되며 현재의 케이조선으로 재출범했다. 이번 인수전에는 한화오션·HD현대·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가 모두 이탈한 상태로 대형 SI 공백이 구조적 약점으로 꼽하기도 했다. 인수가는 5000억원 안팎으로 거론된다.
최다은/서형교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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