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공무원 12명 문책···“부실 수습하고 장기 방치”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유해가 1년 넘게 방치된 것은 사고 초기 현장 지휘·감독 실패와 매뉴얼 부재, 규정 위반이 겹친 결과로 드러났다. 정부는 책임자 12명에 대해 문책을 요구하기로 했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은 지난달 23일부터 약 한 달간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와 국토교통부, 경찰, 소방, 군 등 유관 기관을 상대로 벌인 점검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2일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문책을 지시한 데 따른 조치다.
점검단은 “항공기 사고 수색·수습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이 없는 상황에서 소방·경찰의 미흡한 현장 지휘·감독으로 초기 수색·수습이 불완전하게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여러 기관이 통일된 기준 없이 임의로 수색 구역을 나눠 작업했고, 경험 없는 인력이 충분한 교육 없이 투입되면서 현장 혼선이 빚어졌다는 것이다.
점검단은 특히 추가 유해 발견 가능성이 있었는데도 수색 종료 결정이 성급하게 내려졌다고 했다. 전남소방본부는 유해가 계속 발견되던 상황에서 1차 수색을 마쳤고, 전남경찰청은 2차 수색 종료 다음날에도 유해가 나왔는데도 추가 수색 필요성을 검토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상당수 유해가 수습되지 못한 채 현장에 방치됐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가 유해가 섞인 잔해물을 관리하는 과정에서도 부실이 확인됐다. 점검단은 “항철위는 미수습된 유해가 포함된 잔해물을 보관·관리하는 과정에서 규정과 매뉴얼을 위반해 잔해물을 장기간 야적·방치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잔해물은 약 14개월간 무안공항 야외 아스팔트에 방치돼 비와 눈 등 외부 환경에 노출됐다. 항철위는 유가족의 재수색 요청에도 즉각 대응하지 않았다.
점검단은 사고 수습 과정에서 규정 위반과 관리 책임이 확인된 공직자 8명에 대해 문책 등 엄정 조치를 요구하기로 했다. 대상자는 경찰 1명, 소방 1명, 항철위 6명(국무조정실 2명, 국토부 4명)이다. 국토부 공무원 4명에 대해서도 항철위 조사의 독립성을 훼손한 책임을 물어 문책을 요구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독립적으로 운영돼야 할 항철위를 국토부가 지휘하는 중앙사고수습본부 예하에 두고, 언론과 국회 질의에 대응할 목적으로 불필요한 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재발 방지를 위해 매뉴얼 보완에 나서기로 했다. 초기 수습 과정에서 드러난 혼선과 책임 공백이 매뉴얼의 부재에서 비롯한 만큼, 소방청 등 관계기관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현장 지침과 협업 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 13일부터 2개월 일정으로 민·관·군·경 합동 재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무안공항 부지에서는 재수색 이후 보름 만에 유해 추정 물품이 1000점 넘게 추가로 발견됐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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