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컨센서스 미달? 어닝서프라이즈?…해석 엇갈리는 이유 [이슈체크]

SK하이닉스의 올 1분기 실적은 '컨센서스 미달'인가, 아니면 반대로 '어닝 서프라이즈'인가.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초유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어닝 서프라이즈' 여부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수정 영업이익'이라는 다소 생소한 용어도 등장하고 있다. 원인은 성과급 회계처리에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매출 52조5763억원, 영업이익 37조6103억원을 기록,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영업이익률 71.5%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에 따른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가 여전히 계속된 영향이다.
실적 발표 이후 대다수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다시 한번 올렸다. 다올투자증권은 210만원으로 올렸고 KB증권도 2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미래에셋(200만원), 교보증권(190만원), DB증권(175만원), 신한투자증권(190만원)도 목표가를 공격적으로 높였다.
이런 가운데 BNK투자증권의 리포트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실적 발표 이후 유일하게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한 리포트를 발간하면서다.
BNK투자증권은 우선 SK하이닉스의 실적이 높아진 기대 수준에 못 미친다고 분석했다. 실적 발표 전 시장에서 전망한 SK하이닉스의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36조4000억~38조3000억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앞서 실적을 공개한 미국 마이크론이나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이 4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기대감이 빠르게 형성됐다. 이 기준으로 보면 시장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이민희 연구원은 한발 더 나아가 "추론 인공지능(AI) 사이클의 후반부 진입,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HBM4 매출 비중 확대, 평균판매가격(ASP) 상승 폭 둔화 등으로 하반기에는 주가 모멘텀이 약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질적인 영업이익'은 4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봐야 한다며, 어닝 서프라이즈로 판단한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 '어닝서프라이즈'?…분석 엇갈리는 이유
어닝 서프라이즈로 보는 근거는 이렇다. 시장에서 예상한 1분기 컨센서스는 36조원~38조원대였다. 이같은 전망치 대부분은 성과급 비용을 반영하지 않은 숫자다. 애널리스트들은 그간 실적전망을 하면서 일반적으로 성과급을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 금액이 실적 추정에 유의미한 변화를 줄 만큼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의 성과급은 연간 영업이익의 10%였고 여기에는 한도(기본급의 1000%)가 적용됐다. 지난해 9월에는 노사 합의로 한도를 없앴다.
성과급은 매 분기 결산 때마다 분기 영업이익의 10%씩 반영됐다. 손익계산서에는 인건비로 처리됐고, 실제 지급은 연간 결산 이후인 이듬해 초이므로 재무상태표에는 부채(미지급비용 또는 기타지급부채)로 반영됐다.
문제는 올해 1분기의 경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면서 대외발표하는 분기 영업이익에 상당히 큰 규모의 성과급(미지급비용)이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다.
SK하이닉스가 발표한 1분기 영업이익은 37조 6100억이다. 성과급 반영 전 기준으로 결산한 영업이익은 41조7800억원, 여기에 4조1780억원의 성과급을 반영해 나온 숫자가 37조6100억원인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성과급 충당(비용반영)을 감안하면 수정 영업이익은 42조원에 달한다"며 "영업이익률 80%에 달하는 것으로, 실질적인 어닝 서프라이즈"라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실제 반도체 업황의 흐름을 보기 위해선 성과급 비용을 고려하지 않고 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성과급 제외하고 보면 SK하이닉스의 실적은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 "급격히 커진 성과급이 실적 추정 변수로"
앞서 언급한 것처럼 매번 반복돼 온 성과급 비용 반영이 이번 어닝서프라이즈 여부를 둘러싼 해석의 변수로 떠오른 것은 이익 규모가 급격히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과거에는 성과급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었지만 최근에는 한 분기에만 수조원 단위로 확대되면서 실적 추정에 직접적 영향을 줄 정도로 커졌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애널리스트는 "과거에는 성과급의 규모가 지금처럼 크지 않아 비용의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적을 추정할 때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며 "아마 실적 추정을 하는 과정에서 일부 연구원이 과거처럼 성과급을 고려하지 않은 것 아닌가 추측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성과급에 대한 부분을 아직 반영하지 않고 있다. 박순철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0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상여금은 현재 노사가 협의를 진행 중인 상황으로 지급 규모가 확정되지 않아 미반영했다"며 "노사 협상 결과에 따라 2분기 실적에 반영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은수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