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어린이날 앞둔 전통시장 완구상가...어린이는 줄고, MZ세대들로 ‘활기’

김도경 기자 2026. 4. 30. 15:1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어린이날을 앞둔 30일 오전 대구 북구 칠성시장의 완구거리.

대구 북구 칠성시장 완구거리에서 30년간 문구점을 운영한 구자복(66)씨는 "요즘은 다 온라인으로 사거나 대형매장이 많아 가족 단위 손님이 그쪽으로 간다"며 "더군다나 저출산으로 아이들도 줄고 있어 분위기가 예년 같지 않다"고 전했다.

이처럼 어린이 인구 감소와 MZ세대들의 소비 유행이 맞물리면서 전통시장의 완구·문구 상가도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날 대목, 어린이 대신 ‘키덜트 문화’ 향유로 채워지고 있어
30일 오전 11시께 손님들이 대구 북구 칠성시장의 한 완구 상가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김도경 기자

어린이날을 앞둔 30일 오전 대구 북구 칠성시장의 완구거리. '대목'을 앞둔 시기였지만 상가 분위기는 예년과 달랐다. 점포마다 형형색색의 완구와 문구를 가득 진열해 놨지만 아이와 함께 나온 가족 단위 손님들은 줄어든 모습이었다.

한 완구 상가의 내부로 들어가자, 어린이 손님들로 가득할 것으로 예상됐던 곳에는 2030세대 손님들이 비중이 더 높았다. 이들은 1층을 가득 채운 작은 동물 피규어와 캡슐 형태인 랜덤뽑기, 작은 자동차 모형 등 다양한 장난감을 살펴보며 손에 쥐었다.

다른 문구점에서도 젊은 남녀가 진열된 캐릭터 문구를 보며 "귀엽다", "어릴 때 많이 썼었는데"라며 구경했고, 슬라임이나 스퀴시 같은 만질 수 있는 장난감을 구매하는 20대 손님들이 있었다.

완구·문구 상가의 한 직원은 "5월이 다가오면 가족 단위의 손님들이 주로 오는데 요즘에는 그 비중이 다소 줄어 들었다"며 "대신 젊은 나이대의 손님들이 매장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대구 중구 서문시장의 문구·완구 제품을 판매하는 상가도 동일했다. 한 상인은 "어린이날이 곧인데 어린이나 가족 단위 손님이 별로 없다"며 "요즘 젊은 사람들이 포켓몬 카드를 구하러 오거나 어릴 때의 향수를 느끼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대구 중구 서문시장의 한 상가에 진열된 캐릭터 상품을 20대 손님들이 구경하고 있다. 김도경 기자

이러한 변화는 MZ세대들 사이에서 SNS를 통해 귀여운 소품, 레트로 장난감과 관련된 게시글이 공유되면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유행으로 어른과 어린이의 합성어인 '어른이(키덜트)'라는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청년층 고객들의 유입이 늘어나고 있었다.

연휴기간을 틈타 대구로 여행왔다는 정다은(24)씨는 "SNS를 통해 칠성시장 완구거리를 알게 돼 들렸다"며 "SNS에서 봤던 것처럼 귀여운 장난감이나 유행하는 소품들을 살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김민슬(24)씨도 "요즘 귀여운 문구나 어렸을 적 갖고 놀던 완구가 또래 세대에서 인기다"며 "SNS를 통해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할 수 있는 매장을 살펴보고 있다"고 웃었다.

김모(56)씨는 "부산에 조카들이 있는데 어린이날 선물은 온라인 쇼핑으로 구매해서 보내주고 있다"며 "시장이나 상가에서는 구경하거나 필요한 문구제품을 사는 정도이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이러한 변화를 단순 유행으로만 보지는 않았다. 그들은 온라인 유통의 확대와 저출산 사회를 변화의 원인으로 꼽았다. 대구 북구 칠성시장 완구거리에서 30년간 문구점을 운영한 구자복(66)씨는 "요즘은 다 온라인으로 사거나 대형매장이 많아 가족 단위 손님이 그쪽으로 간다"며 "더군다나 저출산으로 아이들도 줄고 있어 분위기가 예년 같지 않다"고 전했다.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인구현황에 따르면 대구지역의 0~14세 이하 인구가 매년 약 1만 명씩 감소하고 있다. 2024년 3월 기준 약 26만3천 명이었는데 2025년에 24만7천 명, 올해는 23만8천 명으로 줄었다.

이처럼 어린이 인구 감소와 MZ세대들의 소비 유행이 맞물리면서 전통시장의 완구·문구 상가도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어린이날을 앞둔 대목이라는 시기는 사라지지 않았지만 시장을 찾는 손님의 모습은 바뀌고 있다.

김도경 기자 gyeong@idaegu.com

Copyright © 대구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