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해외 수탁은행' 선정 돌입…금융도시 힘받나

임지희 기자 2026. 4. 30.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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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단이 해외 투자자산을 관리할 수탁은행을 새로 뽑는다. 글로벌 은행 진출이 가세하며 전북의 금융중심지 지정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최근 해외 수탁기관을 뽑기 위한 공고를 내고 선정 절차에 돌입했다. 해외주식·대체와 해외채권 1곳씩 총 2개사를 선정한다. 현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스테이트스트리트은행(SSBT)과 뉴욕멜론은행(BNYM)과 계약이 내년 1월 6일 만료됨에 따라 차기 은행은 같은 달 7일부터 3년 동안 업무를 맡는다. 업무 수행 능력과 신규사업 평가 등을 통해 2년 추가 연장이 가능하다.

해외 주식 수탁은행은 해외 주식 관리와 결제, 배당금 등 수입금 관리와 외환 지원, 주식 대여업무 등을 담당한다. 해외 채권 수탁은행은 해외 채권 관리와 결제, 원리금 수령 등 금전관리, 자산평가, 채권 대여업무 등을 맡는다. 심사는 정량평가 30점, 정성평가 70점으로 평가된다. 다음 달까지 제안서를 받아 6월 현장실사와 구술심사 등을 거쳐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다. 최종 윤곽은 연말께 드러날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해외 투자 증가에 따라 특히 이번 선정 절차에서 수탁업무 프로세스를 고도화하고 성과 분석과 측정을 위한 미들서비스 업무를 강화할 방침이다. 미들서비스는 거래 관리와 결제 지시, 투자 장부 관리 및 평가, 파생상품 운용 관리, 거래기반 통합 데이터 관리 등 업무를 수행한다.

막대한 수탁 규모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글로벌 은행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기금 적립금의 59.1%에 해당하는 861조원을 해외에 투자하고 있다. 2021년 415조원에서 두 배 넘게 불었다. 자산별로는 주식 550조5000억원, 대체투자 208조2000억원, 채권 101조3000억원 순으로 많다. 여기에 세계 3대 연기금과 거래하는 후광효과를 얻어 마케팅과 대외신인도 향상을 노릴 수 있다.

글로벌 은행 진출이 가속화하면 전북의 금융중심지 지정도 한층 힘을 받을 거란 분석이다. 앞서 SSBT와 BNYM는 수탁은행 업무를 계기로 2019년 국민연금이 있는 전주에 사무소를 열었다. 물리적 거리를 좁혀 투자 협의와 현안 대응의 속도를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올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에 이어 골드만삭스 등이 잇따라 전주에 거점을 마련하는 가운데 연말까지 최소 기관 23곳이 둥지를 틀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글로벌 금융 인프라가 안착하기 위한 정주여건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운용사들이 내려가도 편하게 미팅할 장소나 자료를 출력할 곳도 없어 기차 시간 맞춰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상황"이라며 "의료 시설과 호텔 등 기본적인 업무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아 투자금융 인력이 정착하기보다 사업관리 인력들이 국민연금 요청에 대응하기 위해 단기 출장 형태로 머무르고 있다"고 말했다.

임지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