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매매가가 이젠 전세가” 강북 무주택자, 경기로 밀려난다 [부동산360]

김희량 2026. 4. 30.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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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급등에 서울 밖으로 밀려나
전세수급지수, 강남보다 강북이 더 심각
중저가 지역 무주택자들 주거부담 급증
마곡 전셋값, 2013년 분양가 2배로 올라
사울 도심 내 부동산에서 한 시민이 매물을 살펴보고 있다. [헤럴드경제DB]
여기 지금 전세가 7억원인데 3년 전에는 같은 평수를 매수할 수 있었던 가격이거든요. 그때 매수 못한 분들이 특히 힘들어하세요. 집 찾아 의정부까지 가신 분도 있어요.

(성북구 장위동 A공인중개업소)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전세 매물 품귀로 서울 외곽 지역에서 전셋값이 신고가를 기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가격 급등 폭이 가팔라지며 3~4년 전 매매 가격을 뛰어넘은 전세가가 체결되는 곳도 나온다. 무주택자 중 경기도 지역으로 이사를 가거나 오른 전셋값을 월세로 돌리는 궁여지책을 결단하는 이들도 적지 않게 발견된다.

30일 네이버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장위동 꿈의숲아이파크는 현재 59㎡(이하 전용면적) 매물 전세 가격이 7억원 초중반에 형성돼 있다. 이 단지는 지난 2월 전셋값이 신고가(7억5000만원)를 기록했다. 3년 전인 2023년 2월 매매가격 수준이다.

인근의 공인중개사는 “기존 세입자인데 강북구 번동이나 아예 경기도로 가는 분들도 나오고 있다”면서 “아이들의 친구, 생활권도 여기에 있는데 금액을 못 맞추니 전학까지 시킬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 엠밸리6단지의 84㎡ 매물은 지난 20일 전세가 8억7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1400세대가 넘는 대단지이지만 매물은 1건이다. 현재 이 단지의 최저 전세 호가는 직전 최고가 대비 8000만원 높은 9억5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엠밸리6단지는 2013년 동일 평형 첫 분양가가 4억원대 수준이었는데 현재는 분양가의 2배가 넘는 가격으로도 전세를 구할 수 없는 지경이다.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의 아파트 단지. [헤럴드경제DB]

중개업소들의 말을 종합하면 마곡 일대 세입자들은 전세 매물 부족과 가격 부담으로 김포·일산 등 인근 경기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강서구의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방화1동, 개화동, 광명까지도 고민하시다 전세를 포기하고 남양주, 파주를 매수해서 가는 분도 여럿 봤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KB부동산의 서울의 월간 전세수급지수는 178.1로 180선 돌파를 앞두고 있다. 이는 계약갱신청구권제 등을 골자로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이 개정되며 역대급 전세난이 발생했던 2020년 하반기 이후 최고치 수준이다. 특히 강북14개구는 전세수급지수가 187.21로 강남11개구(169.96)보다 수급불균형이 심하다. 서울 내에서도 중저가 지역 무주택자들의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구조적인 공급부족과 서울 내 정비사업 활성화로 인한 이주 수요까지 더해지며 전세가격이 더욱 상승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마곡동의 공인중개업소들은 방화뉴타운 인근 정비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전세 수요는 더욱 치솟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웃동네인 방화동의 공인중개사 C씨는 “나홀로아파트든 빌라든 세입자들이 가리지 않는 분위기”라며 “1500세대 규모로 들어올 방화3구역도 올해 가을 이주를 앞두고 있어서 동네에서는 이 많은 사람들이 다들 어디로 가야 하냐고 난리”라고 말했다.

실수요자들의 거주 비율이 높은 기타 자치구도 마찬가지다. 성북구 길음뉴타운의 길음역롯데캐슬트윈골드는 이달 들어 59㎡, 84㎡가 모두 각각 7억5000만원(20층), 10억4000만원(32층)에 전세 계약이 이뤄지며 신고가를 찍었다. 동대문구 이문아이파크자이(3-1BL)는 이달 84㎡ 전세 매물은 9억3000만원(19층)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전문가는 무주택자는 계약 시점에 따라 주거의 질이 차등화될 수 있는 시기를 직면했다고 말한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 랩장은 “전세 급등장에서 아파트를 고집할 경우 가격에 맞춰 평형을 줄이거나, 나홀로아파트 또는 보증부월세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면서 “현실의 벽 앞에서 비자발적으로 빌라나 지역 이동을 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공인중개업소들은 전세가의 급등 폭이 너무 커 계약 체결도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대출규제와 함께 금리도 올라 기존 세입자들은 2년 사이 오른 금액을 월세로 돌린 반전세로 계약하기도 한다. 실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체결된 서울 주택 임대차 거래 가운데 월세 비중이 처음으로 70%를 넘어섰다. 특히 지난달 서울 월세 거래는 6만2000여건으로 1년 전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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