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1분기 매출 성장률 한자릿수 진입… 정보유출 악재에 성숙기 신호 겹쳐
컨센서스 8%대 성장 전망, 상장 이후 첫 한자릿수

[대한경제=문수아 기자]쿠팡이 미국 증시 상장 이후 처음으로 분기 매출 성장률 한 자릿수 시대에 진입할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말 고객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기 전부터 둔화하던 성장률이 사고 여파로 연말ㆍ성수기 영업에 차질을 빚으면서 구조적 흐름이 되는 모양새다. 사고 이후 쿠팡 Inc의 주가도 23% 빠진 상태라 2분기 이후 실적 반등을 이뤄야 한다는 과제를 받았다.
29일 미국 투자 리서치사 잭스(Zacks)에 따르면 쿠팡Inc의 1분기 매출은 85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79억800만 달러) 대비 8.37%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1분기 평균환율(1465.72원) 기준 12조5612억원 규모로, 원화 환산 시에도 9.35% 성장에 머문다. 같은 기간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는 -0.59달러로 전년 동기 -0.05달러에서 적자폭이 1083%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쿠팡의 분기 매출 성장률이 10%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21년 3월 뉴욕 증시 상장 이후 처음이다.
실적에 충격을 준 직접적인 요인은 지난해 11월 말 발생한 고객정보 유출 사고다. 사고 직후 회원 탈퇴, 불매 운동이 일시적으로 확산하면서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웠다. 연말 쇼핑 성수기, 설 연휴 직전 마케팅 활동이 위축되며 1분기 매출에 직격탄이 됐다.
특히, 쿠팡의 오랜 고객인 충성고객의 이탈이 뼈아팠다. 사고 발생 이후 충성고객이 이탈한 현상은 선불충전금 잔액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쿠팡페이가 고시한 미상환 충전금은 2024년 9월말(1183억원)부터 작년 9월말(1236억원)까지 분기 단위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그러나 사고 직후인 지난해 12월말 1123억원으로 한 분기 만에 113억원이 빠졌다. 올해 3월말 잔액은 1148억원으로 회복됐지만, 사고 직전 수준에는 못 미친다. 1인당 10만원 단위로 충전한다고 가정하면 사고 직후 약 11만 명분의 충전금이 빠져나간 셈이다. 쿠팡이 2025년 연간 실적 발표에서 밝힌 활성고객 감소(10만명)과 유사한 규모다.
문제는 사고 여파가 진정되더라도 이전과 같은 성장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분기 매출 성장률은 사고 이전부터 이미 단계적으로 내려앉고 있었다. 달러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성장률은 2023년 4분기 23.17%, 2024년 1분기 22.64%, 4분기 21.40%로 20%대를 유지하다 2025년 1분기 11.16%로 한 단계 주저앉았고 4분기 10.92%로 10%대에 턱걸이했다. 영업이익도 2024년 4분기 3억1200만 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2025년 1∼3분기에는 1억5000만 달러 박스권에 갇혔었다.
성장사업의 비중이 커지면서 손실 부담도 늘고 있다. 쿠팡이츠ㆍ대만ㆍ핀테크 등 성장사업 매출 비중은 2024년 1분기 8.7%에서 2025년 4분기 16.2%로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며 외형을 떠받쳤다. 본업 프로덕트커머스의 4분기 조정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5억67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00만 달러 늘어난 반면, 성장사업 EBITDA 손실은 같은 기간 1억8200만 달러 확대된 3억 달러를 기록했다. 본업이 벌어들인 증가분을 성장사업 손실 확대가 모두 흡수하고도 본업 이익 일부까지 잠식한 구도다. 본업 성장률 둔화를 성장사업으로 만회할수록 일정 기간 손실은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네이버의 성장세도 도전이다. 네이버가 지난해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로 리브랜딩한 쇼핑 앱의 3월 기준 월간활성이용자(MAU)는 777만명으로 1년 만에 189.9% 늘었다. 같은 기간 쇼핑 업종 MAU 성장률(6.8%)의 28배에 달한다. 쇼핑 앱 순위는 8위에서 3위로 뛰었다. 쿠팡 사용자 중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를 함께 쓰는 비율은 7%에서 18.7%로 11.7%포인트 성장했다. 두 앱을 동시에 사용하는 사용자도 230만명에서 3배 증가한 657만명에 달한다.
쿠팡의 성장 가능성은 주가도 좌우한다. 지난해 사고 발생 직후인 12월 1일 기준 26.65달러였던 쿠팡Inc 주가는 4월 27일 20.49달러로 23.1% 떨어졌다. 뉴욕 증시 상장 시점인 2021년 3월(48.47달러)와 비교하면 58%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쿠팡을 평가하는 기준도 고성장 플랫폼에서 성숙기 이커머스 기업으로 재조정되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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