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가족 비위' 경찰 수사 방어에도 정치자금 4,950만 원 지출 의혹

강혜인 2026. 4. 30.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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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김병기 의원이 지난 1월 약 5,000만 원의 법률 비용을 정치자금에서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는 김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서 사퇴한 직후이자, 김 의원에 대한 경찰 수사가 전방위적으로 확대되던 시점이었다. 경찰 수사에 대비하기 위한 변호사 비용으로 추정된다. 

정치자금은 '의정 활동과 관련이 있는 때'에만 법률 비용으로 지출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김 의원에게 제기된 혐의 13가지 중 대부분은 자신과 가족들이 연관된 비위 혐의로, 의정 활동과 별다른 관련이 없다. 김 의원이 공적 자금인 정치자금을 사유화하고 있다는 의혹이 나오는 대목이다. 

김병기 의원... 전방위 경찰 수사 진행되던 지난 1월, 법무법인에 정치자금 지출

뉴스타파는 최근 김 의원의 지난 1월 정치자금 지출 내역을 확인했다. 통상 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서는 전년도의 정치자금 수입지출 현황이 공개되기 때문에, 올해인 2026년 자료는 아직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내용이다. 

취재된 내용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 1월 9일에 법무법인에 정치자금 550만 원을 정치자금으로 지출했다. 이어 지난 1월 14일에도 법무법인에 정치자금을 지출했는데, 액수는 4,400만 원에 달했다. 두 건을 합치면 총 4,950만 원의 정치자금이 법무법인에 지급됐다.

당시는 김 의원에 대한 경찰 수사가 전방위적으로 이뤄지던 때였다. 지난해 12월 30일, 김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서 사퇴하자 경찰 수사가 본격화됐다. 1월 5일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김 의원의 전직 보좌직원들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했다. 1월 9일에는 김 의원 측에 공천헌금을 준 혐의로 동작구의회 전직 구의원을 불러 조사했다. 

이어 같은달 14일에는 김 의원 자택과 사무실, 김 의원 차남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이 잇달아 진행됐다. 김 의원과 배우자 이 씨, 이들의 측근인 동작구의회 이지희 부의장 등에 대한 출국 금지도 이뤄졌다. 이처럼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던 시기, 김 의원이 법률 비용으로 정치자금 약 5,000만 원을 지출한 것이다. 

김병기 의원이 지난 1월 법무법인에 지출한 정치자금 내역. 두 차례에 걸쳐 4,950만 원을 지출했다.  

'가족 비위' 수사 방어에 정치자금 지출 정황... 공적 자금 '사유화' 의혹

정치자금은 사적인 용도와 부정한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금지된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배포하는 '국회의원 정치자금 회계 실무'에 따르면, 정치자금을 소송 비용 등으로 쓰기 위해서는 해당 사안이 '의정 활동과 관련이 있는 경우'여야 한다.  

현행법상 의정활동의 범위가 세세하게 규정되어 있지는 않지만, 국회의원이 대변인 업무를 하면서 명예훼손 소송에 걸리는 사례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정치활동 혹은 의정활동에 수반되는 비용으로 써야 한다는 게 정치자금의 기본 취지다. 

반면 김 의원에게 제기된 혐의 대다수는 의정 활동과 큰 연관이 없다. 김 의원은 현재 13가지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데,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 '배우자의 동작구의회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동작경찰서 수사 무마 의혹', '차남 대학 편입 개입 의혹', '차남 중소기업·빗썸 등 채용 청탁 의혹' 등이다. 대부분이 김 의원의 가족과 연관되어 있다. 

김 의원은 차남의 대학 편입, 휴학 신청 등의 지극히 사적인 일에 전직 보좌 직원들을 동원했고, 배우자는 국민 세금인 구의회의 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의원의 보좌 직원들은 배우자의 병원 수행까지 했다. 뉴스타파의 취재를 통해 확인된 이 같은 일련의 행위가 이른바 '13가지 의혹'으로 묶여 지금의 경찰 수사에 이르게 됐다.

국회의원의 정치자금은 유권자들의 후원금, 세금인 선거비용 보전액 등으로 구성된다. 어디까지나 공적 성격의 돈이다. 김 의원이 경찰 수사에 대비하기 위한 법률 비용을 정치자금에서 썼다면, 공적 자금을 사유화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뉴스타파는 김 의원 측에 1월 9일과 14일에 집행된 법률 비용 4,950만 원의 정확한 목적이 무엇인지, 해당 목적이 의정 활동과 연관이 있는지, 경찰 수사 대비 목적에서 정치자금을 지출하는 게 적절하다고 보는지를 물었다. 김 의원 측은 답변을 하지 않았다. 

앞서 뉴스타파는 김 의원이 지난 2024년과 2025년에도 가족 리스크 방어 차원으로 1,660만 원의 정치자금을 지출했다고 지난 16일 보도했다. 지난 2024년 김 의원은 동작구의원 정치자금 수수 의혹, 배우자의 동작구의회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관련해 의혹 제기자와 언론사 기자 등을 고소하는 데 정치자금 1,100만 원을 썼다. 2025년에는 장남의 국정원 채용 관련 의혹을 제기한 언론사 MBC를 고발하고 전직 보좌 직원들에게 입막음성 내용 증명을 보내는 데 정치자금 560만 원을 지출했다. (관련 기사 : 김병기, '가족 리스크' 무마에 정치자금 1,660만 원 지출) 

뉴스타파 강혜인 ccbb@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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