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외국인 노동자 이직 제한 푼다...출국 없이 장기근무 허용

김용훈 2026. 4. 30.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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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10개월+출국’ 구조 손본다…출국 없이 장기근무 추진
이직 횟수·권역 제한 완화 검토…장기근속 인센티브 병행
인권침해 땐 이동 보장 강화…사업주 사전 인권교육 의무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권역제한 완화가 추진되는 가운데, 지역 중소기업들의 인력 이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의 한 금형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 [중기중앙회 제공]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외국인 노동자의 사업장 이동 제한과 취업기간 규제가 완화될 전망이다. 정부가 고용허가제(E-9)를 손질해 장기근무를 유도하고 이직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외국인력 운용 방식이 크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대외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이 같은 내용의 ‘외국인력 통합지원 로드맵 추진방향’을 논의했다.

이동 제한 풀고 장기근무 유도…고용허가제 대수술

이번 개편의 핵심은 고용허가제 구조 개선이다.

현재 외국인 노동자는 최초 3년, 이후 1년 10개월을 연장해 최장 4년 10개월 근무한 뒤 1개월 출국을 거쳐 다시 같은 기간 근무하는 방식으로 최대 9년 8개월까지 취업이 가능하다.

사업장 이동도 제한적이다. 사용자의 계약 해지나 갱신 거절 등 일반적인 경우 3년간 3회, 연장 기간 동안 2회로 횟수가 제한되며, 이동도 수도권·경남권·경북·강원권·전라·제주권·충청권 등 권역 내에서만 가능하다. 다만 인권침해나 부당 처우, 휴·폐업 등 외국인 책임이 아닌 경우에는 횟수 제한이 없다.

정부는 이런 규제가 외국인 노동자의 권익과 기업의 인력 운용을 동시에 제약하고 있다고 보고 제도 손질에 나섰다.

우선 일정 요건을 충족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서는 출국 절차 없이 계속 근무할 수 있도록 해 숙련 인력의 이탈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사업장 이동 사유와 횟수, 권역 제한 등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다만 지나치게 잦은 이직으로 현장 혼란을 막기 위해 장기근속 인센티브를 마련할 계획이다.

부당한 대우나 위험한 근무환경에 놓인 경우에는 보다 원활한 사업장 이동을 지원하고, 고용허가를 신청하는 사업주에 대해서는 사전 인권교육과 심사를 강화해 제도 악용을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개편은 외국인력 증가에 따른 노동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외국인 취업자는 2012년 69만명에서 2025년 110만명으로 58.9% 증가해 전체 취업자 증가율(15.3%)을 크게 웃돌았다. 생산가능인구 감소 속에서 외국인력이 산업 현장의 핵심 인력으로 자리 잡았지만, 현행 제도는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도입부터 체류까지 전주기 관리…외국인력 정책 통합

정부는 고용허가제 개편과 함께 외국인력 정책 전반도 통합적으로 정비한다.

취업비자별로 분산된 정책을 하나로 묶어 인력 도입부터 능력개발, 노동조건 보호, 이직, 체류·귀국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는 ‘전주기 통합 관리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노동시장 전망을 기반으로 산업·직능별 외국인력 수급을 설계하고, 체류자격과 관계없이 취업·근로조건·산업안전 등을 통합 지원하는 시스템도 마련한다.

외국인력 도입 과정의 공공성과 투명성도 강화된다. 불법 브로커와 과도한 송출비용 문제를 줄이고, 우수 인력이 안정적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도입체계를 정비할 방침이다.

비숙련 인력의 숙련화를 유도하는 정책도 추진된다. 한국어·문화 적응을 바탕으로 숙련을 쌓은 외국인력에 대해서는 장기 체류 기회를 확대해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권익 보호도 강화된다. 산업재해와 임금체불에 취약한 외국인 노동자를 위해 상담·신고·감독 체계를 통합하고, 관계부처 합동 점검을 통해 취약 사업장을 선제적으로 발굴한다. 인권침해나 중대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외국인 고용 제한을 최대 3년까지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주거환경 개선도 병행된다. 불법 숙소 제공 금지 규정을 명확히 하고 외국인 기숙사 및 농가 주거 개선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근거도 신설할 예정이다. 이번 개편을 통해 외국인 노동자와 기업, 내국인 노동자가 모두 혜택을 보는 ‘윈윈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5월 중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최종안을 마련하고, 6월 ‘외국인력 통합지원 로드맵’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후 관련 내용을 반영한 외국인고용법 개정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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