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시총 1700조 시대 개막…'AI 훈풍' 속 주주가치 제고는 '과제'
오너 일가 자산 급증과 그룹 영향력 확대
주주가치 제고와 밸류업 정책 요구 커져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증가에 힘입어 삼성그룹 상장사 시가총액이 1700조원대를 넘어섰다.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이 그룹 전체의 외형 성장과 오너 일가의 지분 가치 확대로 이어졌으나 주주가치 제고와 지배구조 개선 등 실질적인 밸류업 조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삼성그룹 계열 상장 종목들의 합산 시가총액은 약 1707조584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약 1321조2600억원으로 전체의 77.3%가량을 차지하며 국내 증시 전체를 견인하고 있다. 최근 AI 산업 확장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가 실적 기대감과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이 지난해 한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9.3%로 확대되며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주가 상승은 오너 일가의 지분 가치 증가로 이어졌다. 지난해 말 24조4100억원이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주식 평가액은 지난달 말 기준 약 32조8500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10조600억원에서 14조800억원으로,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은 9조200억원에서 12조5400억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특히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BBI) 기준 삼성가의 합산 자산은 지난달 기준 455억달러(약 67조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201억달러) 대비 126% 증가한 수치로 아시아 가문 부호 순위 역시 10위에서 3위로 올랐다. 최근 5년간 이어온 상속세의 마지막 분할 납부가 남아 있는 가운데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가 해소된 점도 지배력 안정화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같은 몸집 불리기와 더불어 질적 개선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AI 사이클 도래와 올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라는 대외적인 호재로 기업 가치가 상승하고 있지만 최근 증시를 주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해 주주환원 확대와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투자자들의 요구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이 투자자를 위한 밸류업 청사진을 제시하는 데 있어 타 기업집단 대비 다소 소극적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자기자본이익률(ROE), 주가수익비율(PER) 등 펀더멘털 지표 향상 뿐만 아니라 소액주주 권리 보호와 투명성 강화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최근 메모리 가격의 가파른 상승과 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펀더멘털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만큼 이러한 압도적인 실적 강세가 추가적인 주주환원정책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이 지속적으로 부각되고 있다"며 "현재의 이익 창출력이 실적 장세로 끝나지 않고 중장기적인 기업가치 재평가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밸류업 기조에 발맞춰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주주환원 행보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호겸 기자 hkkim82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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