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에 살아도 걱정없게"…AI 기본의료 시대 만든다(종합)

천선휴 기자 2026. 4. 30.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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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AI 기본의료 제1차 전문가 정책 간담회' 개최
"AI 전환만이 지역·필수·공공의료 살려…다양한 정책 검토"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 뉴스1 박효익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강원 정선군 산골에 사는 78세 김복순 할머니는 고혈압과 당뇨병을 앓고 있다. 가장 가까운 대형 병원을 가려면 차로 2시간이나 이동해야 한다. 결국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병이 악화됐고, 입원하게 됐다.

하지만 김 할머니와 같은 사례는 머지않은 미래에 사라질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의료소그룹장을 맡고 있는 서준범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30일 열린 'AI 기본의료 제1차 전문가 정책 간담회'에서 "AI가 심박·혈압 등 데이터를 모니터링하고 동네 의원에 가면 AI 보조로 제대로 된 진단을 받고, 필요하면 비대면 협진을 해 동네 의원에서 끝까지 책임지는 미래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훈 복지부 제2차관이 30일 'AI 기본의료 제1차 전문가 정책 간담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천선휴 기자

정부가 모든 국민이 거주 지역에 상관없이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AI 기본의료' 시대를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복지부는 이번 간담회를 시작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보건의료 전반에 도입해 'AI 기본의료' 시대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AI 기술이 물리적 거리에 구애받지 않고 고도의 진단 및 처방 보조 기능을 수행할 수 있어 취약지 의료 공백과 지역 필수의료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지역·필수·공공의료 AI 대전환(AX)'만이 △지역 간 의료격차 심화 △필수의료 인력 부족 △공공의료 취약성 등 현재 우리나라 보건의료 체계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라는 것이다.

이형훈 복지부 2차관은 "정부는 물리적 거리를 넘어 지역의 격차를 줄이고 부족한 공공의료 자원을 보완하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인공지능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며 "인공지능은 의료 취약지 공백을 메우고 필수 의료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병원들의 부담을 덜어줄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2월부터 복지부 내에 'AI 기본 의료 추진단'을 운영하고 있다"며 "의료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 수단들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복지부는 AI 의료가 또 다른 건강 격차를 만들지 않을 수 있도록 정책 방향성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박정환 복지부 보건의료데이터진흥과장은 "사용 경험이나 기관별 정보화 수준의 격차, 정작 AI를 가장 필요로 하는 지역 필수 공공의 기술이 더 늦게 도착하는 등의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는 또 다른 건강 격차를 만들 수 있어 모두에게 닿는 보편성, 양극화를 강화하지 않는 AI 기본 의료라는 큰 컨셉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말했다.

서준범 교수는 "비용·접근성·질이라는 삼각축을 잘 유지하고 자랑해 왔던 한국 의료가 흔들리고 있다"며 의료 인공지능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 교수는 "현재의 시스템에 인력과 비용을 더 집어넣고 수가를 올리는 등의 형태로는 기본 의료를 실현하기 어렵다"며 "이 부분에 대한 기본적인 해결책은 디지털 전환, 인공지능 전환 외에는 방법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 기본의료' 구현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보건의료 독자 파운데이션모델 필요 △연구개발 데이터 확보 △AI 도입 인프라 구축 △AI 기본 의료 거버넌스 등 4가지를 꼽았다.

서준범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교수가 제시한 AI 기본의료의 핵심 목표. (서준범 교수 발표 자료.)

하지만 지역·필수·공공의료 최전선에 있는 조승연 영월의료원 외과 과장은 'AI 기본의료'에 대한 방향성은 공감하면서도 당장 지방의료원이 처한 현실적인 문제부터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과장은 "지방의료원 같은 지역 거점 병원들은 AI 문제가 아니라 기본적인 사람이 없다"면서 "기본적인 EMR(전자의무기록) 시스템조차도 너무 낙후돼 있고 네트워크는커녕 자체 병원 시스템도 매일 다운돼 아주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복지부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진행하고 있는 전체적인 클라우드 기반 EMR 시스템 같은 것들이 훨씬 시급하다"며 "지방의료원들 EMR 시스템이 저번 정부에서 추진되다 딜레이되고 있다. 지금 개발해도 5년이 걸릴지 10년이 걸릴지 모르는데 그 전에 AI를 논하기는 무척 어려울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역·필수·공공의료 AI 대전환을 위해선 공공의료기관을 국가 보건의료의 중심으로 키워나가고 거기에 대해서 지원을 해주는 개념들을 확실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박정환 과장은 "공공의료에서 EMR의 정상적 작동, 디지털 전환 등 기본적인 인프라가 토대가 돼야 한다는 데 모두가 공감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선 막대한 자본이 필요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I 전환을 통해 지방의료원에서 완결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사회적 공감대를 끌어내기 위해서 힘을 합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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