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기지 않아 글러브 물끄러미…2군 다녀오고 3㎏이나 빠졌던 두산 안재석 “홈런보다 호수비가 더 좋아요”

김하진 기자 2026. 4. 3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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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잠실 삼성전에서 호수비를 한 뒤 자신의 글러브를 바라보는 두산 안재석. 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안재석이 경기 후 인터뷰하고 있다. 잠실 | 김하진 기자

두산 안재석(24)은 지난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전에서 신들린듯한 수비를 선보였다.

7회에는 삼성 심재훈의 3루 선상을 타고 날아온 강한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잡아냈다. 8회 초에는 김헌곤과 김성윤의 땅볼 타구를 연달아 호수비로 잡아냈다. 잠실구장에는 환호가 쏟아졌고, 안재석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자신의 글러브를 물끄러미 바라보기도 했다.

안재석의 활약은 수비에서만 그친 것이 아니었다. 3-0으로 앞선 7회 말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삼성 두 번째 투수 배찬승을 상대로 중간 펜스를 넘기는 비거리 125m짜리 솔로 홈런으로 연결했다. 승리를 결정짓는 쐐기타였다.

이 모든 일이, 1군에 올라온 이 날 다 벌어졌다.

안재석은 주전 3루수로 올 시즌 개막을 맞이했다. 하지만 14경기에서 타율 0.216 1홈런 7타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수비에서도 3개의 실책을 기록하며 고개 숙였다. 결국 16일 2군행 통보를 받았다.

퓨처스리그에서 6경기 타율 0.545 1홈런 2타점의 맹타를 휘두른 안재석은 김원형 두산 감독의 부름을 다시 받았다. 김원형 감독은 “심리적인 부담을 떨치는 시간이 필요했다. 오늘부터는 자기 스윙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그리고 안재석은 사령탑의 믿음에 바로 부응했다. 안재석은 “멘털적으로 흔들리는 부분을 줄이려고 편안하게 경기에 임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자평했다.

스스로 분석한 부진 요인이 멘털적인 부분이었다. 안재석은 “기회를 먼저 받고 나가는 상태에서 한순간에 무너졌다고 생각한다”라고 분석했다.

수비하는 두산 안재석. 두산 베어스 제공

2군에서의 시간들이 밑거름이 됐다. 안재석은 “이대로는 안 될 것 같다 싶었다. 나도 모르게 지난해의 기억을 찾아가는 것 같다. 그러면 안 될 것 같아서 스스로 느낌을 바꾸면서 했더니 지금은 어느 정도 잡힌 것 같다”고 말했다.

코칭스태프 등 주변 사람들의 조언이 도움이 많이 됐다. 특히 조경택 2군 코치의 말이 마음에 와닿았다. 안재석은 “코치님이 ‘타석에서 10번 중에 3번 치면 되는데 한 번에 이렇게 쫓기느냐’라고 말씀해주시면서 ‘한 번 못 치면 다음에 치면 돼’라고 생각을 하라고 하셔서 그렇게 임했다”고 했다.

이날 수비도 부담을 내려놓고, 즐거움을 찾은 덕분에 나왔다. 안재석은 “즐겁게 하자고 혼잣말로 세뇌했다. 별거 아닌 플레이에도 기분 좋게, 재미있게 했던 것 같다”고 돌이켜봤다.

세 번째 호수비를 한 후 글러브를 본 것에 대해서는 “솔직히 잡을 줄은 몰랐다. 그냥 글러브를 들이댔는데 들어갔다. 애매한 타구들이 계속 잡히니까 나도 신기했다”며 웃었다.

홈런보다 수비에 대한 짜릿함이 더 컸다. 안재석은 “수비가 한 번, 두 번 나온 게 아니라 계속 나와서 그게 더 짜릿하다”라고 했다.

3루 수비는 “아직 어렵다”라고 했지만 그는 “펑고 많이 받고, 좀 더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안재석은 퓨처스리그에 내려가 있는 동안 체중이 줄었다. 적지 않은 마음고생을 하느라 3㎏ 정도 빠졌다. 김원형 감독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하루에 1만 칼로리 정도 먹었다지 않나. 젊은 선수들에게 밥 많이 먹으라고 했다. 체중을 불리고 몸을 좀 키워서 타구 스피드도 강하게 하고 달라지는 게 있지 않나”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안재석도 “이제는 좀 많이 먹어야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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