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오·오세훈, 'K컬처' 두고 기싸움… "경쟁력, 높이론 부족" vs "전시행정? 관광서 꽃피워야"

윤한슬 2026. 4. 30.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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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30일 '2026 한국포럼' 축사를 통해 묘한 기싸움을 벌였다.

정 후보가 "화려함의 이면까지 챙겨야 한다"고 오 후보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내놓자, 이어서 무대에 오른 오 후보가 "대한민국 서울은 누가 뭐래도 세계 문화 수도로 발돋움하기 시작했다"고 치적을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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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한국포럼서 나란히 축사
정원오 "창작자 삶, 권리 지켜져야… 제도 고민해야"
오세훈 "투어노믹스, 컬처노믹스로 도시 경제 살려야"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6 한국포럼 'K컬처, 세계를 잇는 새로운 문법'에서 기념촬영 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최주연 기자

서울시장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30일 '2026 한국포럼' 축사를 통해 묘한 기싸움을 벌였다. 정 후보가 "화려함의 이면까지 챙겨야 한다"고 오 후보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내놓자, 이어서 무대에 오른 오 후보가 "대한민국 서울은 누가 뭐래도 세계 문화 수도로 발돋움하기 시작했다"고 치적을 내세웠다.

정 후보와 오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포럼에 참석해 'K컬처, 세계를 잇는 새로운 문법'을 주제로 축사를 했다. 소재는 K컬처였지만 두 후보는 서로를 의식한 듯 서울의 역할과 위상 등에 대한 극명한 인식 차이를 드러내며 신경전을 벌였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정 후보는 짧은 축사에서 '서울'을 7번 언급해가며 오 후보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도시의 경쟁력은 높이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도시가 가진 시간과 장소의 가치를 지키고, 그 위에 필요한 인프라와 산업을 더할 때 진짜 경쟁력이 만들어진다"고 강조했다. 세운4구역에 고층건물 건설을 추진하고 '디자인노믹스'(디자인이 미적 요소를 넘어서 경제적 가치와 경쟁력을 창출하는 핵심 자원이라는 의미)를 내세우는 오 후보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정 후보는 "K컬처가 지속가능하려면 세계적 성공만이 아니라, 그 성공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의 삶과 권리가 함께 지켜져야 한다"며 "창작자와 지역이 밀려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면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창작자와의 공존, 상생도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역설한 셈이다.

뒤이어 무대에 오른 오 후보는 준비된 원고도 보지 않은 채 "처음 시장 취임하고 나서 난데없이 컬처노믹스, 디자인노믹스를 들고 나와 많은 비판을 받았다"며 "모든 것은 디자인이다, 모든 것은 문화로 통한다 이런 얘기를 시작했을 때 참으로 많은 걱정을 들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렇게 해서 서울이 세계 디자인 수도 타이틀을 따내게 됐고 문화와 예술을 산업화하는 과감한 투자를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오 후보는 정 후보의 '상생' 지적을 의식한 듯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웹툰 산업이 서울시에서 꼭 필요한 지원 대상이었던 시절도 있었다. 그런 기업에는 별도로 보조금을 지급하고 무료로 사무실을 제공하는 그런 시절이 있었다"며 "지금은 그런 산업이 무럭무럭 자라 서울의 문화 생태계를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서울시의 상생 지원을 통해 문화 생태계가 발전했다고 맞받아친 셈이다.

또 여권에서 최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한강버스 등 '오세훈표 서울시정'을 두고 '전시 행정'이라고 비판하는 것을 의식한 듯 '투어노믹스'(관광이 만들어내는 경제적 효과)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오세훈표 치적 알리기에 집중했다.

오 후보는 "투어노믹스가 컬처노믹스와 함께 도시 경제를 살려가는 하나의 축이 되길 바라는데 아직도 갈 길이 멀다"며 "어떤 정치인들은 이것을 전시 행정, 거치대 행정이라 그러는데 서울은 제조업 기반 도시가 아니어서 서울 경제가 꽃을 피우려면 관광 산업에서 꽃을 피울 수밖에 없고, 가장 중요한 것은 수변 경쟁, 야간 경쟁의 활성화"라고 말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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