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국민기업’, 한국 거였네”…코라오그룹, 역발상으로 인도차이나 뚫는다
![오세영 코라오그룹 회장 [코라오그룹]](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30/mk/20260430120317675eawg.png)
오 회장은 이민 역사 150여년, 750만 재외동포 가운데 최초로 한상기업을 한국거래소에 상장시킨 인물이다. 2010년 LVMC홀딩스를 유가증권시장(KOSPI)에 올렸고, 2016년에는 세계한상대회 대회장을 맡는 등 글로벌 한상 경제 네트워크를 이끄는 핵심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2020년에는 라오스 한국경제인연합(KOCHAM) 초대회장을 맡아 현지 한인 경제계의 구심점 역할도 수행했다.
코라오그룹은 이름부터 상징적이다. ‘코리아(Korea)’와 ‘라오스(Laos)’를 결합해 만든 사명에는 한국과 라오스를 잇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실제로 코라오는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자동차 조립·판매 사업으로 출발해 현재 바이오에너지, 전자유통, 금융, 레저 등 7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며 현지 1위 그룹으로 성장했다.
오 회장의 사업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강원도 동해 출신인 그는 성균관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7년 코오롱에 입사해 무역 실무를 익혔다. 이후 1990년 베트남에서 봉제공장을 운영하며 독자 사업에 나섰지만, 현지 파트너의 배신으로 실패를 겪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중고 오토바이와 자동차, 건설 중장비 무역으로 재기에 성공했고, 베트남에 터보트레이딩을 설립하며 다시 기반을 다졌다.
하지만 또 다른 위기가 찾아왔다. 베트남이 아세안 가입을 앞두고 중고 수입을 금지하면서 사업 기반이 흔들린 것이다. 이에 오 회장은 1997년 당시 경제 불모지나 다름없던 라오스로 눈을 돌렸다. 이 선택이 그의 인생을 바꿨다.
라오스에서 설립한 코라오디벨로핑은 일본차가 장악하던 시장에 현대·기아차를 도입하며 자동차 산업의 틀을 바꿨다. 단순 판매를 넘어 체계적인 애프터서비스(AS)망을 구축해 ‘믿을 수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확보한 것이 주효했단 평을 받는다. 이후 현지 공장을 인수해 직접 생산에 나서며 사업을 확장했다.
특히 관세 구조를 활용한 전략이 빛을 발했다. 완성 중고차 수입 관세가 100%에 달하는 반면, 부품은 40% 수준에 그친다는 점에 착안해 차량을 부품 형태로 들여와 현지에서 조립·판매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비용 경쟁력을 확보한 동시에 품질과 서비스 신뢰를 확보하며 시장을 빠르게 장악했다.
그 결과 현재 라오스 내 한국산 자동차 점유율은 약 50%에 육박한다. 코라오의 자체 브랜드 ‘대한모터스’ 상용차 역시 현지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전국 150개에 달하는 사후처리(AS)망은 코라오 경쟁력의 핵심으로 꼽힌다.
코라오는 자동차 사업에서 확보한 수익을 기반으로 사업 다각화에도 성공했다. 농수산, 유통, 건설, 금융, 리조트 등으로 투자 영역을 넓히며 종합 기업으로 도약했다. 한국에서는 코라오홀딩스 상장을 계기로 입지를 넓혔고, 효성그룹으로부터 이륜차 사업을 인수해 KR모터스를 출범시키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2018년에는 지주사명을 LVMC홀딩스로 변경했다. Laos·Vietnam·Myanmar·Cambodia의 앞 글자를 딴 이름으로, 인도차이나 전역을 아우르는 사업 확장 의지를 담았다.
금융과 유통 분야에서도 성과를 냈다. 2009년 설립한 인도차이나뱅크는 선진 금융기법과 현지화 전략을 결합해 설립 4년 만에 자산·수신·여신 부문에서 민간은행 1위에 올랐다. 물류 계열사 글로비아는 그룹 전반의 물류를 담당하며 향후 인도차이나 전역으로의 확장을 준비 중이다.
전자유통 사업인 K-Plaza는 라오스 최대 전자제품 양판점으로 자리 잡았다. 기존 소규모 중심이던 시장에 대형 유통 모델을 도입하고, 철저한 AS를 통해 소비자 신뢰를 확보했다. 레저 분야에서는 정부 소유 골프장을 인수·리모델링해 ‘라오컨트리클럽’을 개장하며 고급 레저 시장도 공략했다.
최근에는 디지털·유통 혁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콕콕 페이’와 전기 3륜차 ‘콕콕 무브’를 출시하고, 대형 쇼핑몰 ‘콕콕 메가몰’과 편의점 ‘콕콕마트’를 잇달아 선보이며 라오스 유통 시장의 판을 바꾸고 있다.
코라오그룹은 ‘K-브랜드 허브’로서의 역할도 강화하고 있다. 이디야커피, 이마트24 등 한국 프랜차이즈와 마스터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최근에는 하남돼지집과 협력해 동남아 시장에 정통 한식 BBQ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맘스터치 역시 라오스 1호점을 열며 현지 외식 시장 공략에 나섰다.
오 회장과 코라오그룹은 경영 성과뿐 아니라 사회공헌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라오스 학생과 청년 지원, 각종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450여 차례 이상 정부 및 단체로부터 표창을 받았다. 라오스 정부로부터 경제발전훈장 등 최고 수준의 훈장을 수훈하기도 했다.
현재 LVMC홀딩스는 캄보디아 자동차 조립공장 설립 등 인도차이나 전역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오 회장은 저서 ‘하이웨이에는 길이 없다’에서 “사업이란 함께 빵을 나누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어려웠던 시절 기회를 제공했던 지역에 다시 투자하며 성장의 결실을 나누겠다는 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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