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발가스 잡아 세계 뚫었다”…코리아에프티, 친환경 부품으로 사세 확장

김민주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kim.minjoo@mk.co.kr) 2026. 4. 30.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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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원석 코리아에프티 회장 [코리아에프티]
친환경 자동차 부품 기업 코리아에프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연료 증발가스를 줄이는 핵심 부품 ‘카본 캐니스터’를 앞세워 환경 규제 강화 흐름에 올라타며 매출과 수출을 동시에 끌어올린 것이다. 코리아에프티는 전통적인 내연기관 부품을 넘어 전기차·수소차 시대를 겨냥한 기술 투자까지 병행하며 ‘친환경 모빌리티 파트너’로 도약을 노리고 있다.

코리아에프티는 카본 캐니스터와 플라스틱 필러넥, 각종 의장 부품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자동차 부품사다. 이 가운데 카본 캐니스터는 연료탱크에서 발생하는 증발가스를 흡착한 뒤 엔진 작동 시 재연소시키는 장치로, 환경 규제가 강화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필수 부품으로 꼽힌다. 연료 주입 통로 역할을 하는 플라스틱 필러넥 역시 차량 경량화와 연비 개선 측면에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안성 본사와 연구소, 3개 생산 거점을 기반으로 현대차·기아 등 주요 완성차 업체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동시에 일찌감치 해외로 눈을 돌려 글로벌 공급망 구축에 나섰다. 2003년 중국 베이징을 시작으로 인도, 폴란드, 슬로바키아, 미국 등 5개국에 8개 생산기지를 마련했고, 폭스바겐·GM·르노·닛산·포르쉐·볼보 등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와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이 같은 ‘국내 연구개발(R&D)·해외 생산’ 전략은 실적 성장으로 이어졌다. 코리아에프티의 연 매출은 2020년 4097억 원에서 지난해 7859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전체 매출의 약 70%가 수출에서 발생할 정도로 글로벌 비중도 크게 확대됐다.

성장의 핵심에는 기술력이 있다. 코리아에프티는 1987년 카본 캐니스터 국산화에 성공하며 기술 자립을 이뤘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독보적 지위를 확보했을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4위권에 올라 있다. 특히 세계 최초로 개발한 ‘가열 방식 캐니스터’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성능 한계를 극복한 기술로 평가받는다. 해당 기술은 미국과 국내에서 특허를 취득했으며,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용 제품 양산도 앞두고 있다. 최근에는 차세대 대체 연료인 이퓨얼(e-fuel) 적용 기술 개발에도 나섰다.

플라스틱 필러넥 역시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축이다. 코리아에프티는 1993년 해당 부품의 국산화에 성공했으며, 금속 대비 45% 이상 가벼운 특성을 통해 차량 연비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2019년에는 나노클레이를 적용한 신소재를 개발해 증발가스 차단 성능을 기존 대비 12배 이상 끌어올렸다. 이 성과로 IR52 장영실상을 수상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 회사는 연구개발 역량 강화를 위해 2001년 부설 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신기술과 신공법 개발을 지속해왔다. 현재까지 국내외 특허 73건을 확보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다양한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향후에는 수소연료전지차(FCEV), 배터리전기차(BEV) 등 미래차용 친환경 부품 개발도 확대할 계획이다.

사업 포트폴리오도 다각화하고 있다. 차량용 선쉐이드, 콘솔, 글로브박스 등 의장 부품을 글로벌 시장에 공급하며 수익 기반을 넓혔다. 특히 2019년 폭스바겐 전기차 ‘ID. 버즈’ 의장 부품 공급사로 선정되며 유럽 전기차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미래차 기술 분야에서도 도전에 나섰다. 코리아에프티는 딥러닝 기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을 개발 중이며, 차량 내 고화질 영상 구현이 가능한 ‘가상 이미지 모니터(VIM)’도 선보였다. 자율주행 시대에 맞춘 사용자 경험 혁신을 준비하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첫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며 환경 보호와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개선 성과를 공개했다. 글로벌 고객사와의 협력을 통해 강화되는 ESG 기준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오원석 코리아에프티 회장은 범죄피해자 지원 활동에 앞장서며 사회적 기업 ‘무지개공방’을 설립했다. 이곳에서는 피해자들에게 일자리와 심리 치유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코리아에프티는 지금까지 약 7억 원을 기부하는 등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인재 육성에도 적극적이다. 한국폴리텍대, 한국장학재단 등과 협력해 자동차 부품 분야 인력 양성과 고졸 취업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으며, 대학과 연계한 일학습병행제를 통해 실무형 인재를 채용하고 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연구 지원과 글로벌 인재 양성 프로그램 후원 등 산업 생태계 전반에 대한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코리아에프티는 기술과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추구하는 ‘지속가능 성장’ 전략을 통해 장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오원석 코리아에프티 회장은 “기술은 결국 사람을 향해야 한다”며 “2030년 매출 1조 원 달성과 글로벌 친환경 자동차 부품 기업으로의 도약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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