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高)유가에 떨던 한국은 없다… 반도체 수출액, 원유 수입액의 2배

이란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은 마치 악재를 무시하고 있는 듯 하다. 특히 한국 증시는 연일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신영증권 김효진 박사는 과거 유가 급등은 곧 증시 폭락으로 이어졌지만, 원유 시장이 구조적으로 달라졌다고 진단했다. 특히 한국은 반도체 수출액이 에너지 비용 상승분을 압도할만큼 경제 체질 자체가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韓 반도체 수출액, 에너지 비용 압도


한국 경제의 체질 변화도 핵심이다. 과거 한국은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아 유가 상승에 취약한 경제로 평가받았다. 반도체 수출이 중요하긴 했지만, 2010년대 중반 이전까지만 해도 원유 수입액 부담이 경제 전체에 더 크게 작용했다. 그러나 2016년 이후 흐름이 바뀌었다. 반도체 수출액이 원유 수입액을 넘어섰고, 최근에는 그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현재는 반도체 수출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유가 상승으로 인한 비용 증가분을 상쇄하고도 남는 수준이다.
이 변화는 한국 증시를 바라보는 외국인 투자자의 시각에도 영향을 준다. 과거에는 “한국은 유가 상승에 취약한 나라”라는 평가가 앞섰다면, 이제는 “한국은 AI 사이클의 핵심 공급망인 반도체 수출국”이라는 평가가 더 중요해졌다. 유가 상승이 일부 산업과 기업의 비용 부담을 키우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경제 전체로 보면 반도체 수출 확대가 유가 부담을 상쇄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한국 증시가 지정학적 위험 속에서도 사상 최고치 흐름을 이어가는 배경에는 이 같은 수출 구조의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AI 생산성 향상에 대한 냉정한 현실
AI 생산성 향상에 대한 기대도 시장을 지탱하는 또 다른 축이다. 다만 AI가 곧바로 경제 성장률과 물가 지표를 급격히 바꾸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보기는 어렵다. 전기, 철도, 자동차, 인터넷, 스마트폰처럼 과거의 대형 기술 혁신도 장기적으로 생산성을 높였지만, 단기간에 GDP 성장 경로를 급격히 바꾼 것은 아니었다. AI 역시 생산성 개선의 방향성은 분명하지만, 그 효과가 거시경제 지표에 언제, 얼마나 반영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그럼에도 시장이 AI를 중시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AI 투자가 실제 기업 실적으로 연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이 견조하게 나오고,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력 인프라 투자 수요가 이어지면서 시장은 금리와 유가보다 기업 이익의 방향성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과거처럼 금리 한두 차례 인하 여부만으로 증시 방향이 결정되는 국면이 아니라, AI 투자 사이클과 이에 따른 기업 이익이 증시의 핵심 변수가 된 것이다.
FOMC 매파적 동결
지난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동결 결정과 내부의 엇갈린 목소리는 시장에 다소 혼란을 주었다.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비둘기파적 의견과 물가 우려를 강조하는 매파적 의견이 공존하며 연준 내부의 균열이 가시화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차기 연준 리더십의 변화 가능성과 맞물려 향후 연준의 시장 지배력과 소통 방식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물가는 여전히 부담스럽지만, 글로벌 원유 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기술혁신 사이클이 주도하는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시장은 금리 인사 시점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보다 기업들의 견고한 실적과 AI 산업의 확정서에 더 큰 무게를 두고 있다. 연준이 다시 본격적인 금리 인상 사이클로 들어설 정동의 물가 충격이 나타나지 않는 한, 증시는 금리보다 이익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다.
김 박사는 지정학적 위기에도 증시가 무덤덤한 이유는 위험을 무시해서가 아니라, 경제가 이를 감당할 수 있는지를 따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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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기사는 삼프로TV 인터뷰 방송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더욱 정확한 풍성한 내용은 방송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