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빠지고 中 밀려온다”···수입차 시장 ‘지각변동’
BYD 1만대 돌파에 지커·샤오펑까지···중국차 공세 확대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국내 수입차 시장의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그동안 안정적인 입지를 구축해온 일본 브랜드가 잇따라 시장에서 이탈하거나 존재감이 약화되는 사이, 중국 브랜드가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며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혼다코리아의 철수 결정은 이러한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앞서 닛산 역시 2020년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바 있어, 일본 브랜드 가운데서는 사실상 토요타자동차만이 국내 시장에 남게 됐다.
한때 품질과 내구성, 하이브리드 기술력을 앞세워 수입차 시장의 한 축을 담당했던 일본 브랜드의 위상이 구조적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중국 브랜드는 전기차를 앞세워 존재감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특히 BYD는 국내 진출 초기라는 한계를 뛰어넘고 단기간 내 판매 성과를 끌어올리며 시장 판도를 흔들고 있다. 여기에 신규 브랜드 진입까지 예고되면서 수입차 시장의 경쟁 구도가 뒤바뀌는 양상이다.
◇ 일본 브랜드 '연이은 이탈'···구조적 약세 심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 브랜드의 입지는 과거와 비교해 크게 축소됐다. 혼다코리아의 철수는 단순한 개별 기업의 사업 전략 변화라기보다 시장 환경 변화가 누적된 결과로 해석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혼다코리아는 지난 23일 최근 판매 부진과 사업 환경 악화 등을 이유로 올해 말 국내 자동차 판매 사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한국 진출 후 23년 만이다.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는 "시장 환경과 환율 등 여러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업 방향을 신중히 검토했다"며 "자동차 판매는 종료하지만 법인은 유지하며, 모터사이클 중심으로 경쟁력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기존 고객에 대한 애프터서비스(AS)는 일정 기간 유지할 계획이다. 혼다는 한때 CR-V, 어코드 등 주력 모델을 중심으로 국내에서 연간 수천 대 규모의 안정적인 판매를 이어왔지만, 최근 몇 년간 판매량 감소세가 지속됐다.
앞서 닛산 역시 2020년 한국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당시 닛산은 브랜드 이미지 훼손과 판매 부진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이로써 일본 완성차 브랜드 가운데서는 토요타자동차만이 사실상 유일하게 국내 시장에 남게 됐다.
일본 브랜드의 약세 배경으로는 복합적인 요인이 지목된다.
우선 국내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의 경쟁력 강화가 영향을 미쳤다. 과거 국내에선 국산차 대비 일본차 품질이 우수하다는 인식이 강했으나, 현대차가 품질 개선과 함께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빠르게 확대하며 일본 브랜드의 핵심 경쟁 영역을 직접적으로 잠식했다.
여기에 2019년 이후 확산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 당시 소비자 인식 변화로 일본차 판매량이 급감했고, 이후 일부 회복세를 보였지만 라인업 확대 등에서 부진이 이어지며 과거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실제 토요타자동차의 판매량은 이러한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토요타는 2018년 국내에서 1만6774대를 판매했지만, 일본 불매운동 이후인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6000대 수준에 머물렀다. 2025년에는 9000대 수준으로 회복됐으나, 여전히 전성기 대비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인 렉서스는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으나, 전체 일본 브랜드의 시장 영향력을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중국 브랜드 '전기차 공세'···시장 판도 흔든다
일본 브랜드의 빈자리를 빠르게 파고든 것은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다. 이들은 전기차 중심의 제품 전략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BYD다. BYD는 국내 시장에 진출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누적 판매 1만대를 돌파하며 수입차 시장에서 이례적인 성과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1만대 클럽'은 수입차 시장에서 흥행 여부를 가늠하는 기준으로 여겨지는데, 신생 브랜드가 단기간에 이를 달성한 것은 이례적이다.

판매 데이터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확인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BYD 판매량은 3968대로 집계됐다. 이는 렉서스(3755대), 토요타(2153대), 혼다(211대)를 모두 앞서는 수준이다. 단일 브랜드 기준으로 중국 업체가 일본 브랜드를 넘어선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추가 진출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지커는 국내 법인 설립 이후 출범을 준비 중이며, 샤오펑 역시 연내 한국 시장 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첨단 소프트웨어, 가격 경쟁력을 핵심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BYD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부분에서 고평가를 받으며 중국차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개선된 만큼 다른 중국 브랜드 판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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