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방해·명예훼손에 흔들리는 경남 교권…현장 “제도 개선 시급”

문정민 기자 2026. 4. 30.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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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교권보호위 지난해 254건 심의
수업방해 최다 모욕·폭행 비율도 증가
심리상담 3486건 법적 대응 수요 확대
교보위 교사위원 참여 부족…개선 과제
교육청 “교육공동체 신뢰 회복에 힘쓸 것”
교권 침해가 수업방해와 모욕·명예훼손 등 일상적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 경남 교육활동 침해 사례 '의도적 교육활동 방해'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도내 교육활동보호센터 상담이 늘어나는 가운데, 법률상담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교권 침해 대응 과정에서 법적 부담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장에서는 제도 개선과 함께 실질적 대응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들이 이달 5일 국회 앞에서 교권 보호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한국교총

교권보호위 상담 증가·법적 대응 확대

경남교육청이 파악한 최근 지역교권보호위원회 심의 건수는 2024년 282건, 2025년 254건으로 집계됐다. 교권보호위원회는 교사의 교육활동 침해 여부를 심의하고, 가해자 조치와 피해 교원 보호를 결정하는 기구다.

2024년에는 '교육활동 침해 아님' 40건과 기타 3건을 제외한 239건이 교권 침해로 인정됐다. 2025년에는 '교육활동 침해 아님' 16건과 기타 3건을 제외한 235건이 교권 침해로 인정됐다.

침해 유형은 '의도적 교육활동 방해'가 가장 많았다. 2024년 49%로 절반에 가까웠고, 2025년에도 30%로 1위를 유지했다. 모욕·명예훼손 비율은 지난해 22%로 전년(10%)보다 12%포인트 증가했다.

교육활동보호센터 상담도 증가했다. 2024년 2765건에서 2025년 3486건으로 늘었다. 심리상담은 2525건에서 2317건으로 소폭 줄었지만, 법률상담은 240건에서 1169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교권 침해 대응 과정에서 법적 분쟁과 자문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외부 전문기관과 연계한 심리상담도 2024년 170건, 2025년 149건으로 소폭 줄었다. 비대면 상담 확대 등 지원 방식 변화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교육청은 교원 1인당 심리치료비 최대 100만 원과 보호조치 비용 약 200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가 이달 27일 경남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교권보호위원회 구성 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문정민 기자

교사들 "국가책임 강화 등 종합대책 촉구"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이달 15일 발표한 교권침해 실태조사 결과, 교원 86%가 최근 1년간 교육활동 침해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은 전국 유·초·중·고 교원 3551명이다. 이 가운데 경남 교원은 320명으로 9.0%를 차지했다. 경기도(27.4%), 서울특별시(11.6%)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비중이다.

실태조사 결과, 직접 피해를 겪었다는 응답은 38.9%, 동료 피해를 목격했다는 응답은 47.1%였다.

교권 침해 유형별로는 수업방해가 두드러지게 많았다. 전체의 93.0%가 경험했고, 62.0%는 반복적으로 겪었다고 답했다. 언어폭력은 87.5%, 비언어적 폭력은 83.8%, 위협 행동은 80.6%로 나타나 교원이 상시적 침해 환경에 놓여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폭행·상해 경험은 26.9%였다. 성희롱 등 성 관련 침해는 47.5%, 스토킹은 43.5%로 집계됐다. 신체 안전과 인격권을 직접 침해하는 사례도 지속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원의 심리적 불안도 높은 수준이다. 악성 민원 및 고소에 대한 두려움은 85.0%로 가장 높았다.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불안은 81.8%였다. 몰래 녹음(80.9%), 명예훼손·모욕(75.7%), 폭행 피해(62.5%), 성희롱·성폭력(55.4%) 등 전반적으로 높은 불안감을 보였다.

교총은 "교권 보호는 단순히 교사의 권익 보호를 넘어 공교육의 붕괴를 막기 위한 국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교육활동 관련 소송 국가책임제 △악성민원에 대한 교육감 맞고소 의무제 △중대 교권 침해 사안의 학생부 기재 △모호한 정서학대 조항 명확화를 위한 아동복지법 개정 △아동학대관련 사안의 경찰 무혐의 시 검찰 불송치 등 '5대 영역 23대 종합대책'을 정부 정책에 전면 수용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경남지역 교권 침해 유형 중 수업 방해 사례가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교육청 "수업·학습권 보장 힘쓸 것"

교권보호위원회(교보위) 구성 시 교사 위원을 20% 이상 포함하도록 한 교원지위법 개정안이 이달 2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교사 참여 기준이 명확해지면서 현장 의견 반영이 제도적으로 강화됐다는 평가다.

교보위는 교장·교감 등 관리자와 교사, 학부모, 교수, 변호사, 경찰 등으로 구성된다. 그동안은 '교원 비율 50% 초과 금지' 규정만 있어 관리직 중심 운영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번 개정으로 교사 비율이 최소 20%로 명시됐지만, 경남지역 교사 위원 비율은 10.7%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사천·함양·합천 지역에는 교사 위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와 경남교사노동조합은 "법 시행 전이라도 추가 위촉을 통해 교사 비율을 20%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며 "수업 부담을 줄일 보결 강사 지원 등 실질적 참여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경남교육청은 교보위 운영 개선과 함께 교육공동체 중심 대응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교사 위원 비율을 20% 이상으로 확대하는 법 개정 취지에 맞춰 시행 전까지 기준을 충족할 계획이다. 위원 임기 등 현실적 제약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보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교사 참여 확대를 위한 운영 개선도 검토 중이다. 수업과 교보위 회의 일정이 겹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회의 시간 조정 등 참여 여건 개선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현재 도교육청은 교권 보호 정책을 예방·대응·치유 3단계로 나눠 추진하고 있다. 전담 부서와 인력, 갈등 조정 전문가, 교육지원청 협력 체계를 기반으로 종합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교육활동보호센터를 중심으로 심리·법률·행정 상담도 통합 지원하고 있다. 교육활동보호센터는 본청을 포함해 창원·김해·진주 등 4곳으로 확대돼 교원은 물론 교직원까지 상담을 지원한다.

이필우 경남교육청 교육활동보호담당관은 "교권 문제는 개별 사건 대응을 넘어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 원인 분석과 예방, 맞춤형 지원을 통해 교육공동체 신뢰 회복에 힘쓰겠다"며 "교사 수업권과 학생 학습권이 함께 보장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문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