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은 北의 교훈" 헤그세스 경고, 김정은 '핵 폭주' 명분 되나 [이우탁의 인사이트]
美 국방 외회 출석해 이란 공격 정당화하면서 "北 핵야망 막지 못했다"
이란과 다른 北, 협상하는 척하며 끝내 핵무기 보유

[더팩트 | 이우탁 칼럼니스트] "이것(이란의 핵야망)이 핵을 향해 나아가는 북한의 전략이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대대적인 군사공격을 시작한 지난 2월 28일 이후 처음으로 열린 29일(현지시간) 미국 연방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한 발언이다. 민주당 간사인 애덤 스미스 의원이 지난해 6월 이미 이란 핵시설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했음에도 왜 이란의 핵이 ‘임박한 위협’이라는 명분으로 군사공격했느냐고 추궁하자 ‘북한의 교훈’을 언급하며 맞받아친 것이다.
헤그세스 장관은 "핵 시설들은 폭격당해 완전히 파괴됐지만 지하에 묻혀있으며, 그들(이란)의 핵무기 야망은 지속됐고, 재래식 방어망을 구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바로 이것이 "북한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더 구체적으로는 "모두가 북한이 핵무기를 가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했지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북한은 엄청난 양의 탄도 미사일을 확보해 이를 방패 삼아 지역사회와 세계를 협박할 수 있었다"며 "북한은 ‘우리는 핵을 가질 것이고, 너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재래식 무기 개발로 외부 공격을 막으면서 은밀하게 핵무기를 개발했으며, 미국의 과거 행정부가 이를 막지 못했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이다.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가장 취약한 순간을 포착해 이스라엘과 함께 오직 미국만이 할 수 있는 행동을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헤그세스의 발언처럼 1980년대 말부터 은밀하게 핵개발을 추진해온 북한의 야심찬 계획을 막기 위해 미국은 고비고비마다 군사작전을 검토했으나 실행하지 못했다. 대표적으로 클린턴 정부 시절이던 1994년 영변 핵시설에 대한 ‘외과수술식 폭격’ 계획이나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북한을 ‘악의 축’의 일환으로 지목하며 군사공격을 검토한 일이 거론된다.
특히 부시 대통령 시절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몇주 간 대중에서 사라졌던 적도 있었다. 또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임기 말기에 북한의 핵무기와 핵시설을 일시에 제거할 수 있는 군사공격을 검토했음이 이후 보도되기도 했다. 트럼프 1기 시절에는 한반도에 전쟁위기가 감돌 정도로 긴박한 정세가 펼쳐지다 전격적으로 ‘트럼프-김정은 정상회담’이 성사됐었다.
결국 북한은 미국의 감시와 압박 속에서도 30여년간 협상하는 척하면서도 끝내 핵개발에 성공해 현재는 핵보유국을 자처하고 있다. 2006년 10월 첫 핵실험 이후 모두 6차례의 핵실험을 강행했으며 수십기의 핵탄두와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전문가들은 북한을 ‘사실상의 핵보유국가’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란의 경우를 ‘핵 문턱국가(Threshold state)’라고 부른다. 무기급으로 전환하면 최소 핵탄두 5개 이상을 만들 수 있는 농축우라늄을 비축하고 있지만 최종 핵무기 개발에는 성공하지 못한 나라라는 뜻이다.
북한과 이란의 차이는 어쩌면 단순하다.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을 하면서도 비밀 핵개발을 국가 프로젝트로 밀어붙였지만 이란은 미국(서방포함)과의 핵합의(JCPOA)를 하고 핵개발 시간표를 늦춘 것이다. 결국 그 선택이 지난 2월 28일의 결과를 초래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북한은 지난 3월 1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공격을 "가장 비열한 주권침해"라고 비난하면서 "패권적이고 불량적인 본성을 보여"줬으며 "어떤 수단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군사 공격으로 이란의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폭사하는 장면을 지켜본 김정은으로서는 더욱 ‘핵무력’에 집착할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핵무기를 쥐고 있는 한 이란처럼 당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느껴진다. 특히 이란 전쟁에서 보듯 중국이나 러시아도 이란을 지켜주지 못한 것을 지켜본 김정은이다. 결국 이란 전쟁의 교훈을 배경으로 김정은은 앞으로 더욱 ‘핵무력 고도화’로 질주할 것이고, 이는 곧 한반도 비핵화의 사실상 종언으로 연결된다.
아울러 전 세계적으로 안보위협에 시달리는 국가들은 북한처럼 ‘핵을 가져야 안전하다’는 인식을 갖게 될 상황이다. 한반도 정세의 불안과 국제비확산체제의 균열을 동시에 걱정해야 하는 이중위기가 몰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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