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지배구조 개편…각자대표 체재 도입
중앙회 인사 영입 위한 사전 포석 의혹…윤 대표와 ‘불편한 동거’ 관측
“IMA 등 사활 건 사업 시점에 모험수"…의사결정 혼선 리스크 부각

NH투자증권이 기존 단독 대표 체제를 깨고 복수대표 체제로의 전환을 추진하며 금융투자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사측은 종합투자계좌(IMA) 등 신사업 확장에 따른 전문성 강화를 명분으로 내세웠으나, 업계는 농협중앙회의 인사 개입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의혹과 함께 의사결정 효율성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사상 최대 사업인 IMA 출범을 앞둔 시점에서 지배구조 변경이 오히려 경영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조만간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가동해 차기 경영 체제 개편안을 공식 논의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 과정에서 복수대표 체제 전환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NH투자증권의 지배구조 최상단인 농협중앙회가 중앙회 측 인사를 대표이사 자리에 앉히기 위해 사전 작업을 한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중앙회 측 인사가 한 자리를 맡고, 한 축에는 윤병운 현 대표의 연임 가능성도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복수 대표 체제 도입 배경에는 IMA 사업 진출이 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IMA 인가를 확보하며 기존 브로커리지 중심 사업 구조에서 자산 운용과 투자금융을 결합한 복합 사업모델로의 확장을 본격화했다. 자본 활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투자은행(IB), 자산관리(WM), 트레이딩, 신사업 부문별 전문성과 리스크 관리 체계를 동시에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사업 영역이 빠르게 확대되는 만큼 분야별 전문성을 높이고 책임경영 체계를 강화하는 방향에서 이뤄진 지배구조 개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의 우려도 만만치 않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복수대표 체제는 역할 구분이 명확하면 시너지가 나지만 경계가 애매해지는 순간 조직 내 보고 라인이 이원화되고 의사결정 속도가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며 “특히 증권업은 시장 대응 속도가 경쟁력인 만큼 내부 조율 비용이 커지는 구조는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과거 일부 증권사들이 각자대표 체제 운영 과정에서 책임 범위 불명확성 등으로 조직 혼선을 겪은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윤병운 대표 체제에서 안정적인 실적 흐름과 IMA라는 대형 사업의 첫 단추를 끼운 시점에서 굳이 경영 체제를 바꾸는 배경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사실상 농협중앙회 측의 인사를 경영에 참여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보이는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며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온 데다, IMA라는 큰 사업 출범을 앞둔 시점에서 이러한 지배구조 개편은 모험수라는 평가도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gaed@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