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저장공간 바닥난 이란, 29년 된 유조선까지 다시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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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해상 봉쇄로 원유 수출 길이 막힌 이란이 퇴역 유조선까지 다시 띄우는 궁여지책에 나섰다.
에너지 분석 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지난 13일 미국의 해상 봉쇄가 시작된 이후 이란의 원유 선적량은 하루 평균 210만 배럴에서 최근 56만7000배럴로 73%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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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해상 봉쇄로 원유 수출 길이 막힌 이란이 퇴역 유조선까지 다시 띄우는 궁여지책에 나섰다. 저장공간이 빠르게 고갈되면서 생산을 유지하기 위한 대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9일(현지 시각) 블룸버그는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1997년 건조된 이란 국적 초대형 유조선(VLCC) ‘나샤(Nasha)’호가 최근 이란 최대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에 정박한 사실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이 선박은 약 2~3년 전 마지막 운항 이후 위치 신호를 끊고 사실상 활동을 중단했던 노후 선박이다. 해운 분석 업체 보텍사(Vortexa)와 비영리단체 ‘핵이란반대연합(UANI)’은 나샤호가 최근 다시 가동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그동안 실제 운항 여부나 위치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 이란의 상황은 진퇴양난이다. 미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과 오만만 일대를 통제하면서 이란산 원유를 실은 유조선들은 움직이지 못한 채 해상에 묶여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오만만 인근 이란 항구 앞 바다에는 유조선 20여 척이 집결해 있다. 봉쇄 이전보다 약 4배 늘어난 규모다. 하르그섬 동쪽 해상에도 초대형 유조선 13척이 정박한 모습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원유 선적은 급감했다. 에너지 분석 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지난 13일 미국의 해상 봉쇄가 시작된 이후 이란의 원유 선적량은 하루 평균 210만 배럴에서 최근 56만7000배럴로 73% 줄었다.
문제는 이제 내부에 있다. 원유는 계속 생산되지만 수출길이 막히면서 저장 공간이 빠르게 차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되지 못한 원유가 국내 재고로 쌓이면서 이란의 육상 재고는 봉쇄 열흘 만에 4600만 배럴을 넘어섰다. 케이플러는 “현재 속도라면 이란의 저장 여력은 길어야 3주 남짓”이라고 경고했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이란 국영석유회사는 아바즈와 아살루예 등 남부 석유 허브의 폐쇄된 저장 탱크를 다시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란은 유조선을 ‘떠 있는 저장고’로 활용하는 방식도 이미 동원했지만, 이마저도 부족해지면서 퇴역 선박 재활용이라는 선택지까지 꺼내 든 것이다.
이란이 이처럼 저장 공간 확보에 집착하는 이유는 유전 가동 중단에 따른 피해가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이란 유전의 약 절반은 압력이 낮은 노후 유전으로, 한 번 가동을 멈추면 지질 구조가 손상돼 이전 수준의 생산 능력을 회복하기 어렵다. 에너지 컨설팅 업체 리스타드 에너지는 생산 중단이 장기화할 경우 영구적인 생산 능력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런 조치가 ‘시간 벌기’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보텍사의 자비에르 탕 분석가는 “노후 선박 재가동은 단기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미국 봉쇄라는 근본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며 “결국 이란이 언제 원유 생산을 줄이느냐가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봉쇄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소셜미디어(SNS)에서 “이란은 비핵화 합의를 체결할 줄 모른다”며 “더 이상 봐주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미 해군은 이란산 원유를 실은 유조선의 이동을 차단하며 압박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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