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스토리]큐로셀 10년 집념, '국산 1호 CAR-T' 활짝

장종원 2026. 4. 30.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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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1년 4개월 심사 '림카토' 허가
해외기술 모방 없이 독자 플랫폼 도전
벤처·투자자·병원·규제당국 협력 '결실'
김건수 큐로셀 대표이사/그래픽=비즈워치

국내 바이오 산업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졌습니다.

지난달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항암세포 치료제 개발 전문 큐로셀이 독자 개발한 CAR-T 치료제(환자 혈액에서 면역세포를 추출해 암세포에 반응하는 수용체 DNA를 주입하고 증식시켜 다시 몸속에 넣어주는 방식)인 '림카토주(성분명 안발캅타젠오토류셀)'를 최종 허가했습니다. 

큐로셀은 2016년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회사입니다. 약 10년 동안 연구개발에 쏟아부은 노력이 '국산 1호 CAR-T'라는 결실을 맺은 것입니다.

세 창업자와 초기 투자, 도전의 출발점 되다

큐로셀은 LG생명과학, 차바이오텍 등을 거치며 신약 개발 전략을 쌓아온 김건수 대표와 T세포 전문가 카이스트 김찬혁 교수, 항체 전문가 이화여대 심현보 교수가 의기 투합해 만든 회사입니다. 

회사 설립 초기에 세계 최초의 CAR-T 치료제 '킴리아(2017년 FDA 승인)'가 등장했습니다. 이에 김 대표를 비롯한 창업 멤버들은 국산 CAR-T 개발을 위한 도전에 나섰습니다. 당시만 해도 CAR-T는 국내에서 생소한 영역이었지만 인터베스트와 미래에셋캐피탈은 이들의 가능성을 믿고 2017년 시리즈A 단계에서 20억원의 초기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큐로셀 투자를 결정했던 인터베스트 임정희 부사장은 “김찬혁 교수와 심현보 교수의 기술력, 그리고 김건수 대표의 개발 역량이 결합하면 국내 CAR-T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큐로셀은 단순히 해외 기술을 따라가는 데 그치지 않고, 독자적인 'OVIS' 플랫폼을 개발해 국산 1호 CAR-T 치료제 개발에 도전했습니다. 

GMP부터 임상 운영까지, '국내 첫 길'을 만들다

림카토주 허가까지 큐로셀이 걸어온 길은 그야말로 '개척자'의 고난과 열정이 뒤섞인 10년이었습니다. 생산부터 임상, 허가 모든 단계가 '국내 최초'이다보니 수많은 난관을 큐로셀이 직접 부딪혀 해결해야 했습니다. 

초기 문제는 생산 인프라였습니다. 환자의 세포를 추출해 유전자를 조작하고 다시 주입하는 고난도의 공정을 소화할 시설이 국내엔 없었습니다. 큐로셀은 삼성서울병원과 긴밀히 협력하며 병원 내에 임상용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시설을 직접 구축하는 정공법을 택했습니다.

임상도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CAR-T 치료제는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RS)이라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있어 투약 후 환자 관리 프로토콜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큐로셀은 삼성서울병원 의료진과의 협력을 통해 최초로 관리 프로세스를 만들어 냈습니다. 삼성서울병원의 풍부한 혈액암 임상 경험은 큐로셀이 국내 환경에 최적화된 투여 프로세스를 정립하는 밑거름이 됐습니다.

국내 벤처캐피탈은 든든한 우군이었습니다. 큐로셀은 상장 전까지 시리즈A부터 프리IPO까지 거치며 총 1000억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는데 벤처캐피탈들은 국산 CAR-T의 가능성을 믿고 큐로셀에 베팅했습니다. 큐로셀은 2023년 11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며 연구개발 및 시설 투자를 위한 안정적인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1년 4개월 심사 끝 품목허가…CMC 검증 넘어

큐로셀은 재발성·불응성 거대B세포림프종(LBCL) 임상 2상에서 객관적 반응률(ORR) 75.3%, 완전관해율(CR) 67.1%를 기록했습니다. 투여 환자 3명 중 2명 꼴로 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지는 뛰어난 효능을 입증했습니다.

그러나 식약처의 허가 심사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2024년 12월 품목허가를 신청한 이후 최종 승인까지는 무려 1년 4개월이 걸렸습니다. 국산 1호 CAR-T 치료제인 만큼 공정 개발 및 관리(CMC)를 포함한 품질 검증 단계에서 규제기관의 눈높이는 매우 높았습니다.

큐로셀과 식약처는 국내 첫 CAR-T 허가라는 책임감 아래 수많은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안전성을 입증해 나갔습니다. 결국 바이오벤처의 도전, 투자자의 인내, 병원의 임상 역량, 그리고 규제기관의 꼼꼼한 가이드라인이 하나로 맞물려 마침내 림카토주의 탄생을 이끌어냈습니다.

국산 CAR-T의 첫 상업화, 새로운 도전의 시작

림카토주의 성공은 큐로셀 한 기업의 경사를 넘어 국내 바이오 생태계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을 보입니다. 이미 앱클론, 티카로스 등 차별화된 기술력을 가진 후발주자들이 임상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큐로셀이 닦아놓은 허가 경로와 인프라는 이들에게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입니다.

큐로셀의 국산 1호 CAR-T 치료제 허가는 끝이 아닌 시작입니다. 국내 시장에서의 매출 확보는 물론, 글로벌 빅파마들이 장악하고 있는 해외 시장 진출, 차세대 치료제 개발 등 험난한 도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신약개발 벤처의 숙명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10년간의 인고의 시간을 버티고 이겨낸 큐로셀이기에 새로운 도전 역시 기대됩니다. 큐로셀의 도전과 성공의 경험이 아직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한 국내 바이오 산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변곡점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김건수 큐로셀 대표는 "림카토 허가는 우리나라 신약 개발 역사에 남을 커다란 이정표"라며 "CAR-T 기술의 불모지였던 국내에서 연구를 시작해 첫 신약 허가라는 결실을 보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동안 축적한 역량과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CAR-T 기술의 글로벌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장종원 (jjw@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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