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키움' 2차 드래프트 이적…보란듯이 5년 만에 승리+홀드 "저 잘하고 있습니다"

[스포티비뉴스=사직, 박승환 기자] "저 잘하고 있습니다"
키움 히어로즈 박진형은 지난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4차전 원정 맞대결에서 1이닝 무실점으로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사직구장은 박진형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장소다. 지금은 키움의 유니폼을 입고 있지만, 박진형은 불과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롯데 자이언츠 소속이었다. 2013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3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은 뒤 셋업맨으로 필승조의 역할을 맡아왔고, 사회복무요원으로서도 '사직역'에서 근무했었다.
하지만 군 복무를 마친 뒤 롯데로 돌아온 뒤 이렇다 할 성과를 남기지 못했고, 지난해 열린 2차 드래프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키움으로 이적하게 됐다. 그럼에도 박진형은 사직구장과 연은 계속됐다. 갑작스럽게 팀을 옮기게 되면서 운동할 곳이 마땅치 않았던 박진형은 지난해 사직구장에서 훈련을 했었다.
대만 가오슝 스프링캠프에서 만났던 박진형은 "그동안 부산에서 훈련을 조금 많이 했다. 사직에서도 운동을 하게 배려를 해주셔서, 가볍게 몸을 풀고 캐치볼만 한 뒤에 항상 도망 나왔다. 다들 '키움 선수가 왜 왔냐?'라고 하더라. 그래도 잘 받아줘서 웃으면서 함께 운동을 했다"는 스토리를 공개 한 바 있다.

그리고 박진형이 팀을 옮긴 후 처음으로 사직구장을 방문했다. 물론 시범경기 때 사직구장을 찾았던 적이 있지만, 정규시즌이 시작된 후에는 처음이었다. 롯데 소속이었던 지난해 9월 10일 한화 이글스전 이후 231일 만에 사직구장 마운드에 오른 박진형은 모자를 벗고 롯데 팬들을 향해 인사를 건넸다.
이에 1루 관중석을 가득 메운 팬들은 이제는 적이 됐지만, 뜨거운 박수와 환호로 박진형을 반갑게 맞아줬다. 그리고 박진형은 홈 같은 원정 사직구장의 마운드에서 선두타자 전민재를 유격수 땅볼로 요리한 뒤 이호준을 좌익수 뜬공, 장두성을 1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키움 유니폼을 입고 사직 구장의 마운드에 선 느낌은 어땠을까. 29일 경기에 앞서 만난 박진형은 '모자를 벗고 인사를 하더라'는 말에 "시범경기 때 한 번 했었는데, 지금은 또 다르지 않나. 그래서 원래 롯데가 원정을 왔을 때 하려고 했는데, 그러면 총 세 번을 해야 됐다"며 "8회에 응원가를 부르려고 하더라. 그래서 빨리 해야겠다는 생각에 인사를 하고, 경기에 들어갔다"고 웃었다.
이어 박진형은 롯데 팬들이 보내준 박수와 환호에 대해 "시범경기 때도 감사한 마음을 담아서 '키움에서도 잘하고 있다'는 마음으로 인사를 드렸는데, 한 번 더 인사를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가오슝에서 만났던 박진형은 친정을 향한 장난 섞인 선전포고를 하기도 했는데, 올해 박진형은 29일 경기 전을 기준으로 롯데를 상대로 3경기에 등판해 1홀드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는 "어떻게든 세 경기 무실점을 했다. 어제(28일) 역전을 했으면 1승도 할 수 있었는데, 그게 좀 아쉽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런데 박진형의 바람이 이루어졌다. 박진형은 29일 경기에도 마운드에 올랐고,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2021년 4월 21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 이후 무려 1834일 만에 승리 투수가 되는 기쁨을 맛봤다. 그것도 '친정' 롯데를 상대로. 5년 만이었다.
박진형은 "5년 만인데 아무렇지 않다. 팀이 이겨서 좋다. 내가 맞았으면 조금 많이 슬펐을 것 같은데, 롯데를 상대로 이겨서 더 뜻깊다. 자신도 있었고 결과도 나오니 기분도 좋다. 그리고 내가 무너지면 팀 분위기가 더 다운될 수 있었는데, 승리해서 더 좋은 것 같다"며 "3연투를 해야 되는데, 오늘 너무 많이 던져서 3연투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다음에 3연투를 꼭하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박진형은 "마지막 위기에서 (한)태양이를 삼진 잡은 것이 가장 짜릿했다. 원래 직구 사인이 났는데, 견제를 하고 포크볼로 바꿔 던졌다. 마지막이라 생각했는데, 잘 떨어졌다. 내일 롯데 라커룸을 놀러가면 맞을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며 "좋은 기록 쌓아 나가면서, 롯데 팬분들께 '저 잘하고 있습니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히어로즈 팬분들께도 이적해서 더 열심히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잘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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