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 구포시장, 선거 '핫플'로 떠올라

김희국 기자 2026. 4. 3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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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구포시장에서 하정우(왼쪽) 전 청와대 AI 미래기획수석비서관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만나 악수하고 있다. 강지원 기자


구포시장은 부산 북구 구포시장1길 17에 있는 전통시장입니다. 낙동강 옆에 위치해 조선시대부터 물류의 중심지로 사람과 물자가 모여 시장이 형성됐습니다. 4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구포시장은 한때 구포가축시장으로 동물 학대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습니다. 이젠 옛날 일입니다. 현재 구포시장은 서부산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으로 유명합니다.

갑자기 웬 구포시장이냐구요? 촉이 좋은 독자들은 벌써 눈치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근 구포시장이 연일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습니다. 부산 또는 부산경남울산을 벗어나 전국적인 관심의 대상으로 등장했습니다.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오는 6월 3일 치르는 6·3지방선거와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때문입니다.

지금부터 시간상으로 굵직한 뉴스를 따라가 보겠습니다.

먼저 지난 3월 7일입니다.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한동훈 전 대표가 구포시장을 찾았습니다. 한 전 대표는 1시간 반가량 시장을 돌며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해산물, 채소, 과일 등을 구입한 뒤 점심으로 돼지국밥을 먹었습니다. 한 전 대표 지지자뿐만 아니라 반대하는 사람들까지 모여 구포시장은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당시 한 전 대표가 구포시장을 찾은 이유는 누구나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부산시장 출마가 유력했던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의 지역구인 북구갑의 상징이 구포시장이었습니다. 한 전 대표는 전 의원이 부산시장 선거에 나가면 북구갑 보궐선거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구포시장의 뜨거운 열기를 직접 경험한 한 전 대표는 지난 14일 북구 만덕동에 전입신고를 하고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했습니다. 그는 전입신고를 마친 뒤 “오래오래 부산, 북구, 만덕 시민과 함께 행복하게 살겠다”고 말했습니다.

다음으로 구포시장에 나타난 인물은 민주당 부산시장 선거에 뛰어든 ‘터줏대감’ 전재수 의원입니다. 그는 지난 27일 구포시장을 찾아 “20년 전 아무것도 모르는 젊은이 하나가 서른다섯에 북구청장 되겠다고 구포시장을 힘든지도 모르고 겁도 없이 뛰어다녔다”며 “그렇게 북구청장 선거 한번, 국회의원 선거 두 번 등 내리 세 번 떨어졌지만, 북구 주민 여러분이 끝까지 제 손을 잡아주시고, 저를 품어 키워주셨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전 의원, 이젠 전 후보라고 불러도 되겠죠. 전 후보는 북구갑에서 민주당 간판으로 3선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29일 구포시장은 또다시 전국 뉴스의 중심에 섰습니다. 등장인물은 하정우 전 청와대 AI 미래기획수석비서관입니다. 그는 페이스북에 “부산 북구 시민이 되어 (북갑 지역구인) 구포 1∼3동, 덕천 1∼3동 만덕 2∼3동 가족들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려 한다”며 “마흔아홉 나이에, 고향에 돌아가 새로운 부산과 북구의 시대를 위해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떨린다. 그것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썼습니다. 하 전 수석은 민주당 소속으로 보궐선거에 나섭니다.

한 달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티키타카’를 통해 하 전 수석은 단숨에 전국적인 인지도를 지닌 중량급 인사로 부상했습니다. 이를 두고 처음부터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하 전 수석을 띄우기 위해 짜인 각본대로 연기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확인된 것은 아니니 추측입니다. 오해는 마시길.

하 전 수석이 처음으로 지역 주민과 만난 곳이 구포시장입니다. 당연히 하 전 수석의 일거수일투족은 언론을 통해 전국으로 퍼졌습니다. 참, 이날 하 전 수석과 한 전 대표는 구포시장에서 만났습니다.

이 정도면 구포시장은 ‘전국 클래스’ 전통시장으로 떠올랐다고 해도 과장은 아닐 겁니다.

지역마다 상징적인 전통시장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대구 서문시장입니다. 보수 진영 인사들이 가장 먼저, 가장 많이 찾는 곳이 서문시장입니다. 서문시장을 누비면서 상인들 손을 잡고, 상인들이 건네주는 간식을 먹고, 물건을 사는 모습은 너무나 익숙한 광경입니다.

이제 구포시장도 그 반열에 올랐습니다. 한 전 대표가 상인들의 손을 잡았고, 전 후보는 상인들이 건네주는 간식을 먹었습니다. 여기에 하 전 수석까지 가세했습니다.

구포시장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한 가지가 우려됩니다. 이번 선거는 부산시장과 구·군 단체장을 뽑는 매우 중요한 선택의 시간입니다. 그런데 구포시장과 북구갑 보궐선거에만 관심이 쏠릴까 걱정됩니다. 부디 기우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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